기온이 30도를 오르락내리락하는 완연한 여름이다. 이에 따라 식중독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식중독 발생 건수가 5.3% 증가하고, 식중독 환자 수는 6.2% 늘어난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중독은 여름철(6~8월)에 전체 식중독 환자가 72%가 집중됐다. 발생 장소는 학교, 기업체 등 집단 급식소, 음식점 순이었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요 균으로는 ①살모넬라균 ②포도상구균 ③비브리오균 ④콜라레균 ⑤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균 ⑥웰치균(clostridium perfringens) ⑦장출혈성 대장균 등이 꼽힌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많은 원인 균의 하나가 살모넬라균이다. 달걀을 잘못 먹어 살모넬라균에 감염돼 급성 위장관염을 겪는 사람이 적지 않다.
◇달걀에서 발생한 살모넬라 식중독 늘어
최근 식중독은 달걀 지단에 생긴 살모넬라균으로 인한 사고 비율이 다른 식품보다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5~2019년 살모넬라 식중독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주원인 식품으로는 달걀 등 난류와 그 가공 식품(케이크, 달걀 지단 등)이 65%로 가장 많았다. 또 2017~2021년 발생한 살모넬라균 식중독 환자의 77%는 달걀로 만든 식품을 섭취해서다.
살모넬라균 식중독은 주로 복통, 설사,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을 일으키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오염된 달걀·소고기·가금육·우유가 주원인으로, 특히 달걀에 의한 오염이 많다. 이는 식당이나 식품업체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달걀을 자주 조리하는 일반 가정에서도 오염될 수 있다는 것을 뜻이다.
달걀은 한국인이 많이 사용하는 식재료이지만 올바른 사용법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식품이기도 하다. 흔히 가정에서는 냉장고에서 꺼낸 달걀을 그대로 깨뜨리고, 껍질을 버린 손으로 다른 음식을 조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위험한 조리법이다.
가장 주의할 것은 달걀 ‘껍질’이다. 살모넬라균은 닭의 분변으로 오염된 달걀 껍질에서 흔히 검출된다. 이 때문에 달걀은 사용하기 전에 흐르는 물에 한 번 씻는 게 좋다. 껍질에 묻은 균은 달걀이 깨뜨려지면서 내용물과 함께 들어갈 수 있다.
냉장고에 보관할 때는 씻지 않은 상태로 보관한다. 물론 달걀을 만진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손을 씻지 않으면 다른 식재료나 도마, 칼, 행주 등을 교차 오염시킬 수 있다. 살모넬라균은 열에 매우 약하므로 달걀은 중심 온도가 75도에서 1분 이상이 되도록 가열하는 것이 안전하다.
식약처는 살모넬라 식중독 예방을 위해 ▷파손되지 않은 달걀 구입 ▷달걀을 만진 후에는 흐르는 물에 손 세정제를 이용해 30초 이상 손 씻기 ▷조리 시 충분히 가열해 섭취 등을 당부했다.
◇설사한다고 무조건 지사제 먹지 말아야
여름철 장 건강을 지키려면 ‘6가지 생활 수칙’을 지켜야 한다. ①음식은 1분 이상 가열한 뒤 먹는다. 조리할 때 손만 잘 씻어도 식중독의 70%를 예방할 수 있다. 조리 전에 반드시 비누나 세정제로 20초 이상 손을 씻는다. 손에 상처가 났다면 요리하지 말아야 한다.
②설사한다고 무조건 지사제를 먹거나 굶으면 안 된다. 설사를 무조건 멈추게 하는 것을 최고로 여겨 지사제를 먹기 마련이다. 계속되는 설사가 문제이지만, 설사는 몸속에 들어온 독소를 배출하는 회복 과정이므로 의사나 약사와 상담해 먹는 게 좋다. 설사할 때 무조건 굶기보다 탈수를 막기 위해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면 좋다.
③기름진 음식보다 섬유질이 풍부한 통곡류, 신선한 채소를 먹는다. 현미ㆍ통밀ㆍ보리같이 정제되지 않은 곡류, 다시마ㆍ미역 같은 해조류, 신선한 채소ㆍ과일을 자주 먹어야 한다. 평소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나 염증성 장 질환이 있다면 찬 음료나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이 장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④가벼운 운동과 함께 탈수를 막으려면 물을 적당히 마셔야 한다. 덥다고 움직이지 않으면 장 운동이 제대로 안 돼 변비가 생길 수 있다. 아침저녁으로 산책하거나 스트레칭하면 좋다. 여름에는 탈수되기 쉽고, 변비도 심해질 수 있으므로 운동 전후 물ㆍ이온 음료 등으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면 좋다.
⑤규칙적으로 배변하는 습관을 갖는다. 배변은 하루 세 번, 사흘에 한 번이라도 큰 어려움 없이 하면 된다. 하루 이틀 대변을 보지 못했다고 초조해하거나 변의(便意)도 없는데 너무 힘주지 말아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