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행복한 아침] 아직도 서툴기만 한 어른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5-19 08:01:13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정자(시인·수필가)  

 늘 생각은 하고 있지만 감사와 사랑의 말을 전하지 못하고, 특별한 날에나 툭 던지고 마는 무심한 엄마였다. 자식들의 깊은 마음과 정성을 헤아리기에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나이를 먹은 후에야 조금이나마 깨달아 가는 거북이 엄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부모가 되는 길이었다, 아무리 부어도 채워지지 않는 미완의 길을 무턱대고 걷기 시작해버려서 신비롭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애닯기도 하고……. 무어라 정리해서 자식들이 왜 감사한지 전달이 힘들지만 늘 감사할 뿐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어머니께서 보여주신 길을 따라가지 못하는 서툴기만 엄마다.

자식이 건네준 긴 세월의 정성을 다 기억 하진 못하지만 딸 넷의 이름을 부를 때 느낄 수 있는 풍성함을 마음에 새기며 남은 날을 걸어가려 한다. 머리에 서리가 내렸는데도 딸들로부터 배울게 많다. 자식에게 물려줄 것이나 덕담도 바닥나고 할머니 자리도 무색하다.

나이 들어가면 어른이 될 줄 알았는데 손주들이 할머니 키를 풀쩍 넘어서면서, 막내 손자 두돌잡이 ‘귀요미’를 제외하곤 할머니 키가 제일 작다. 키도 어른스러움도 지혜도 제일 작은 사람이다. 하긴 내 아이들이 커가면서도 서툴기는 여전했고 아이들이 지닌 온유한 삶의 지혜를 터득해 가면서 엄마라는 부름에 걸맞는 모양새로 다듬어져 가기를 얼마나 염원했는지 모른다. 손주들이 우뚝우뚝 노구를 지켜주는 든든한 기둥으로 성인이 되어 가고 있는 데도 여전히 나는 어른이라는 생각을 가지기엔 거북스럽고 송구한 마음이 되곤 한다.

딸네들 눈엔 서툰 엄마로 보이겠지만 사위들 눈엔 부모란 이유만으로 완벽한 어른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혹여 서툰 모습이 드러나진 않으려나 노심초사다. 나이만 먹어버린 어른이라 자손들 마음을 헤아리기에는 서툴기만 했고 나이든 겉모습만 어른이었다.

손주들의 번쩍이는 지혜와 슬기로움을 배우며 비로소 어른이란 자리가 어떠해야 하는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다니. 하이스쿨, 대학, 대학원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직장인으로 어른 티를 물씬 풍기며 어른스러움을 다져가고 있는 손주들에게서 배울게 참으로 많다.

엄마가 되기 전에 미리 알아 두었어야 할 일이었지만 아이도 서툴고 엄마도 서툴고 아빠 또한 서툰 것 투성이라 육아와 양육 과정을 감당해 오는 동안 자기 합리화에서 아이가 잠드는 시간이면 반성의 쳇바퀴를 돌아가면서 현명한 엄마로, 책임감 있는 엄마로 거듭나려는 근근 용신을 하고 있었다. 거기에다 언감생심 나이들어가더라도 순수했던 유년의 정서를 간직하며 유년시절 모습을 잃지 않도록 마음을 다질 여유가 있어야 할 것이라 생각해 왔었다.

손주들이 자라면서 어른이란 고지를 바라보며 달리는 동안, 낭패, 실망도 겪을 것이다. 맑고 명랑하고 그늘진 데 없이 발랄했던 마음들을 잠시 잠깐 잃어버리기도 할 것이고 인생 노정에서 호젓한 길로 접어들 때도 있을 터이다. 오솔길로 접어들 때도 지름길로 접어들 때도 방황없이 분명한 향방을 찾으며 중심을 굳건히 붙들기를 잊지 않고 기도 드리고 있다. 될성부른 나무로 떡잎부터 알아 보았기 때문일 게다.

관심있는 분야에 즐겁게 심취할 수 있는 전공을 택해가는 과정에서 부모와의 유착 관계가 얼마나 바람직하며 빈틈없는 밀접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조용한 감동이 밀려들 때가 많다. 아이들 장래는 밝고 환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게 되었기에, 당당하게 어디서도 오로지 유일한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 젊은이들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때로는 허둥지둥 삶의 미로에서 좌충우돌할 지경일 때 말없이 손을 잡아주는 단 한사람의 우군이 옆에 있다면 그 삶은 괜찮은 삶으로 이어질 것이라서 그러한 사람을 곁에 둘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누군가의 곁에 있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살자고, 좋은 것으로 심는 일에 게으르지 말자고 일러주는 할미 이야기가 귀에 담기 불편할 수도 있을 터인데 눈을 반짝이며 들어주는 우리 손주들이 얼마나 귀하고 사랑스러운지. 긍정적인 태도로 예비어른이 되어가는 손주들을 볼 때 배우는 것이 갈수록 많아진다.

인간적 성장을 경쟁주의 사회에 적합한 인물이 되어야 하는 것으로 틀이 만들어진 세상을 동분서주하며 살아온 내 젊은 날들은 저항하는 것이 옳은 세상을 추구하는 것으로 살아 왔기에 우리가 살아온 세대는 계속 아플 수 밖에 없었다.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세상은 덜 아프고 행복한 세상으로 만들어 가기를 다소곳이 갈구하며 바라고 간구하고 있다. 여태껏 서투름에 머물고 있는 노구는 남은 날 동안에도 딸네들과 사위, 손자 손녀로부터 배우고 익혀가며 새로운 세상,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구지심을 지켜내려 한다. 

옛 시간을 반추할 때마다 행복하고 다사로운 시간이 되길 소원드린다. 가족 간 작은 갈등 조차도 행복했던 추억의 부분으로 남길 수 있는 지혜로운 후손들이 되기를 바램 해보면서 실오라기 같은 욕심 조차도 버려야지 싶다. 아직도 서툴기만 하고 나이만 들어버린 어른인데. 조금은 철든 어른의 면모로 다듬어 가자고 작심해본다. 많이 늦긴 했지만.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이제는‘서류’보다 ‘기록’이 먼저 심사된다

케빈 김 법무사 2026년 현재 미국 이민 심사 흐름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 중 하나는 바로 ‘디지털 기록 확인’이다. 과거에는 신청서와 재정 서류, 인터뷰 답변이 핵심이었다면

[박영권의 CPA코너] 해외 의료비와 미국 세법: 한국 병원 진료비도 공제 가능할까?
[박영권의 CPA코너] 해외 의료비와 미국 세법: 한국 병원 진료비도 공제 가능할까?

박영권 공인회계사 CPA, MBA 최근 많은 한인들이 한국을 방문하여 종합건강검진, 치과 임플란트, 안과 수술 등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또한 해외여행 중 갑작스러운

[행복한 아침] 언제 부터 인가

김 정자(시인 수필가)   언제 부터 인가 기다림과 그리움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 들었지만 밀어 내려고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품지도 않으며 그런가 보다 하면서 못본체 하기도 하고

애틀랜타 IRS 사무실, 쥐 때문에 재택근무 시행
애틀랜타 IRS 사무실, 쥐 때문에 재택근무 시행

사무실에 쥐, 바퀴벌레 창궐 애틀랜타 챔블리(Chamblee) 소재 국세청(IRS) 사무실에서 수주간 이어진 쥐와 바퀴벌레 창궐 사태로 인해 결국 직원들의 재택근무가 허용됐다.IR

월드컵 행사장 인근 불법 드론 3대 압수
월드컵 행사장 인근 불법 드론 3대 압수

비행제한 위반 시 10만 달러 벌금  애틀랜타 연방 당국이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서 열리는 FIFA 월드컵 관련 행사 주변의 임시 비행 제한 구역을 위반한 드론 3대를 압수했다고

애틀랜타 벨트라인 17마일 하나로 연결
애틀랜타 벨트라인 17마일 하나로 연결

12일 사우스사이드 트레일 개통 12일 애틀랜타 벨트라인(Beltline)의 새로운 구간이 개통되면서 사상 처음으로 약 17마일에 달하는 연속적인 산책로가 완성된다.관계자들은 사우

17일 귀넷 시니어 위한 '제너레이션 엑스포' 열려
17일 귀넷 시니어 위한 '제너레이션 엑스포' 열려

17일 10시-오후 2시 페어그라운드 6월은 아버지의 날과 준틴스 기념일로 분주한 달이지만, 귀넷 카운티 시니어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귀넷 데일리 포스트(Gw

동남부, 장애인 애틀랜타선수단 해단식 열려
동남부, 장애인 애틀랜타선수단 해단식 열려

우승과 준우승 선수단 격려하고 축하 제44회 동남부한인체육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애틀랜타선수단 해단식 및 축하의 밤 행사가 11일 오후 6시 30분 둘루스 콜로세움에서 열렸다.

‘대~~한민국!’ 동포사회 월드컵 응원으로 하나돼
‘대~~한민국!’ 동포사회 월드컵 응원으로 하나돼

한국 체코에 2-1 짜릿한 역전승18일 멕시코전 응원도 콜로세움 애틀랜타 한인동포 사회가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공동 응원전을 펼치며 대한민국 대표팀의 승리를 간절히 응원했다. 덕

월드컵 행사 참여 꺼리는 ATL 이민 커뮤니티
월드컵 행사 참여 꺼리는 ATL 이민 커뮤니티

ICE 이민단속 우려감 확산  축구 축제 대신 집에 머물기일부선 대회 뒤 단속 걱정도  FIFA 월드컵이 개막되면서 대회 개최지 중 한 곳인 애틀랜타도 열기가 달아 오르는 가운데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