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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램펠 칼럼] 메디케이드와 취업의무 조항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5-11 13:07:40

캐서린 램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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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램펠(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전반적 지출삭감을 골자로 한 공화당의 부채한도 법안 가운데 적어도 한 가지 조항은 광범위한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메디케이드에 수혜자 취업의무 요건을 추가하자는 제안이다. 이제까지 실시된 서베이에서 민주당 유권자의 상당수가 이 조항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 조항은 더 많은 문제를 만들어내는 해법이다. 메디케이드는 의료서비스 취약 계층을 돕기 위한 사회복지정책이다. 따라서 취업 의무를 자격요건에 포함시키면 메디케이드의 본래 취지가 훼손되면서 숱한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취업을 기피하는 게으름뱅이로 메디케어가 포화상태에 도달했다는 인식은 사실과 다르다. 카이저 패밀리 파운데이션에 따르면 은퇴연령 이전의 성인 수혜자 가운데 60%가 이미 일을 하고 있다. 그 나머지는 장애나 중증 질환을 갖고 있거나 학교에 적을 둔 재학생, 혹은 집안의 중환자를 돌보아야 하는 가족 간병인이다. 공화당 하원법안도 이들에게는 취업 의무조항을 적용하지 않는다.       

대다수의 메디케이드 수령자들이 이미 취업상태에 있다거나 근로 의무조건 면제대상에 해당한다면 이를 입증할 증빙자료 제출요구가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노동시장에 복귀하는 실직자도 더러 나올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합리적인 조치인 듯싶지만 실제로는 카프카의 소설에나 등장할 법한 악몽이 될 수 있다.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아칸소에서 실시된 유사한 실험의 참담한 결과를 알고 있다.  

아칸소의 실험은 1년도 안 돼 연방판사의 결정으로 중단됐지만 그때는 이미 1만 8,000여 명에 달하는 저소득 주민이 주 정부가 관리하는 메디케이드 대상자 리스트에서 떨어져 나간 뒤였다. 이들이 탈락한 주된 이유는 월 80시간 근로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해서가 아니라 ‘커뮤니티 참여’라든지 해당 규정의 적용 면제 대상에 해당한다는 증거를 제대로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입증자료를 작성하고 제출하는 과정이 너무 까다롭고 번거롭다는 뜻이다. 필자가 인터뷰한 사람들 가운데 최소한 한 명은 신고를 제대로 하지 못해 직장에서 해고를 당했다.   

가금류 가공공장의 정직원인 아드리안 매고니갈은 자신의 근무시간을 주 정부가 관리하는 메디케이드 웹사이트에 입력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느닷없이 메디케이드 수령자 명부에서 제외됐고, 이로 인해 중증 COPD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약을 처방받지 못했다. COPD는 호흡이 어려워지는 만성폐질환이다. 결국 매고니갈은 응급실을 드나들게 됐고, 급기야는 해고됐다. 다시 말해 매고니갈 같은 사람에게 정부가 제공하는 저소득자 의료보험은 근로 의욕을 억제하는 게 아니라 지원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아칸소 프로그램을 분석한 헬스 어페어즈는 이로 인해 고용수준 상승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험을 잃은 사람들은 장기적인 후유증에 노출됐다. 이들 가운데 50%는 의료비 지출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고, 56%는 경비 문제로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했으며, 64%는 장기간 치료약을 구입하지 못했다.    

아칸소의 경험을 어느 정도까지 일반화할 수 있을까? 아칸소 프로그램은 졸속하게 집행된 게 사실이다. 아칸소주의 메디케이드 가입자는 ‘예정된 정비’를 위해 매일 밤 9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먹통이 되는 웹 포탈을 이용해야 한다. 사이트는 스마트폰에서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매고니갈을 포함한 아칸소의 많은 저소득 주민들은 인터넷에 접속할 방법이 달리 없다. 

이론적으로 의회는 ‘유자격’ 메디케이드 가입자에게 해가 되지 않는 법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러려면 더욱 크고 활기찬 관료조직이 필요하다. 이처럼 활력이 넘치는 관료조직을 유지하려면 ‘자격 없는’ 게으름뱅이 몇 명을 메디케이드 명부에서 털어내는 것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보다 많은 사람들의 취업해 소득 증가를 이루도록 지원하는 것은 가치 있는 목표다. 그러나 이런 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낼 것이라는 증거는 거의 없다. 아칸소의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의회예산국(CBO)은 공화당 하원법안에 포함된 버전 역시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CBO는 공화당 법안에 포함된 메디케이드 개정조항이 “근로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사람들의 고용상태, 혹은 고용시간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반면 공화당의 의료정책은 전국적으로 150만 명을 메디케어 적용대상에서 밀어낼 것이고 주 정부는 이들에게 제공되는 연방정부 의료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될 것으로 CBO는 추산했다. 이렇게 되면 해당 주 정부는 이들을 의료서비스 지원 대상에서 탈락시켜야 할지 아니면 다른 대체수단을 찾아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물론 우리는 더 많은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고, 교육과 훈련, 취업 장려를 위한 정부의 특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일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것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캐서린 램펠 칼럼] 메디케이드와 취업의무 조항
캐서린 램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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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램펠은 주로 공공정책, 이민과 정치적인 이슈를 다루는 워싱턴포스트지의 오피니언 칼럼니스트이다. 자료에 기반한 저널리즘을 강조하는 램펠은 프린스턴대학을 졸업한 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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