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최강자’ MS, AI비서 시장 참전
#중요한 외부 일정 때문에 팀 화상회의에서 빠졌던 직장인 A씨. 마이크로소프트(MS) 대화프로그램‘팀즈’를 켠 뒤 대화창에“오늘 회의 내용 요약해 줘”라고 입력한 다. 인공지능(AI)은 명령을 듣자마자 회의 핵심 내용은 물론 누가 어떤 말 을 했는지도 자세히 전달해 줬다. 한국 MS는 10일 서울 종로구 회사 건물에서 간담회를 열고 AI 비서‘MS 365 코 파일럿’을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소비자의 일처리 실무를 돕는데, 3월 첫선을 보인 뒤 한국에서 관련 설명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국내 기업은 물론 가정에서도 MS 업무 프로그램을 많이 쓰기 때문에 한국을 주요 시장 중 한 곳으로 보고 있다.
프로그램을 구매하면 전 세계 직장인들의 필수품으로 여겨지는 엑셀, 워드, 파워포인트, 아웃룩, 팀즈에서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MS365 코파일럿을 적용해 워드를 이용하면 AI가 글을 작성해 주거나 편집, 요약, 창작까지 할수 있다. 진땀 나는 발표 시간보다 PPT를 만드는 데 더 애를 먹었던 직장인들은 간단한 명령어를 입력해 보기 좋은 디자인의 파일을 얻을 수 있다. 복잡한 엑셀 수식어 때문에 애를 먹었던 사람들도 명령어 몇 개만 넣으면 전문가 수준의 데이터 계산과 시각화도 할 수 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MS는 화이트보드(메모), 원노트(필기), 루프(문서작업)에서도 AI 비서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AI 비서 프로그램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는 사무 프로그램을 무기로 시장 확대에 나선 셈이다.
이지은 한국MS 대표는 “소비자들이 엑셀과 PPT, 워드를 쓰면서 고생을 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며 “MS 365 코파일럿이 업무 생산성을 크게 높이고 기업 차원에서는 경쟁력을 차별화하는 지점이 될 것” 이라 고 자신했다.
MS가 사무 보조라는 뚜렷한 개성을 무기로 들고 나옴에 따라 AI 비서 시장 지형 변화 도 예상된다. 지금까지 AI 비서는 간단한 업무 처리 나 소비자와의 일상 대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 턴트’, 삼 성전자 ‘빅스비’, 애플 ‘시리’가 대표적이다. 이를테면 이용자가 날씨를 물으면 비가 올 확률을 알려주거나 실내조명 조절, 음악 콘텐츠 재생, 일정 조회가 대표 기능이다. 이런 면에서 MS는 기존 AI 비서들이 채우지 못한 지점을 파고 들었다.
다만 MS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대부분의 AI 비서들은 음성 인식 통해 움직이지만 MS365 코파일럿은 사무 보조라는 특성을 감안해 명령어를 입력해야 한 다. 음성 대화를 자유롭게 나눌 수 없는 비서라는 점은 MS가 이겨내야 할 과제다.
한국 시장의 터줏대감 들은 이 틈을 더 깊게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통신사 SK텔레콤은 이날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6 월 중 소비자와 AI가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도록 자체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AI대화 프로그램 에이닷(A.)과 소비자가 감정 교류까지 가능하도록 수준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KT는 자영업자 대신 예약 전화 를 받아 주거나 일정을 조정해 주는 AI 통화비서를 내놨고, LG유플러스는 고객센터에 A I 콜봇을 적용해 소비자 의도에 맞는 적절한 상담을 진행해 준다. 네이버는 클로바를 통해 녹음된 강의 내용을 요약 분석해 주는 AI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를 선보였다.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