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엘리트 학원

[데스크의 창] 고객이 있어야 ‘팁’도 있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4-20 12:19:11

데스크의 창, 조환동 LA미주본사 편집기획국장·경제부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조환동 (LA미주본사 편집기획국장·경제부장)

미국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 월가와 경제학자들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어두운 경제 전망 분석 보다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곤두박질치고 있다는데 더 문제가 심각하다.

현재와 미래의 경제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확신이 있어야 소비자들은 소비를 한다. 특히 미국 경제는 소비가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할 만큼 내수 비중이 절대적이다. 현재와 앞으로의 경제 상황에 대해 불안해한다면 여행, 외식도 줄이고 옷도 사지 않는 등 불필요한 소비부터 줄인다. 

경제는 심리다. 지난달 실리콘밸리뱅크(SVB)가 고객들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으로 파산한 것처럼 대중 심리는 무섭다. 지금의 대중 심리는 ‘허리띠 졸라매기’ 모드이다.

미국인의 70%가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오락, 여행, 외식 등의 비용을 줄이는 등 고물가 대책에 나섰다는 소비자가 무려 81%나 된다. 또 넷플릭스, 식품 배달서비스 등 각종 구독 서비스 해지가 홍수를 이루고 있고 반려견을 포기하는 미국인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외식 비용이 급증하면서 한인사회 ‘점심 인심’도 예전같지 않다고 한다. 선배와 상사들은 점심 사 달라는 후배와 부하직원들이 두렵다고까지 할 정도다. ‘팁플레이션’(팁+인플레이션)에 이어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 합성어까지 등장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미국에서 요식업소 팁과 관련한 논란, 더 정확히 말하면 소비자들의 팁에 대한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주류 언론과 소셜 매체들은 요식업계의 지나친 팁 요구가 소비자들을 식당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외식 비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요식업소들이 15~18% 팁도 모자라 20~22%를 요구하면서 고객들이 부담과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주류사회도 그렇고 한인사회에서도 팁을 내기 싫어 패스트푸드나 푸드 코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팁을 내야하는 외식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본보가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팁은 음식값 부분에만 계산해야하는데 여전히 세일즈텍스(판매세)까지 포함한 전체 액수에 대해 팁을 요구하면서 한인사회에서 식당과 고객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은 식당과 카페들이 카운터에서 물건을 주문한 후 바로 결제를 해야 하는 전자결제 단말기를 도입했는데 한인들은 액수나 팁이 제대로 계산됐는지 확인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계산하고 팁을 내도록 강요받아 압박감과 부담을 느낀다고 토로한다. 식당 종업원의 서브를 받는 식당에서는 음식을 먹고 난후 계산서를 받고 계산하는 ‘여유’라도 있었는데 요즘은 많은 식당에서 서빙 직원이 휴대용 결제기를 바로 들이민다.

소비자들이 물건을 골라서 계산대에서 바로 계산하는 경우, 또 주문하고 픽업을 해가는 카페, 빵집, 피자집 등에서도 18~20% 팁을 요구하는가 하면 투고를 해도 식당에서 먹는 것과 똑같은 팁을 요구한다고 지적한다. 한 미국인은 모바일 주문 후 피자를 픽업하면서 20% 팁을 요구받았다고 항의하는 영상을 올렸는데 해당 영상은 수백만 뷰의 공감 반응을 받았다. 

한 한인은 “카워시에서 차 내부와 외부를 땀을 뻘뻘 흘리고 닦아주는 직원에 대한 5달러 팁은 하나도 아깝지 않다”며 “고객이 고른 빵을 봉투에 넣어주는 것이 전부인 직원에게 18%, 20% 팁은 못 주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가장 많은 각종 무상 지원과 그랜트를 받은 것이 요식업소 아니냐”며 “물과 음식 서빙하고 손님이 나가면 정리하는 것이 본 업무인데 왜 식당 종업원들만 18~20% 팁을 받아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사실 예전에는 미국에서 식당 종업원들은 팁을 받는다는 이유로 최저 임금 이하의 급여를 받았기 때문에 이를 보충해주기 위해 팁이 시작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실제로 지금도 미국 내 주의 절반 정도는 팁을 받는 종업원에게 최저임금보다 더 낮은 임금을 지불하는 것이 주법으로 규정돼 있다. 오하이오 주의 경우 팁을 받는 종업원의 최저 임금은 시간당 5.05달러, 뉴저지주는 5.35달러, 코네티컷은 6.38달러, 플로리다는 7.98달러로 해당 지역의 최저 임금의 2분의1 또는 3분의 1에 불과하다. 심지어 오클라호마주는 2.13달러, 펜실베니아주는 2.83달러로 낮다. 

반면 캘리포니아 주는 팁을 받는 종업원도 해당 지역의 시나 카운티 정부가 지급하는 최저 임금을 똑같이 받는다. 통상 15.50달러 정도이다. 그래서 캘리포니아 주 식당 종업원은  타주에서 선망의 대상이기도 한다. 

기자가 아는 한 지인은 “아들이 좋은 대학교를 멀쩡히 졸업하고도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데 주말 위주의 파트타임으로 일하고도 매달 5,000달러 정도를 너끈히 번다”며 “정상 출근하는 직장을 구하고 독립해서 집을 나가라고 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류 유명 인기 식당들의 경우 월 1만달러 이상 팁 수입은 보통이며 채용 경쟁률이 아이비리그 대학 입학률보다 높다고 한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팁이 고객들을 업소로부터 멀리하게 하는 갈등의 고리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정직하게 팁을 계산하고 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자. 고객은 봉이 아니다. 그리고 고객들도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다는 것도 알아주었으면 한다. 고객이 있어야 식당도 있고 팁도 있는 것이다.    

       

조환동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켐프 주지사, 아시안 커뮤니티에 음력설 선포문
켐프 주지사, 아시안 커뮤니티에 음력설 선포문

홍수정 의원 결의문 발의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15일 주청사 주지사 사무실에서 아시안커뮤니티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29일로 다가온 음력설(Lunar New Year

극우 세력 놀이터로 변질된 한인회관
극우 세력 놀이터로 변질된 한인회관

한인회칙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극우인사 정치 집회 장소로 전락  동포들의 정성어린 성금으로 건립된 애틀랜타 한인회관이 극우 인사들의 단골 집회장소로 변질되면서 한인사회의 우려가

애틀랜타, 강간범죄 증가...살인범죄는 감소
애틀랜타, 강간범죄 증가...살인범죄는 감소

대부분 다툼 커져 살인으로 이어져취업 프로젝트, 범죄율 감소에 한몫 애틀랜타내 살인범죄율이 2023년 대비 2024년 감소했다. 다린 쉬어바움 애틀랜타 경찰청장에 따르면, 강간범죄

유니온시티, 급성장 도시 전국 네번째
유니온시티, 급성장 도시 전국 네번째

고뱅킹레이트…인구 8년간 30% ↑5년간 신규일자리 1만4천여개  풀턴 카운티 유니온 시티가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교외도시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최근 금융전문 온라인 사

애틀랜타 국립 축구훈련센터 공사 ’착착’
애틀랜타 국립 축구훈련센터 공사 ’착착’

올 봄 개장 목표 막바지 공사 관련 인원 160여명 ATL 이주 내년 북중미 축구 월드컵을 앞두고 올해 봄 개장을 목표로 애틀랜타에 건설 중인 아서 M 불랭크 국립 축구훈련센터 공

공공주택서 사고나면 누구 책임?
공공주택서 사고나면 누구 책임?

주택관리기관 면책 여부 논쟁1,2심은 손해배상 소송 기각 주대법,하급심 판결 깨고 심리  조지아 대법원이 공공주택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 해당 지역정부 주택관리기관에게 과실책임 면

트랜스젠더 차별 인정∙∙∙규제는 찬성
트랜스젠더 차별 인정∙∙∙규제는 찬성

▪AJC 조지아 유권자 여론조사 결과 트랜스젠더에 이중적 태도절반 “총격사건 피해” 우려 학교안전대책 “금속탐지기” 이번주 회기를 시작한 조지아 주의회의 주요 쟁점은 단연 트랜스젠

왈렉, 주 법무장관에 명예고문 임명장 수여
왈렉, 주 법무장관에 명예고문 임명장 수여

14일, 법무부 장관실에서 수여식 진행아시안 커뮤니티 안전 강화에 앞장서 왈렉(세계아시안사법기관자문위원회, 회장 민정기)이 지난 14일 조지아주 법무부 장관실에서 크리스 카 법무장

2025 조지아 헬스 파이어니어 장학 프로그램 접수
2025 조지아 헬스 파이어니어 장학 프로그램 접수

헬스케어 관련 전공 대학생 지원1인당 500불 장학금 후원 예정 핏인모션 물리치료 재활병원과 프리마 성형외과 센터 등 한인 병원과 사업체에서 후원하는 2025 조지아 헬스 파이어니

“반이민에 농업 무너진다”…트럼프2기 뜻대로 될까
“반이민에 농업 무너진다”…트럼프2기 뜻대로 될까

강경 핵심 정책 벌써 잡음불법이민 추방 공약 현실화땐  도널드 트럼프(사진·로이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강경한 반(反)이민정책과 연방정부 대수술을 예고했지만 고용시장 및 공무원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