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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장자의 칠규(七竅)와 GPT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4-05 09:38:14

독자기고, 김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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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원(애틀랜타 거주)

요즈음 미국의 미디어에서는 소위 챗 지피티(Chat GPT,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효용성과 사회적인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큰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최초로 지피티라는 것을 개발했다는 이론 머스크와 샘 올트만은 앞으로 6개월 동안 챗 지피티의 개발을 더 이상 못하게 통제하는 법안을 의회에서 만들어 닥쳐올 큰 재앙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인공지능 관련 저명한 과학자들 그리고 교수들과 경제계의 거물급들 2천 명의 연서명을 받아서 미디어에 공개했다. 이론 머스크는 이미 몇 개월 전 챗 지피티를 속수무책으로 방치하면 앞으로 핵폭탄보다 더욱 가공할 만한 파괴력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현대 물리학자들에 의하면 이 우주는 138억 년 전 바늘구멍보다 더 작고 밀도가 엄청나게 높은 특이점(singularity point)이 찰나에 폭발하면서 우주가 생겨났다는 이론에 모두 동의한다. 양자역학에서는 에너지 보존 법칙에 의해서 어떤 것도 저항을 받지 않으면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 있던 특이점이 폭발하면서 무에서 유가 생겨날 수 있다고 한다. 

과학계에서도 역시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시점을 특이점이라고 말한다. 2016년 3월 9일부터 15일까지 서울에서는 바둑의 명인 이세돌과 구글에서 개발한 알파고의 세기적인 대결에서 4승 1패로 알파고가 완승을 했던 사실을 우리 모두는 기억한다. 그때 사람들은 구글의 알파고는 이미 저장된 엄청난 정보를 확률적으로 조합해서 이겼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른 것 같다. 

필자도 궁금증 때문에 마이크로 소프트의 빙에 들어가서 챗 지피티를 시도해보았다. 어떤 문제나 궁금증이라도 신속히 대답을 해 주는 것뿐만 아니라 대학의 논문이나 소설 심지어 멋진 시까지 지어 주고 작곡도 하다니 이건 요술방망이나 다름없는 것 같다. 

전문가들은 지피티의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지만 핵심적인 것은 그걸 가지고 지피티가 엉뚱한 잘못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사회에 크나큰 혼란과 무질서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는 챗 지피티 때문에 자신이 일하고 있는 직장이 하루 아침에 인공지능에게 잡혀먹힐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한다. 

챗 지피티와 관련해서 우리가 꼭 한 가지 알아야 할 지혜의 말씀을 여기에 소개하려고 한다. 장자라는 책은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지막 장인 응제왕 편에는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우화가 담겨 있다. 

옛날에 남해의 임금인 숙(儵)과 북해의 임금인 홀(忽)이 있고 중앙에는 혼돈이란 임금이 있었다. 숙과 홀은 어렵게 처음으로 혼동의 땅에서 만났다. 혼돈이 두 사람을 아주 잘 대우해주었다. 그래서 숙과 홀은 혼돈의 은덕을 갚고자 의논했다. 사람은 칠규(일곱 구멍) 즉 콧구멍 둘, 귓구멍 둘, 눈구멍 둘, 그리고 입을 가졌는데 혼돈은 구멍이 없으니 우리가 혼돈에게 구멍을 뚫어 주자고 했다. 하루에 한 구멍씩 뚫었다고 한다. 

그런데 혼돈은 7일째 된 날에 죽어버렸다고 한다. 혼돈은 일곱 구멍이 없을 때는 전체의식, 진리의 의식밖에 없었는데 숙과 홀이 구멍을 뚫어줌으로써 전체의식 즉 진리의식을 잃어버린 것이다. 진리의 자리에서 보면 전체의식 진리의식을 잃어버리면 죽는 것이다. 이 일곱 구멍이 뚫려진 혼돈의 모습이 바로 현대인의 모습이 아닐까?  

근대 서양철학을 대표하는 데카르트가 말한 인간의 이성은 좌뇌의 작용이라고 하는데 전체 뇌용량의 maximum 10퍼센트 정도 발휘할 수 있는데 반해 나머지 90 퍼센트는 우뇌의 작용이라고 한다. 이성이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라면 우뇌는 명상이나 참선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지혜의 샘이라고 한다. 그래서 영국의 역사가 토인비는 21세기에 인류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동양의 지혜를 본받아야 한다고 의미 심장한 말을 남겼다. 

우리 모두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인터넷에 접속해서 허접스러운 뉴스의 홍수 속에 휘말려서 맑은 영혼과 의식을 빼앗기고 영혼은 점점 시들어가고 이젠 아예 인공지능에게 호모사피엔스의 자리마저 내주어야 할 신세로 전락해가고 있지는 않나 하는 노파심이 왠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공원을 걸으며 봄의 파릇파릇한 새싹들에게 자신을 맡기고 자연과의 진정한 만남을 체험해보자. 그들은 우리들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늘 베풀기만 한다. 친구와 마주 앉아서 커피 한 잔을 놓고 마음껏 웃으며 정겨운 대화를 가져보면 어떨까?  

인간들은 순수한 지혜로부터 너무 멀리 떠나온 것 같다.  2천4백 년 전에 장자가 말한 숙과 홀의 우화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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