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단상] 자장면의 비밀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3-27 12:17:42

단상,채수호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채수호(자유기고가)

미국 이민생활하면서 김치나 된장찌개 못지않게 자주 먹고 싶은 음식이 자장면이다. 그러나 미국의 중국음식점에는 자장면이 없다. 타운의 여러 중국집을 돌아다니며 눈을 씻고 찾아봐도 메뉴판에서 자장면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주인에게 자장면이 없느냐 물어보면 그런 음식이 있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자장면 뿐 아니라 짬뽕이나 우동도 없다. 술 마신 다음날 해물이 듬뿍 들어간 얼큰한 짬뽕을 먹으면 얼마나 속이 개운해지던가. 닭 국물에 해물과 계란을 풀어 가느다란 면과 함께 말아주는 담백한 우동 맛은 어떻고….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한국인의 국민음식은 자장면이다. 입가에 갈색 춘장이 묻는 것도 모른 채 번들거리는 굵은 면발을 후룩후룩 소리 내며 입 안 가득 빨아들이면 고소한 춘장과 함께 볶아 다진 돼지고기와 가늘게 썬 오이, 콩 등 야채가 어우러져 입에서 살살 녹는다. 

자장면의 유래는 19세기 말 인천 제물포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항과 더불어 돈을 벌러 조선으로 건너온 중국인 노무자들이 일하다가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기위해 중국식 된장인 춘장에 삶은 국수를 비벼먹었는데 이것이 자장면의 효시로 알려지고 있다. 1905년께에는 제물포 거리에 ‘공화춘’이라는 중국음식점이 문을 열고 본격적으로 중국요리를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자장면의 맛을 한국인들 입맛에 맞게 현지화 했는데 그것이 오늘날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자장면이 된 것이다. 

타운의 중국집에는 자장면이 없으니 자장면이나 짬뽕을 먹으려면 큰 맘 먹고 멀리 한인타운까지 차를 몰고 가야하니 그도 번거로운 일이다. 그런데 얼마 전 미국의 중국 음식점에서 드디어 자장면을 발견했다. 

중국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퀸즈 플러싱 메인 스트릿에 갔다가 우연히 한 중국집에 들렸는데 메뉴 맨 위에 자장면이 있는 것이 아닌가.반가운 마음에 두말없이 10달러를 내고 자장면을 시켰는데 맛이 한국식 자장면과는 좀 다르기는 하지만 자장면에 대한 향수를 달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걸쭉하고 색깔이 진한 한국식 자장소스보다 조금 연한 소스에 떡고물처럼 잘게 다진 돼지고기를 오이채, 콩 등 야채와 함께 수타면 위에 수북이 담아 내오는데 영락없는 자장면이었다. 

주인에게 중국 어디출신이냐 물었더니 푸젠성(복건성)에서 왔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한국에 살고 있는 화교중 상당수가 복건성 출신이라고 들었다. 그날 이후 자장면이 먹고 싶으면 가족과 함께 7번 전철을 타고 종점에서 내려 푸젠성의 원조 자장면 집을 찾는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 뉴스]  환율 1480월 돌파 원화만 유독 약세,  2026부동산 전망, K 푸드 미국이 1위 시장,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애틀랜타 뉴스] 환율 1480월 돌파 원화만 유독 약세, 2026부동산 전망, K 푸드 미국이 1위 시장,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애슨스 역주행 참사…한인 부부와 태아까지 숨져]애슨스에서 26세 운전자의 역주행 사고로 차량 3대가 연쇄 충돌하며, 마지막 차량에 타고 있던 한인 최순훈씨가 현장에서 숨지고 임신

아프리카계 최대 명절 '콴자(Kwanzaa)' 시작
아프리카계 최대 명절 '콴자(Kwanzaa)' 시작

전통과 공동체 의식 고취 축제'키나라' 촛대에 7개 촛불 밝혀 크리스마스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인 12월 26일부터 새해 첫날까지, 미국 전역과 애틀랜타 사회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스머나, 은퇴 후 살기 좋은 도시 GA '탑'
스머나, 은퇴 후 살기 좋은 도시 GA '탑'

유에스 뉴스 선정...잔스크릭 2위 스머나가 조지아에서 은퇴 후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됐다.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는 최근 조지아 전역 도시들을 대상으로 2025~26 은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10] 생선가게일기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10] 생선가게일기

윤영범 얼음 속, 줄지어 누워서로의 상처를 덮어주고 있었다넘은 파도 수만큼 돋아난비늘을 곱게 두르고어느 찬란한 바닷속에서사랑을 하고,이별을 하고방황을 했을 그 심해의수 온을기억하면

[행복한 아침]  준비하는 마음

김 정자(시인 수필가)                                새해를 앞둔 세밑이다. 옷 깃을 여미게 하는 차갑고 건조한 겨울 바람으로 하여 비움으로 곧추선 나 목

29~30일 '혼잡'...새해 전후는 '한산'
29~30일 '혼잡'...새해 전후는 '한산'

▪연말연시 조지아 교통량 전망   성탄절 이후 연말연시 기간 동안 모두 340만명 이상의 조지아 주민들이 자동차를 이용해 여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전미자동차협회(AAA)는 26

귀넷CID 순찰대, 안전 지킴이 역할 '톡톡'
귀넷CID 순찰대, 안전 지킴이 역할 '톡톡'

'앰버서더'이름으로 다양한 활동순찰에 조명수리·간판철거까지사업주들 "우리 눈과 귀 역할" 연말연시를 맞아 귀넷 플레이스 커뮤니티 개선지구(CID)가 지역내 수천개에 달하는 사업체

조지아 주민 식료품 지출 비율 전국 6위
조지아 주민 식료품 지출 비율 전국 6위

소비 지출 7.5%, 총액 415억 달러 치솟는 물가 속에 조지아 주민들이 식료품 구입에 미국 내에서 6번째로 많은 돈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베스퍼 툴(Vesper T

겨울 실종 애틀랜타, 토요일 76도 예보
겨울 실종 애틀랜타, 토요일 76도 예보

내주 화, 수요일 영하권 예보 애틀랜타의 이번 주말 기온이 70도 중반까지 치솟으며 한겨울에 초봄 같은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토요일은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

연휴 교통사고 57건 중 7건 음주운전
연휴 교통사고 57건 중 7건 음주운전

이틀새 주 전역서 6명 사망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 조지아 전역에서 교통사고로 모두 6명이 사망했다.26일 오전 조지아 공공안전국(GDPS) 발표에 따르면 24일부터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