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만파식적] 느리게 진행되는 재앙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3-23 13:08:13

만파식적,김능현 서울경제 논설위원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김능현 (서울경제 논설위원)

2015년 4월 미국 볼티모어에서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가 경찰을 쳐다본 뒤 도주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그레이는 이 과정에서 척추를 심하게 다쳐 일주일 뒤 사망했다. 경찰의 과잉 대응에 분노한 흑인들의 시위는 폭동으로 확산돼 볼티모어는 ‘무법 도시’로 변했다.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경찰 대응의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이번 사태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느리게 진행되는 재앙(slow-rolling crisis)”이라고 했다. 흑인과 저소득층 차별, 일자리 감소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서서히 응축돼 폭발한 재앙이라는 뜻이다.

최근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서 시작된 금융 부실 리스크가 글로벌 대형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 등 전 세계로 확산되자 ‘느린 재앙’이 또 소환됐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15일 “SVB 파산 이후 미국 금융 시스템에 더 많은 압류와 폐쇄 사태가 닥치면서 ‘느리게 진행되는 재앙’이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핑크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통화정책이 금융 시스템의 균열을 일으킨 것이 첫 번째 도미노”라고 진단한 뒤 “자산·부채의 불일치가 두 번째 도미노가 될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SVB가 장기국채 투자로 몰락했는데 더 많은 은행들이 대차대조표 문제로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1차로 SVB가 무너지고 2차로 차입 의존도가 높은 지역은행들이 위험해지며 3차로 부동산·사모펀드 등으로 재앙이 전이된다는 경고다. 되돌아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금리 인상→모기지 연체율 상승→은행의 대규모 손실 등이 이어지면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폭발했다. 위기 조짐이 보이면 봉합에 급급하기보다 선제적으로 약한 고리를 파악하고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등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방파제를 높이 쌓는 지혜가 필요하다. 재앙은 느리게 오지만 대응은 신속해야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다.

[만파식적] 느리게 진행되는 재앙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행복한 아침] 글쓰기 노동

김정자(시인·수필가) 나에게 글 쓰기는 못 본 척 덮어둘 수도 없고 아예 버릴 수도 없는 끈적한 역량의 임무인 것처럼 때론 포대기로 업고 다니는 내 새끼 같아서 보듬고 쓰다듬으며

비인간적 대우 만연, 풀턴카운티 구치소 현실
비인간적 대우 만연, 풀턴카운티 구치소 현실

비위생적 환경과 과도한 무력 사용풀턴 카운티 구치소 내 폭력 증가  풀턴 카운티 구치소 수감자들이 영양실조 및 폭력 등의 문제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연방 관리국은 풀턴 카운

자동화 물류 센터 조지아에 입성...'300개 일자리' 창출
자동화 물류 센터 조지아에 입성...'300개 일자리' 창출

조지아, 자동화 물류 혁신의 중심지로 부상1억 4,400만 달러 투자...2025년부터 운영  AI 기술을 통한 자동화 물류 서비스 센터가 조지아에 들어설 예정이다. 그린박스 시스

전기차 보조금 폐지 계획에 조지아 관련 당사자 반응 제각각
전기차 보조금 폐지 계획에 조지아 관련 당사자 반응 제각각

주정부 “별 영향 없을 것”무시현대차 “사업계획  차질”우려리비안 “수혜모델 없어” 덤덤  도널드 트럼트 대통령 당선인 정권인수팀이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는 로이터

뺑소니 사망사고 낸 아마존 배달원 기소
뺑소니 사망사고 낸 아마존 배달원 기소

차량서 마약도 발견돼 12일 저녁, 체로키 카운티에서 뺑소니 사망사고를 일으킨 아마존 배달원 런던 베스트(남, 24세)가 기소됐다.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

조지아 출신 콜린스, 트럼프 내각 보훈부장관 지명
조지아 출신 콜린스, 트럼프 내각 보훈부장관 지명

전 주, 연방하원의원 역임해 트럼프 열열한 지지자 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14일 조지아주 게인스빌 출신의 더그 콜린스(Doug Collins) 전 연방하원의원을

샘 박 의원 민주 원내총무 다시 한번
샘 박 의원 민주 원내총무 다시 한번

조지아 민주당 차기지도부 선출5선 박의원,경선 끝에 연임성공  조지아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에  샘 박<사진> 의원이 연임됐다.조지아 민주당은 14일 비공개 회의를 통해

조지아도 ‘꽃매미’ 경계령
조지아도 ‘꽃매미’ 경계령

지난달 풀턴서 성충 발견강력한 생태계 교란해충농작물 등에 심각한 위협 조지아 전역에 강력한 생태계 교란종인 흔히 중국매미로 불리는 꽃매미 경계령이 내려졌다.조지아 농업부는 지난달

〈부고〉전 한미장학재단 남부지부 회장 김용건 박사 별세
〈부고〉전 한미장학재단 남부지부 회장 김용건 박사 별세

8일 별세, 30일 11시 추모식 한미장학재단 남부지부 회장을 역임한 김용건 박사(사진)가 지난 8일 애틀랜타 남부지역 존스보로 소재그의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5세.1928년

우수 리터러시 교육 귀넷 학교 12곳 선정
우수 리터러시 교육 귀넷 학교 12곳 선정

리터러시 교육, 학생들 삶의 초석 다진다학생들의 읽기와 이해력 향상에 기여 조지아 교육부(GaDOE) 2023년부터 올해의 우수 리터러시 교육 학교에 귀넷 카운티 12곳 학교가 선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