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전문가 에세이]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3-09 12:55:31

전문가 에세이, 김케이 임상심리학 박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케이(임상심리학 박사)

마음이 어딨냐고? 심장? 머리? 나라는 존재는 대체 어디 있지? 뇌가 나의 모든 행동을 조종하고 제어한다면 뇌가 곧 나인가? 별 볼일 없이 빌빌거리는 내 뇌 대신에, 훌륭하기 짝이 없는 A라는 친구의 뇌를 이식한다면, 그러면 나는 나인가, A인가? 

마음과 몸이 서로 어떤 관계인지 궁금해 한건 이미 원시시대부터이지만 뇌와 마음 작용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20세기 이후에 시작됐다. 예전엔 영혼이 따로 있고 몸이 따로 있다는 이원론이 우세했다. 몸은 물질이고 물리적 법칙에 지배당하는 존재라는 것, 그래서 우리가 죽으면 영혼(마음)이 몸을 떠나서 우주에 별개의 실체로 남는다고 믿었다. 이제는 마음과 몸이 하나라는 일원론, 마음은 몸의 생물적 기관 작용이라는 게 학계의 공통된 견해다. 생각과 감정과 정서, 마음 같은 것들이 죄다 뇌를 통해서 이뤄진다는 사실이 여러 실험을 통해 밝혀졌기 때문이다. 

캐나다 외과의사로 뇌 지도를 만든 펜필드 박사는 간질 발작을 일으키는 환자를 대상으로 뇌 자극 실험을 진행했다. 환자의 뇌 표면에 전극을 연결하고 어떤 부분을 자극하자 환자의 근육 특정부분이 움직이는 걸 발견했다. 자극 부위를 바꿀 때마다 이상한 피부감각이 느껴지거나 빛이 번쩍거리기도 했다. 뇌 옆 부분을 자극했을 때 환자는 말했다. “어린 시절 내가 살았던 집을 보았어요. 내가 집안 키친에 있는데 밖에서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와 내가 키우던 고양이 소리도 들려요.”

또 다른 사례도 있다. 40대 여성 간질 환자를 병원침대에 두 다리 뻗고 기대어 앉게 한 다음 뇌의 윗부분에 자극을 주자 환자는 말한다. “내가 공중에 떠서 나 자신을 내려다보는 것 같아요. 지금은 길게 뻗은 두 다리가 보이네요.” 일반 사람들이 꿈속에서나 체험할 것 같은 일을 깨어있는 상황에서 체험한 것이다. 뇌를 자극하는데 따라 인식과정에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은 곧, 뇌의 작용과 마음이 관련된다는 실증이다.

미국 신경과학자 리벳의 실험도 유명하다. 그는 실험참가자들이 무심하게 앉아 있다가 마음 내킬 때마다 손목을 까딱하도록 지시하고 뇌의 활동을 측정했다. 그 결과, 손목이 움직이기 약 0.35초 전에 뇌에서는 전기적 변화가 일어났고 0.08초 전에는 뇌에서 팔 근육에 전달될 운동신경의 움직임이 관찰되었다. 결국 마음이 작동하려면 뇌에서 신경생리 활동이 먼저 일어난다는 것, 마음 작용은 뇌의 전기신경 과정과 관련이 있다는 결론이다. 

세계적인 휴먼로봇 공학자 이시구로박사는 마음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자기 안에 ‘마음’이 물질적으로 존재한다고 느낀 적이 없다. ‘마음’이란 ‘존재’가 아니라 복잡다단한 인간의 뇌 활동을 외부에서 관찰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뇌 과학, 인지심리학, 신경과학, 컴퓨터공학이 손에 손을 잡고 마음과 뇌의 미답 영역을 하나씩 파헤쳐가고 있다. 

하지만 그 어떤 과학적 답변도 내 ‘뇌’를 자극할 뿐, 내 ‘마음’을 건드리지는 않는다. 세상을 방황하던 한 젊은이가 면벽수도 중이던 달마대사 앞에 자신의 팔 한 쪽을 댕강! 짤라 바치며 ‘제 마음이 너무도 어지럽습니다.’라고 고하자 달마대사가 말한다. “네 마음을 이리 가져오너라!” 이 한마디에 젊은이는 마음이 어디에도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일화인데, 에구 저런! 팔 자르기 전에 좀 알려주시지…. 

기쁨, 슬픔 같은 감정은 독립적 경험이 아니다. 우리 뇌가 전반적으로 인지한 정보처리 결과에 대한 가치 판단, 그 판단이 곧 즐겁다, 싫다, 슬프다 등의 ‘마음’으로 나타난다는 기능적 역할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전문가 에세이]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김케이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 뉴스]  환율 1480월 돌파 원화만 유독 약세,  2026부동산 전망, K 푸드 미국이 1위 시장,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애틀랜타 뉴스] 환율 1480월 돌파 원화만 유독 약세, 2026부동산 전망, K 푸드 미국이 1위 시장,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애슨스 역주행 참사…한인 부부와 태아까지 숨져]애슨스에서 26세 운전자의 역주행 사고로 차량 3대가 연쇄 충돌하며, 마지막 차량에 타고 있던 한인 최순훈씨가 현장에서 숨지고 임신

아프리카계 최대 명절 '콴자(Kwanzaa)' 시작
아프리카계 최대 명절 '콴자(Kwanzaa)' 시작

전통과 공동체 의식 고취 축제'키나라' 촛대에 7개 촛불 밝혀 크리스마스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인 12월 26일부터 새해 첫날까지, 미국 전역과 애틀랜타 사회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스머나, 은퇴 후 살기 좋은 도시 GA '탑'
스머나, 은퇴 후 살기 좋은 도시 GA '탑'

유에스 뉴스 선정...잔스크릭 2위 스머나가 조지아에서 은퇴 후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됐다.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는 최근 조지아 전역 도시들을 대상으로 2025~26 은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10] 생선가게일기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10] 생선가게일기

윤영범 얼음 속, 줄지어 누워서로의 상처를 덮어주고 있었다넘은 파도 수만큼 돋아난비늘을 곱게 두르고어느 찬란한 바닷속에서사랑을 하고,이별을 하고방황을 했을 그 심해의수 온을기억하면

[행복한 아침]  준비하는 마음

김 정자(시인 수필가)                                새해를 앞둔 세밑이다. 옷 깃을 여미게 하는 차갑고 건조한 겨울 바람으로 하여 비움으로 곧추선 나 목

29~30일 '혼잡'...새해 전후는 '한산'
29~30일 '혼잡'...새해 전후는 '한산'

▪연말연시 조지아 교통량 전망   성탄절 이후 연말연시 기간 동안 모두 340만명 이상의 조지아 주민들이 자동차를 이용해 여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전미자동차협회(AAA)는 26

귀넷CID 순찰대, 안전 지킴이 역할 '톡톡'
귀넷CID 순찰대, 안전 지킴이 역할 '톡톡'

'앰버서더'이름으로 다양한 활동순찰에 조명수리·간판철거까지사업주들 "우리 눈과 귀 역할" 연말연시를 맞아 귀넷 플레이스 커뮤니티 개선지구(CID)가 지역내 수천개에 달하는 사업체

조지아 주민 식료품 지출 비율 전국 6위
조지아 주민 식료품 지출 비율 전국 6위

소비 지출 7.5%, 총액 415억 달러 치솟는 물가 속에 조지아 주민들이 식료품 구입에 미국 내에서 6번째로 많은 돈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베스퍼 툴(Vesper T

겨울 실종 애틀랜타, 토요일 76도 예보
겨울 실종 애틀랜타, 토요일 76도 예보

내주 화, 수요일 영하권 예보 애틀랜타의 이번 주말 기온이 70도 중반까지 치솟으며 한겨울에 초봄 같은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토요일은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

연휴 교통사고 57건 중 7건 음주운전
연휴 교통사고 57건 중 7건 음주운전

이틀새 주 전역서 6명 사망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 조지아 전역에서 교통사고로 모두 6명이 사망했다.26일 오전 조지아 공공안전국(GDPS) 발표에 따르면 24일부터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