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법률 칼럼] '검사 수난시대'-손경락 변호사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2-07 12:16:05

법률칼럼,손경락 변호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손경락(변호사)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로 ‘법조삼륜’이란 게 있다. 법조계의 판사와 검사, 변호사를 일컫는 말로 이들 3자가 3개의 수레바퀴가 되어 법조계라는 마차를 끌고 간다는 뜻이다. 검사는 공익을 대표하여 법을 어긴 자들을 처벌해달라고 기소하는 역할을, 변호사는 약자 편에서 이들의 인권을 옹호하고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판사는 재판에 넘겨진 사건에 대해 양측의 주장을 들어보고 헌법과 법률에 따라 죄를 심판하는 게 대부분 국가의 사법시스템이다. 

각종 범죄로부터 우리 사회를 지키는 1차 보호막이 경찰이라면 검사는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범죄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법에 맞게 범행 증거물을 포장하여 판사와 배심원에게 전달한다. 또, 플리바게닝으로 대부분의 형사사건이 종결되는 미국 사법시스템 상 검사는 유죄 판결만을 쫓지 않고 피의자의 형편을 감안하여 합리적인 협상을 유도하기도 한다. 

따라서 검사는 미국 땅에서 장차 판사나 정계 진출을 꿈꾸는 젊은 법조인들에게 반드시 거쳐가야하는 코스로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런 검사의 전성시대는 막을 내리고 바야흐로 검사 수난시대가 도래한 것으로 보인다. 가까운 예로 뉴욕주의 경우 헥터 라살(Hector LaSalle) 뉴욕주 대법원장 지명자가 지난달 뉴욕주 상원 법사위원회의 문턱에 걸려 인준을 받지 못했다. 표면적 이유로는 검사 출신 라살의 과거 행적에 노조와 인권, 여성단체 등에 적대적 성향이 문제시되었다는 것. 그러나 실제로는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M)’ 시위 발단의 장본인 경찰과 거의 한통속인 검찰 출신을 사법부 수장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정서가 더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의 수난이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22년4월3일자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팬데믹이 기승을 부리던 2021년 한 해에만 500여 명 정원의 맨해튼과 브루클린 검찰청에서 검사 5분의 1이 사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상반기 3개월 동안에는 맨해튼 검찰청에서 44명, 브루클린 36명, 브롱스에서 28명의 검사가 또 짐을 쌌다. 

왜 선망의 대상이었던 검사들이 무더기로 떠나는 걸까?

뉴욕타임스는 우선 박봉을 문제로 삼았다. 뉴욕시 검사의 초봉은 대략 7만2,000~7만5,121달러 사이인데 이는 대형 로펌 신입 변호사의 연봉 21만5,000달러의 거의 1/3 수준이다. 이보다 중요한 이유로 2020년 새롭게 바뀐 ‘증거물 교환법’을 들었다. 개정 법률에 의하면 검사는 형사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자기가 보유한 증거목록을 미리 피의자에게 제공토록 변경됐는데 이 업무가 의외로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예컨대, 총기사건의 경우 검사는 총기관련 증거뿐 아니라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수십 명의 인사카드 징계기록부터 당일 근무일지, 경찰관 카메라나 현장 CCTV의 영상파일까지 모두 찾아내 피의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를 법정기간 내에 지키지 않으면 사건이 자동 기각되고, 그동안의 수사는 물거품이 되고 만다. 

최근의 ‘맨해튼 인스티튜트’ 보고서에 따르면 증거물교환법 개정 후 2021년 뉴욕시 형사사건 중 무려 69%가 기각되었다. 법 개정 전인 2019년의 44%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심지어 경범죄 기각률은 49%에서 82%까지 치솟았다.

박봉에도 불구하고 ‘정의의 수호자’라는 자긍심 하나로 버티던 검사들이 저조한 실적에 보람을 느끼지 못해 검찰을 떠나고, 남은 검사들은 떠난 동료 몫까지 떠맡다보니 업무폭주로 기각률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뉴욕시장실의 또 다른 통계는 2022년 뉴욕시 범죄율이 23.5% 증가했다고 우울한 소식을 전해준다. 검사의 수난시대가 바로 범죄의 전성시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법조계의 시름이 깊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뼈 건강에 커피가 더 좋을까, 차가 더 좋을까?
뼈 건강에 커피가 더 좋을까, 차가 더 좋을까?

■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차를 많이 마시는 여성의 골밀도 더 높아커피 하루 5잔 이상은 뼈 건강에 부정적근력운동 하고 금연 및 음주 최소화해야 차와 커피 모두 다양한

[박영권의 CPA코너] 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 - 새로운 세법 풀이 제19편 : 2026년부터 달라지는 비즈니스 식사 및 간식비 공제
[박영권의 CPA코너] 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 - 새로운 세법 풀이 제19편 : 2026년부터 달라지는 비즈니스 식사 및 간식비 공제

박영권 공인회계사 CPA, MBA 2026년부터 사업상 발생되는 식사·간식비 세무 처리가 크게 달라진다. 즉 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 시행에 따

[법률칼럼] RFE가 왜 이렇게 많아졌나

케빈 김 법무사 2025년 이민국 심사 방식 변화, 실전 사례로 본 경고 신호최근 이민 신청자들 사이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은 “요즘은 RFE가 기본”이라는 하소연이다. 과장일까

[애틀랜타 뉴스]  환율 1480월 돌파 원화만 유독 약세,  2026부동산 전망, K 푸드 미국이 1위 시장,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애틀랜타 뉴스] 환율 1480월 돌파 원화만 유독 약세, 2026부동산 전망, K 푸드 미국이 1위 시장,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애슨스 역주행 참사…한인 부부와 태아까지 숨져]애슨스에서 26세 운전자의 역주행 사고로 차량 3대가 연쇄 충돌하며, 마지막 차량에 타고 있던 한인 최순훈씨가 현장에서 숨지고 임신

아프리카계 최대 명절 '콴자(Kwanzaa)' 시작
아프리카계 최대 명절 '콴자(Kwanzaa)' 시작

전통과 공동체 의식 고취 축제'키나라' 촛대에 7개 촛불 밝혀 크리스마스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인 12월 26일부터 새해 첫날까지, 미국 전역과 애틀랜타 사회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스머나, 은퇴 후 살기 좋은 도시 GA '탑'
스머나, 은퇴 후 살기 좋은 도시 GA '탑'

유에스 뉴스 선정...잔스크릭 2위 스머나가 조지아에서 은퇴 후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됐다.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는 최근 조지아 전역 도시들을 대상으로 2025~26 은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10] 생선가게일기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10] 생선가게일기

윤영범 얼음 속, 줄지어 누워서로의 상처를 덮어주고 있었다넘은 파도 수만큼 돋아난비늘을 곱게 두르고어느 찬란한 바닷속에서사랑을 하고,이별을 하고방황을 했을 그 심해의수 온을기억하면

[행복한 아침]  준비하는 마음

김 정자(시인 수필가)                                새해를 앞둔 세밑이다. 옷 깃을 여미게 하는 차갑고 건조한 겨울 바람으로 하여 비움으로 곧추선 나 목

29~30일 '혼잡'...새해 전후는 '한산'
29~30일 '혼잡'...새해 전후는 '한산'

▪연말연시 조지아 교통량 전망   성탄절 이후 연말연시 기간 동안 모두 340만명 이상의 조지아 주민들이 자동차를 이용해 여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전미자동차협회(AAA)는 26

귀넷CID 순찰대, 안전 지킴이 역할 '톡톡'
귀넷CID 순찰대, 안전 지킴이 역할 '톡톡'

'앰버서더'이름으로 다양한 활동순찰에 조명수리·간판철거까지사업주들 "우리 눈과 귀 역할" 연말연시를 맞아 귀넷 플레이스 커뮤니티 개선지구(CID)가 지역내 수천개에 달하는 사업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