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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줍기]믿음의 우물(회고록)-김성희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12-27 11:08:43

보석줍기,김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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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불어라 바람아·쥬위시타워 보석줍기 회원)

 

온 세상이 함박눈으로 양털 이불 덮은 듯 고요하고 적막한 어느 날, 마당에서 눈 사람을 만들고 있는데 아버지가 대야에 물을 떠 놓으라 하신다. 우물 위에 수북이 쌓인 눈을 쓸어 내리고 두레박에 가득 물을 채워 올리려니 무거워 몸을 구부린다. 발이 미끄러지면서 두레박에 딸려 깊은 우물 속으로 몸이 던져졌다. 아찔한 순간이 지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내 몸은 우물 안에 있고 손목에 피를 흘려가며 우물 턱을 붙잡고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너무 두렵고 놀라 정신을 잃을 뻔 했다. 

아버지께서는 너를 하나님이 기적으로 살려 주셨다며 평생 잊어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기적, 정말 기적이다. 내 생명이 다시 태어난 날 같았다. 초등학교 4학년 겨울 그 날은 70고개를 넘은 지금까지 또렷하게 기억하는 잊을 수 없는 날이다. 

그 이후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께서 뇌출혈로 갑자기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자녀들의 신앙 훈련을 얼마나 강하게 시켰는지 나는 속으로 아버지께서 안 계시면 신앙생활을 하지 않겠다고 되새기곤 했는데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여전히 새벽기도를 지키며 더욱이 나환자 촌까지 가서 음성 환자들의 자녀들의 공부를 가르치기도 하고 자원 봉사도 했다. 

결혼을 위해 오랜 시간 준비 기도를 했는데, 목사님인 오빠가 소개한 청년과 식사 한 번 하고 이 사람이 하나님이 짝 지워준 사람이라고 믿고 결혼식을 올렸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때 믿음이 좋았던 건지 무모했던 건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40년이 넘은 세월을 잘 지내오고 있다. 

대한항공에 근무하던 남편이 아르헨티나로 이민 바람이 불어 준비하던 중, 10 년 전에 신청해 놓은 미국 형제 초청이 시간이 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수속을 마친 후 두 달 만에 노스캐롤라이나에 도착하여 이민 생활을 시작했다. 멋모르고 시작한 개스스테이션부터  아틀란타로 내려와 찾은 비즈니스들 모두 상향 하향 곡선을 그리며 쉽지 않았지만 실수와 시행착오 속에서도 넉넉히 감당하도록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는 말 할 수 없다. 

삶과 죽음을 한 자리에서 경험한 그 우물 사건은 세월이 흐르며 어렵고 힘든 일을 당할 때 마다 다시금 나를 그 자리에 서게 하고 믿음을 새롭게 하였다.

나의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는 지금, 앞으로 우리를 인도해 주실 새로운 주님의 은혜를 기대하며 감사로 하루 하루를 채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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