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한인회장단 28일 갑론을박
한인회관 소녀상 설치 의견 반분
애틀랜타한인회(회장 이홍기)는 전직 한인회장단 회의를 28일 저녁 긴급 소집해 애틀랜타 한인회관 내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이홍기 회장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이미 애틀랜타 평화의 소녀상 건립위원회 측의 요청을 받아 지난 15일 정기이사회에서 설치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며 “하지만 이후 모 언론을 중심으로 제기된 절차와 과정에 대한 이의가 있어 전직 회장들의 의견을 들은 후 현 집행부와 이사진, 자문위원단이 모여 최종 결정을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자는 이홍기 현 회장 포함 배기성 전직 회장단 의장, 그리고 박진호, 김경환, 박영섭, 오영록, 김일홍, 김백규, 김의석 전 회장이 참석했다. 최영돈 전 회장은 모임에 불참했지만 한인회관 내 소녀상 건립에 찬성한다는 뜻을 전해왔다.
배기성 의장의 사회로 전직 회장들은 각자의 입장을 돌아가며 밝혔지만 의견은 반반으로 갈렸다. 참석자 9명 중 찬성은 4명, 반대는 5명이었지만, 위임한 최영돈 전 회장의 의견을 합치면 찬반이 5:5로 갈렸다.
찬성자들은 공통적으로 “일본의 만행을 후대에게 알리기 위해 한인회관에 설치해야 하며, 한인회관은 우리 한인들의 성금으로 매입한 곳이기 때문에 설치와 관리, 유지 보수가 용이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반대자들은 “지난 아픈 역사를 계속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소녀상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회관 내 설치는 반대한다, 한인회관 말고 둘루스와 스와니 등 한인 밀집지역에 세우자, 한일 국제관계를 고려해 한인회장이 거부권을 행사하라, 타 단체가 조형물 세우겠다면 허락하겠는가” 등의 발언을 하며 소녀상 설치를 반대했다.
소녀성 건립위원장이기도 한 김백규 전 회장은 “역사적 인권적 의미를 담아 소녀상을 세우는 것이지 결코 정치적 의도는 없다”며 “우리 손으로 지은 회관에 소녀상을 세우지 못하면서 어디에다 소녀상을 세우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김백규 전 회장은 우선 한인회관에 설치하고 남은 자금도 있으니 한인타운에 다시 더 세우자고 설득했다.
김의석 전 회장도 “한인회관 내 설치도 우리들끼리 합의가 안되는데 어디에다 소녀상을 세운다는 말이냐”라며 “우리 집 마당도 안되는데 남의 집 마당에 세우는 것이 가능하겠는가”라고 한탄했다.
결국 의견통일이 이뤄지지 않자 반대를 주도했던 K 전 회장과 김백규 전 회장 사이에 고성이 오가며 험악한 분위기 속에 이날 회의는 끝이 났다.
이홍기 회장은 이사회 결의를 거친 상황이기 때문에 설치를 취소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끌어안아야 한다는 입장에서 이날 모임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결국 설치 문제는 현직 회장과 집행부의 결단으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