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행복한 아침]아름다운 사람들 I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07-01 08:30:40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정자(시인·수필가)

 

I-85 국도에서 111 출구 오른쪽으로 들어서면서 Horizon Dr로 진행하다 보면 Old Peachtree Rd NE 도로를 만나게 된다. 그 길로 접어들면서 가다보면 Rock Spring Park이 보인다. 이 공원을 찾게 되면 예측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사람들을 목격하게 된다고 한다.

하루도 거르지 않으시고 기후나 일기에 상관치 않으며 102세가 되신 어머님을 모시고 산책나오시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는 예쁜 미담이 산책을 나오시는 분들 사이에 전해지고 있다. 이런 예쁜 모습을 목격해오신 분과 아름답게 살아가시는 분들과 손길이 닿아 흔쾌히 방문 초대를 받아 102세 되신 노모님을 모시고 살아가는 아름다운 현장을 방문하게 되었다. 현관으로 들어서자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Stair Lift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노모를 모시기 위한 안전장치 기구였다. 일상의 우선 순위가 노모님 위주로 잘 정돈되어 있었다. 

매일을 어머니 날로 보내고 있는 부부 모습 속엔 순결한 맑음이 배어 있고 가족 모두의 표정은 천사표였다. 연로하신 노모를 한 순간도 놓치지 않으며 극진한 정성이 담긴 효심의 발견이었다. 노모님 침실 또한 단정하고 아늑하게 보이는데도 병원용 침대같이 여러모로 조절할 수 있는 침대로 바꾸어 드리고 싶은 마음을 내비치신다. 밤 시간 동안 노모님 거동과 동태에 집중하느라 두 부부는 항시 방문을 열어두고 주무신다고 하셨다.

화장실이며 욕실도 사용하시기에 편리하도록 대거 수리를 하시고 마무리 단계에 있었다. 거실에 앉아 계신 노모님께선 인형을 아기처럼 품고 계셨다. 주무실 때도 인형을 꼬옥 안고 주무신다고 한다. 따님 일곱 분이 모두 미국에 계시지만 여섯째 따님이신 김애영 씨와 남편되시는 김진수 씨가 아기가 되어버리신 어머님을 중심으로 모든 일상이 진행된다고 한다. 

대화를 나누는 내내 방문을 받으신 어머님 표정에는 꽃이 핀 듯 좋아하시는 모습이 역력하시다. 마주 잡은 손을 쉽게 놓으려 하지 않으신다. 노모의 손은 내 어머니를 향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불러들이는 힘이 있으셨다. 평범해 보이는 가정일 수도 있겠지만 부부의 눈빛에는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없을까. 선한 일을 베풀 대상을 찾아내려는 사랑의 열정과 삶의 본질에 대한 끝없는 추구가 엿보인다. 단순하면서도 예스러움이 살아있다.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내세울 줄을 모르시면서 선한 아름다움에 대한 목마름이 더욱 아름답다.

오후 8시가 되면 침실을 찾으시고 오전 6시 30분이면 어김없이 기상하시며 흐트러짐 없는 규칙 속에서 일상을 보내시고 계셨다. 작은 소홀 조차 찾아보기 힘든 공경으로 모시는 정경 앞에 부끄러움이 인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휠체어에 모신 어머님을 단정하게 비옷으로 여미어 드리고도 우산을 받쳐들고 모셔왔다. 깊은 겨울이면 햇살이 퍼질 즈음에, 무더위가 시작되고부터 이른 아침으로 산책 시간을 앞당기셨다. 아침 식사를 드시고 나면 노모께서 ‘가자’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어디든 나가시고 싶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공원 산책 길을 나들이로 나서게 되면 가끔씩은 손수 휠체어를 밀면서 산책을 즐기신다고 한다.

엄주희 어머님께서는 음력 9월20일이면 만102세가 되신다. 100세가 되시면서부터 기억력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시더니 차츰 말을 잃어가시면서 대화를 피하게 되셨다고. 젊으셨을 땐 IBM. HP에서 13년을 일해 오신 노모께서는 기억에 문제가 있을 뿐 건강은 102세로 믿어지지 않았다. 건강 축복을 누리시는 노모님을 뵈면서 심었기에 거두시는 진리를 새삼 확인하게 되었다. 12명의 손주와 17명의 증손주를 두신 다복이 넘치시는 노모님께서 가만히 귀에 대고 속삭이신다. 말을 잘하지 못하신다며 안타까워하시는 모습에서 사람을 좋아하시는 성품이 엿보여 마음이 따뜻해진다.

세상 정서가 가늠할 수 없도록 훼파되고 유린되면서 원치 않는 참혹함에 서서히 물들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를 낳고 있다. 세상은 정녕 살아갈 만한 곳인지. 분주한 일상에 매몰되어버린 인간애의 실종조차도 자각하기에 지쳐있는 이민자 삶에 한줄기 빛이 스며듦을 감지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세상은 내적 아름다움 보다 겉치레 과시로 인한 허욕이 만연해 있기에 오늘 만나 뵌 가족 사랑을 전해야 할 것 같은 부추김에 마음이 동했던 것이다. 

한 더위 속의 소나기 같은 청량하고 아름다운 나머지 이야기를 이어 다음 주말에도 독자님들과 함께 나눌 예정이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포근한 이야기로 독자님 정서에 사랑의 파장이 전해지면서 한국인 특유의 정이 발산된다면 우리 애틀랜타 한인사회도 살아 볼 만한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소망을 기대해 보면서.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도라빌 주택 뒷마당에 소형 비행기 추락
도라빌 주택 뒷마당에 소형 비행기 추락

28일 오전...탑승자 2명 경상사고비행기 잔해 이웃 주택까지 도라빌 주택가 마당에 소형 비행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다행히 사고 비행기 탑승자 2명 모두 가벼운 부상을 입

뼈 건강에 커피가 더 좋을까, 차가 더 좋을까?
뼈 건강에 커피가 더 좋을까, 차가 더 좋을까?

■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차를 많이 마시는 여성의 골밀도 더 높아커피 하루 5잔 이상은 뼈 건강에 부정적근력운동 하고 금연 및 음주 최소화해야 차와 커피 모두 다양한

[박영권의 CPA코너] 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 - 새로운 세법 풀이 제19편 : 2026년부터 달라지는 비즈니스 식사 및 간식비 공제
[박영권의 CPA코너] 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 - 새로운 세법 풀이 제19편 : 2026년부터 달라지는 비즈니스 식사 및 간식비 공제

박영권 공인회계사 CPA, MBA 2026년부터 사업상 발생되는 식사·간식비 세무 처리가 크게 달라진다. 즉 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 시행에 따

[법률칼럼] RFE가 왜 이렇게 많아졌나

케빈 김 법무사 2025년 이민국 심사 방식 변화, 실전 사례로 본 경고 신호최근 이민 신청자들 사이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은 “요즘은 RFE가 기본”이라는 하소연이다. 과장일까

[애틀랜타 뉴스]  환율 1480월 돌파 원화만 유독 약세,  2026부동산 전망, K 푸드 미국이 1위 시장,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애틀랜타 뉴스] 환율 1480월 돌파 원화만 유독 약세, 2026부동산 전망, K 푸드 미국이 1위 시장,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애슨스 역주행 참사…한인 부부와 태아까지 숨져]애슨스에서 26세 운전자의 역주행 사고로 차량 3대가 연쇄 충돌하며, 마지막 차량에 타고 있던 한인 최순훈씨가 현장에서 숨지고 임신

아프리카계 최대 명절 '콴자(Kwanzaa)' 시작
아프리카계 최대 명절 '콴자(Kwanzaa)' 시작

전통과 공동체 의식 고취 축제'키나라' 촛대에 7개 촛불 밝혀 크리스마스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인 12월 26일부터 새해 첫날까지, 미국 전역과 애틀랜타 사회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스머나, 은퇴 후 살기 좋은 도시 GA '탑'
스머나, 은퇴 후 살기 좋은 도시 GA '탑'

유에스 뉴스 선정...잔스크릭 2위 스머나가 조지아에서 은퇴 후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됐다.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는 최근 조지아 전역 도시들을 대상으로 2025~26 은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10] 생선가게일기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10] 생선가게일기

윤영범 얼음 속, 줄지어 누워서로의 상처를 덮어주고 있었다넘은 파도 수만큼 돋아난비늘을 곱게 두르고어느 찬란한 바닷속에서사랑을 하고,이별을 하고방황을 했을 그 심해의수 온을기억하면

[행복한 아침]  준비하는 마음

김 정자(시인 수필가)                                새해를 앞둔 세밑이다. 옷 깃을 여미게 하는 차갑고 건조한 겨울 바람으로 하여 비움으로 곧추선 나 목

29~30일 '혼잡'...새해 전후는 '한산'
29~30일 '혼잡'...새해 전후는 '한산'

▪연말연시 조지아 교통량 전망   성탄절 이후 연말연시 기간 동안 모두 340만명 이상의 조지아 주민들이 자동차를 이용해 여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전미자동차협회(AAA)는 26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