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자발적 사직자 수 역대 최대
조지아 8월 4.2%, 전국 2번째로 높아
급여, 재택, 유연한 근로시간 등 중요해
미노동부(DOL)에 따르면 노동시장에서 자발적 사직자 수는 지난 8월 430만명이며, 9월 440만명으로 정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12월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 자발적 사직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일각에서는 대공황에 빗대 대사퇴(The Great Resignation)라는 용어로 표현하고 있다.
역대 최고로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그만 뒀지만 또한 많은 사람들이 다시 고용시장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더 높은 급여의 직장으로 이동하거나 직업을 바꾸기도 한다.
현재 고용시장은 활발하며, 전체 근로자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팬데믹 초기에 일을 그만둔 많은 사람들 중 일부는 아직 복귀하지 않고 있다. 채용 지원서는 등록하지만 잡 인터뷰에는 나타나지 않는 일명 ‘고스트(ghost)’가 많다. 조지아를 포함한 많은 주의 노동시장 통계에 따르면, 구직자보다 일자리가 더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조지아주립대 사회학자인 캐티 L.아코스타 교수는 이를 고용주와 근로자간의 역학관계를 깨트리는 ‘대 균열(The Great Rift)’이라고 말하며, 코로나19 팬데믹이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지금, 많은 사람들의 일에 대한 생각이 확실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전국 직장인들의 사퇴가 최고 수준을 기록한 늦여름, 조지아에서는 8월 취업자의 4.2%가 퇴직했다. 켄터키 주를 제외하고 미 전역에서 최고 수준이었다. 9월에는 3.7%(16만8,000명)로 조금 감소했으나 미 전역에서 9번째로 퇴직률이 높게 나타났다.
직장을 떠났던 많은 이들이 돌아왔으나 일부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현재 조지아주의 노동인구(구직자 포함)는 팬데믹 이전보다 6만1,459명 감소했다.
새 직원을 구하기가 힘들어진 고용주들은 급여 인상, 유연한 근무시간, 직업교육, 학자금 지원 등을 제공했다. 지난 7~9월 동안 미 전체 근로자 임금은 전년 대비 평균 4.2% 증가해 30년만에 가장 급격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팬데믹 이후 사람들의 직업과 일에 대한 생각이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는 실용적인 면, 재정적인 면뿐 아니라 심리적인 면들이 작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들과 보육시설들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문을 닫으면서 많은 부모들의 자녀보육 부담이 가중됐다. 현재 학교와 시설들은 다시 문을 열었지만 부모들은 취업이나 직업 종류 등의 선택을 고민하게 됐다. 일부 부모는 취업을 포기하거나 재택 근무나 유연한 근무시간을 제공하는 일자리를 찾아 이직하고 있다.
팬데믹은 여러 가지 면에서 삶에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일선 근로자들은 감염 등의 건강을 걱정하고 재택근무자는 고립과 뉴테크날러지에 적응 등을 걱정한다. 자녀, 배우자, 연세든 부모, 아픈 사람 등 보살피고 신경 써야 할 사람들이 늘어났다. 모든 사람들이 질병 감염과 정치적 사회적 불확실성 등으로 스트레스를 더 받고 있다.
조지아대학(UGA)의 심리학자 말리사 클락은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은 변화를 만들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취업을 망설이게 하는 원인 중 하나는 개인의 재정 상태가 될 수 있다.
팬데믹으로 인한 연방정부의 전례없는 조치로 실업 수당이 증가해 실업자들에게 많은 금전적 지원이 이루어졌다. 근로자들도 여러 번의 경기부양지원금을 받았으며, 연방 아동수당 금액이 증가했다. 그 결과 국민들의 저축액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높아졌으며 취업이나 직장을 선택할 때 더 많은 자유를 부여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노스하이랜드의 디렉터 알렉스 봄벡은 “일종의 대각성(Great Awakening)이 일어났다. 사람들이 이 일이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인지 자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선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