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수필] 하늘 열리는가, 맑은 영혼 사람아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9-21 09:12:04

수필,박경자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박경자(숙명여대 미주총회장)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 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시인   윤동주]

 

“언니야 죽지 마.” 

난 아직 너를 보낼수 없어. 두살 위인 우린 쌍둥이처럼 그리움도 미움도 함께 했었지. 

기차도 볼 수 없는 첩첩산중에서 그저 밤하늘 별들을 바라보며 살았었지. 

내가 초등학교 일학년때 시골 원두막에서 수박, 참외를 깨 먹으며 “언니야, 난 커서는 미국에 가서 살래” 하자 “야! 이 시골에서 태어나 어떻게 미국을 가니” “비행기 타면 가지”하더라며 웃었다. 

내 언니의  마지막이란 부음 소식을 듣고 나는 괴로워했다. 유난히 미모의 그녀, 시골에서 그 많은 일들 속에서도 손이 미워진다고 빗자루도 들지 않았다. 그런  언니가  대학 시절 어느 날 “오늘  너에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  소개해 줄게.” 

그날  언니의 좋아하는 그 사람을 만나고 언니의 일생이  왜 한눈에 보였을까.

알 수 없는 태풍이 불기 직전처럼 기쁨보다는 ‘듀노이의 비가’ 처럼 가슴이 소용돌이쳤다. 그녀의 선택인데  왜 내가 그토록 충격과 격정, 알 수 없는 직관이 소용돌이쳤나. 

고통과 피나는 인내를 쏟아내야하는 ‘하늘 여는 빗소리’가 들렸다. 

언니는 결혼 후 성남 판자촌에서 교회를 하면서 머리를 몽땅 걷어 올리고 남루한 작업복에 교회 사모로  살고 있을 때, 가끔 찾아가보면  판자 집에 철없는 삼남매는 방 하나에서 뒹굴며  살았다. 

라면에 누룽지를 넣어 끓여서 먹으며 살았고 냉장고는 텅텅 비어 있었고 남자들만 넷에 형편이 여의치 않아 옥수수 죽을 끓여 먹으며 가난한 판자촌 교회를 섬기고 있었다.

철없는 나는 “언니  괜찮아?” 묻는 나에게 “내영혼이 은혜 속에 사니까”하며 웃었다.

가끔 가서보면 울고 돌아왔던  그녀의 남다른 가난한 목회자 아내 모습--

그 뒤 난 남편의 직장 따라 고국을 떠났다. 어렵게  어린이집도 운영하며 살던 그녀가 미국행을 서둘러 샌프란시스코에서 다시 작은 교회를 하고 있었다.

쉽지 않은 이민 목회, 냉장고는 텅텅 비어 있었고  생활이 안 돼 일본 식당에서 밤일을 하고 있었다. 

언니는 내가 고국에 돌아오지 않는 한이 쌓여 미국행을 했다고 했다. 

목사님이 중풍으로 눕게 되었고 20년을 넘게 소대변을 받아내는 어려움까지  겪으며 살아왔다. 

몇 년 전 목사님은 소천하셨고, 전 존재를 던져 살아온 하늘 열리는 빗소리가 언니의 얼마 남지않는 부음 소식에 단지 아름다울 수만은 없는  그녀의 고통과 아픔의 한 생이 왜 내게는 이렇게 좌절과 고통인지.

철없던 우리 그 소녀시절,   내가 선과 악을 종교를 넘어 고통의 마지막 생을 바라보는  내 가슴이 무너진다. 

난 너를 아직 보낼 수 없어. 언니야! 한 여인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전 존재를 내던져 살아 온 그녀, 전 존재를 바쳐서, 다 바쳐야하는 하늘의 부르심, 그 소리는 무엇을 의미하는 지 나는 아직 모른다.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나--’ 성당에서 죽음을 알리는  그 종소리도 난 아직 듣고 싶지 않다. 

자신의 가난의 삶, 고뇌를 한번도 털어놓지 못하고 살아온  마지막 죽음 앞에 왜 난 분노를 느끼는지 모른다. 죽음은 그녀의 것 만은 아니란걸 나도 안다.

 

언니야

‘오늘은 나

내일은 너’

이별과 죽음 -

아직 철이 덜 든 탓일까

너와 나

그 어린 시절 원두막에서

미국가서 살자던 그 약속

왜 좀 더 기다려 주지 못했나

솔숲이 좋다던  우리집에서

그날의 소녀 시절로 돌아가

우리의 푸른 꿈은 가버렸지만

사랑으로 함께하지 못한

그 한의 세월 웃으며 웃으며

우리 소녀 시절 그 꿈을

꽃 피우려했는데

조금의 시간도 우릴 기다려 주지 않나봐

언니야 , 얼마 전 하고 싶은 일은 뭔데? 묻자

응 , LA는 홈리스가 많아--

계란을 하루에 몇백개 삼아서

그들에게

“주린배를 채워 주고 싶어” 하던 말

“맑고 선한 세상, 그미래는 우리 손에 달렸지” 하던 그 말

내게준 마지막 유언으로 내 가슴에 간직할께--

천국에 가서는 그토록 어려운 목사 아내는 안 할꺼지---

널 어떻게 내가 보내---

“사랑해, 사랑해 언니야” 

난  그 말 뿐이다.

 

 

 

댓글 0개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한국학교, 개교 46주년 기념 운동회 개최
애틀랜타한국학교, 개교 46주년 기념 운동회 개최

개교 기념식과 운동회 함께 열어 애틀랜타 한국학교(교장 고은양, 이사장 최주환)는 지난달 31일(토) 둘루스 래드포드중학교 체육관에서 개교 46주년 기념식과 제29회 운동회를 개최

내일 중간선거...사전투표자 282만명 역대 최다
내일 중간선거...사전투표자 282만명 역대 최다

활동 유권자 37.5% 이미 투표 마쳐사전투표 민주당 지지층 결집 보여공화당 전통적으로 본투표에 강해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난 3주 동안 진행된 사전 투표에서 역대 최다 기록을

조지아 한인 노년층 5명 중 1명 ‘빈곤’
조지아 한인 노년층 5명 중 1명 ‘빈곤’

▪2025 ACS GA 한인인구 분석II18~34세 젊은층 성비불균형 심각한국 출생자 증 절반만 시민권 취득   조지아 한인인구가  처음으로 1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주택소유비율은

[법률칼럼] 취업허가 갱신 접수증, 계속 일해도 된다는 보증서는 아니다

케빈 김 법무사 “만료 전에 갱신했으니 계속 일해도 되는 것 아닌가요.” 취업허가증을 갱신하는 이민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다. 신청서를 제때 제출했고 접수증까지 받았다면 자신의 의

코윈 애틀랜타, 청소년 약물 예방 및 정신건강 세미나 개최
코윈 애틀랜타, 청소년 약물 예방 및 정신건강 세미나 개최

의료·법률 전문가와 현직 경찰 수사관 참여청소년 약물 문제▪법적 책임, 현장경험 공유11월 7일 오후 2시, 둘루스 그레이홀 개최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 애틀랜타 지회(

조지아주, 중간선거 사전투표자 신기록
조지아주, 중간선거 사전투표자 신기록

29일 오후 2022년 투표 기록 넘어서30일까지 사전투표자 270만명 이상 조지아주가 사전 현장 투표 기간을 하루 남겨둔 상황에서 2022년 중간선거 당시의 사전 현장 투표 기록

귀넷 경찰, '할로윈 데이' 아이 안전수칙 발표
귀넷 경찰, '할로윈 데이' 아이 안전수칙 발표

밝은 의상 착용, 손전등 등 광원 지참 꼬마 악마, 마녀, 좀비, 뱀파이어 분장을 한 아이들이 토요일 밤 귀넷 카운티 주택가를 누빌 예정인 가운데, 카운티 경찰이 학부모들에게 아이

[행복한 아침] 오른 손, 왼 손의 도움닫기

김 정자(시인 수필가)    도마질에 심하게 열중한 것도 아닌데 손가락에 아주 가볍게 칼날이 스치고 지나갔다. 얼른 지혈을 하고 반창고를 바르고 고무장갑을 끼고 나머지 조리과정까지

애팔래치고 총격범 가석방 없는 종신형 확정
애팔래치고 총격범 가석방 없는 종신형 확정

조지아 대법원 상고 기각 조지아주 대법원이 애팔래치 고교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인 콜트 그레이의 새로운 형량 선고를 위한 상고를 기각했다.법원 문서에 따르면, 그레이가 요청한 새로

애틀랜타 공항, 결항·지연 적은 '톱5' 우수 공항
애틀랜타 공항, 결항·지연 적은 '톱5' 우수 공항

취소율 1.24%, 심각한 지연 1.25% 애틀랜타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을 보유하고 있지만, 새로운 조사 결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공항 중 하나이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컨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