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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접종 거부, 하나님의 뜻?

지역뉴스 | | 2019-04-20 18:18:28

예방접종거부,백신,홍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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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정 종교 일부교도들 

“자유침해”거부 입장

  부작용·음모론 등

 ‘백신 괴담’영향 탓도

  종교적 이유로 면제

  불허 분위기 확산 추세

19년 전 소멸됐던 홍역이 뉴욕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급격히 확산하자 전염병에 대비한 백신 예방접종을 놓고 종교인들에게 따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전국적인 홍역 발생지가 유독 특정 종교인 밀집 지역에 몰려 있는데다가 뉴욕시의 경우 최대 1,000달러까지 벌금을 부과하겠다며 강제 백신접종까지 명령했지만 여전히 신념을 굽히지 않는 종교인들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예방접종 의무화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또 다른 한편에서는 종교적 이유의 예방접종 면제권이 남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방접종을 둘러싼 종교적 사유 논란을 짚어본다. 

예방접종 주도도 반대도 성직자

미국에서는 매사추세츠가 1855년 취학연령 아동들의 예방접종을 가장 먼저 의무화했다. 당시 지역사회에 영향력이 컸던 코튼 매서 목사가 200여명의 성도들과 함께 단체로 천연두 예방접종을 받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타주에서도 속속 예방접종 의무화가 추진됐다.  

예방접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데 목회자들이 앞장섰지만 정작 예방접종에 반대하고 나선 것도 목회자들이었다. 보스턴에서는 목회자들이 예방접종에 반대하는 소사이어티를 구성하고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의사들을 살인미수로 처벌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극과 극의 상황이 연출됐다. 영국의 신학자 에드워드 메시는 ‘천연두는 신이 내린 벌이고 이를 백신으로 막으려는 시도는 악마의 작업’이라고 주장했다. 육체는 신이 주신 선물인데 이물질을 삽입해 신과 인간의 관계 악화와 소통을 방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도 등장했다. 

반면 아이슬란드는 1816년 목회자들에게 성도들의 천연두 예방접종 책임을 지우고 접종기록을 보관하도록 했고 스웨덴도 곧바로 유사 법안을 마련했다. 

예방접종 면제 조항과 현황

미 전국 50개 주정부가 예방접종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주정부에 따라서는 의료적인 이유, 종교적인 이유, 개인적인 신념 등에 한해 면제해주기도 한다. 

의료적인 이유는 앨러지 반응 등 백신 부작용을 경험했거나 면역체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 등으로 접종을 피해야 하는 경우에 해당되는 것으로 전국 50개 주가 모두 허용한다. 전국 주의회 컨퍼런스(NCSL) 자료에는 개인적 또는 도덕적 신념을 이유로 예방접종을 거부할 수 있는 곳은 총 17개 주다. 또한 종교적인 이유로 예방접종을 면제 받을 수 있는 곳은 47개 주이며 캘리포니아, 미시시피, 웨스트버지니아 등 3개 주만 종교와 상관없이 무조건 예방접종이 필수다. 

예방접종 금지하는 종교는?

낙태를 반대하는 가톨릭은 풍진 등 일부 예방백신에 대해 부분적인 거부 입장을 취한다. 1960년대 낙태아의 태내 조직으로 백신을 개발했다는 것이 거부 이유다. 

바티칸에서는 생명 존중 차원에서 더 이상 도덕적인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대체 백신이 나올 때까지만 부득이 허용한 상태다. 

이슬람원리주의에 속한 일부 교도들은 종교적인 이유보다는 중동 지역에서 이슬람을 몰아내려는 술책이라는 정치적, 사회적인 이유로 소아마비 예방백신을 거부하고 있다. 

일부 보수 기독교 그룹도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등 성관계로 전염되는 질병에 대한 예방접종은 자칫 문란한 성 문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한다. 

‘크라이스트 퍼스트 처치’와 ‘크리스천 사이언스’ 등은 의학적 치료를 거부하고 오직 기도로만 치유함을 받을 수 있다며 예방접종이 필요 없다고 믿는다. 반면 수혈을 금지하는 여호와의 증인은 1931년부터 1952년까지 예방접종을 금지했었지만 현재는 각자의 자율 결정에 맡기도록 입장을 바꿨다.  

정통 유대교도 예방접종을 종교적인 의무로 받아들인다. 유대인학교인 예시바 재학생의 예방접종률도 96%로 높다. 때문에 이번 뉴욕 일원의 홍역 비상사태도 종교보다는 근거 없는 부작용과 음모론을 둘러싼 ‘백신 괴담’의 영향으로 개인적인 신념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종교적 이유 남용 방지 필요 

미국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를 근거로 예방접종 면제를 신청하는 비율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부모의 서명만 받으면 간단히 처리되기 때문에 남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개인적, 도덕적 신념에 따른 면제 신청은 오히려 조건과 절차가 까다롭다.

최근 홍역이 확산된 지역마다 특정 종교와 연관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텍사스에서도 반 백신 단체인 케네스 코플랜드 선교회가 주도하는 이글 마운틴 인터내셔널 처치에서 16명이 최근 홍역을 앓았고 노스캐롤라이나도 하레 크리슈나 힌두교 사원에서 21명이 홍역에 걸렸다. 캐나다에서도 같은 현상이 여러 지역에서 발생했다. 뉴욕 사태는 이스라엘에서 홍역이 한창 확산되던 시기에 비예방접종자가 다녀가면서 퍼져 나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종교적 이유로 예방접종을 면제해주는 것이 예방접종을 받는 사람들과 비교할 때 국가의 평등보호 조항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예방접종만큼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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