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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빨간 우체통, 파란 우체통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9-04-03 21:21:13

칼럼,에릭박,우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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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속 울려주는 눈물 젖은 편지, 하얀 종이 위에 곱게 써 내려간 너의 진실 알아내곤 난 그만 울어버렸네" 어니언스의 "편지"라는 추억이 깃든 노래 가사다. 예전엔 편지가 유일한 통신 수단인 적이 있었고 펜팔을 통해 이성 간의 구애를 했고 보낼 곳을 떠올리고 손수 사연을 적어 편지를 써서 설레는 마음으로 편지를 보내면 우편배달부는 먼 곳까지 가서 전했다. 편지를 받은 사람은 봉투를 뜯고 열어보며 정성과 감동을 느꼈으며 우편배달부에 대한 고마움을 느꼈다. 과거엔 우편배달원은 아주 친근하고 낭만적인 직업으로 여겨진 적이 있었다. 애환을 나누며 삶의 풍경을 보게 하는 매개체로서 역할도 했다. 연애편지를 보내 놓고 우편배달원이 답장을 가져다 주기만을 조모 조마 기다리던 것도 아련한 추억이 되었다. 필자도 학창 시절에 하와이에 살던 어느 여성분과 펜팔을 한 적이 있는데 편지를 보내고 바로 답장을 기다리느라 애꿎은 우편함 뚜껑을 매일 열어보는 게 최대 관심사였던 적이 있었고 당시에는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하기도 했다. 

 

미국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정국 소속으로 근무를 할까? Data USA에 따르면 현재 미국 우체국에는 약 497,000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2004년만 해도 70만 명이 넘었지만 컴퓨터와 인터넷 발달로 청구서나 다른 서류들을 온라인으로 처리하게 되면서 계속 감원을 하게 되었고 현재 그 숫자는 약 497,000 명으로 줄었다. 한때는 한국 사람들에게도 좋은 복지혜택과 안정된 직업이라고 소문나서, 인기 직종의 하나였지만 지금은 인기가 많이 시들해졌다. 미국 우편배달부(Letter Carrier)는 전체 328,443 명이며 평균 나이는 46.4세이고, 61%가 남자이며 39%가 여자이다. 아시안 여성도 6.6%나 된다. 우편배달이 얼마나 힘든 직업인지는 일반인들은 별로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특히 여성들의 직업으로써는 매우 힘든 일임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어깨에 매는 우편물 행낭의 무게는 지난 10년 동안 25 파운드에서 35 파운드로 늘어났다고 하는데 고지서의 종류도 많이 생겨났고 광고성 우편이 많이 늘어난 이유일 것이며 그만큼 일의 강도도 세졌을 것이다. 또한 미국서 사라져가는 직업 상위에 포함되어 있고 일하는 환경이 절대로 녹녹치 않음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애틀랜타 날씨가 다른 지역에 비해 온화하다고는 하지만 겨울에 화씨 14도(섭씨 -10도)까지 내려가는 일은 종종 있다. 하의를 4겹 5겹 끼어입는다고 해서 정말 그럴까 했는데 하루 종일 매서운 추위에 노출되니까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여름에 더울 때, 6월 7월 8원 평균 온도가 섭씨 33.61도, 화씨 92.5도인 적도 있었다. 우체부들이 타고 다니는 배달용 차량을 LLV (Long Life Vehicle)라고 부르는데 에어컨 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실내 온도가  화씨 120도 (섭씨 48.8) 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니 열사병 관련 직업(Heatstroke dedicated job)으로 분류되는 것도 당연하다. 어쨌든 날씨가 너무 춥거나, 너무 덥다고 혹은 우박이나 천둥 번개가 몰아친다고 해서 우편배달을 중단한다는 것을 들어본 일이 없다. 어느 우편배달부의 인터뷰를 본 일이 있는데 어떤 사람은 개에 물려서 병원 치료를 한 일이 있으며, 일사병에 의해서 사망한 일, 동상에 걸려서 신체의 한 부분을 절단하는 일도 있으며 대중의 시야에 항상 노출되어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공격을 당하기도 한다고 한다. 육체적 노동을 동반한 극한 직업이라고 표현해도 결코 과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소셜 네트워크나 전자메일을 통한 의사소통이 쉬워지면서 정감이 있는 편지가 살아지고 있고 종이 편지의 질감을 느끼기가 어렵다. 전자매체에 의한 소통은 인간미가 부족하며 기계적인 느낌이 많이 든다. 손 편지를 쓰는 것은 따듯한 감성을 나타내며 진정한 마음을 전할 수 있다. 편지는 보내는 사람이 직접 써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상대방을 많이 생각하게 된다. 더 정성을 쏟을 수 있으며 개성 있는 편지지나 필체에 의해 성격이나 취향도 느낄 수 있고 사람 사는 냄새와 인간미를 더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손 편지는 진심을 전달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족 또는 친구들에게 지금 당장 정성이 담긴 감사나 안부의 편지를 써 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따라 한국의 빨간 우체통, 미국의 파란 우체통에 낭만이 깃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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