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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중도의 귀환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7-03-02 19:57:05

파리드 자카리아,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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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전체에 좌파와 우파의 급진주의 세력이 부상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주지의 사실이다. 세계화를 경멸하는 양 극단의 활성화된 대중주의자들은 미래가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중도(center) 역시 뜨고 있다. 심지어 유럽의 심장부에서도 중도세력이  떠오르는 중이다. 올해 39세로 로스차일드 은행가출신인 에마뉘엘 마크롱의 예를 살펴보자.

그는 프랑스의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시 되는 인물이다. 이제까지 나온 각종 여론조사는 극우 후보인 마린 르 펜이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25%의 득표율로 전체 후보들 가운데 1위를 차지할 것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1차 투표에서 1,2위를 차지한 두 명의 후보가 대권을 놓고 맞붙는 결선투표는 마크롱의 완승으로 끝나리라는 것이 지배적 예상이다.

마크롱은 자유시장과 세계화, 유럽연합과 범대서양연합을 열렬히 지지하는 정치인임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노동조합과 자본주의에 대한 회의론, 미국을 향한 불신이 판치는 프랑스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왜일까?  마크롱은 아웃사이더이고 개혁론자이며 카리스마 넘치는 정치인이다. 이런 특성은 이념적 체크리스트보다 훨씬 중요하다.  

사회과학 연구결과는 유권자들이 일단 후보들과 감정적 차원에서 접속을 이룬 다음 그들의 정책 공약에 동의함으로써 스스로의 판단을 합리화 하려든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빌과 힐러리 클린턴의 정치이념에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미국의 중도파 유권자들은 감정적 차원에서 빌에게 끌린 반면 힐러리에 대해서는 무감각했다. 유럽인과 미국인들은 서구의 경제와 정치가 정체상태에 빠졌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

정체된 시스템에 불만을 가진 이들은 기존질서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부패하고 마비됐으며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마크롱의 캠페인이 유권자들에게 통하는 이유는 충만한 에너지 때문이다.  

그의 신당은 “전진하라!”(On the Move!) 당으로 불리고 있고 선거홍보 책자의 제목은 “혁명”(Revolution)이다.  컬럼비아대학의 마크 릴라 교수는 “어떤 의미에서 마크롱은 마린 르 펜의 멋진 형제”라며 “둘 모두 중요 정당의 붕괴에 위해 형성된 진공상태를 채우고 있다”고 말한다. 유럽 전역에 걸쳐 주요 정당들은 교회와 세속주의 및 자본과 노동 사이의 구태의연한 분리를 대표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마크롱과 그의 운동은 신선하다. 마크롱은 스타트업, 젊은층, 관용, 유연성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 희망을 대표한다. 

우리는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바뀌는 것과 맞먹는 엄청난 정치 변화를 겪고 있으며 대중주의의 발호를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이외의 다른 세력들이나 꿈틀대는 이념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세계는 갈수록 더 긴밀히 연결 지어지고, 다양해지며 관대해진다. 또한 수억 명의 서구인들, 특히 서방 청년들은 그같은 현실을 찬양한다.

마크롱은 변화하는 세계에 조바심을 느끼는 이들에게 호소하는 한편 다양성과 관용 등과 같은 이상(ideal)을 강력히 옹호한다.   그는 고립된 현상이 아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지지율 하락으로 인해 많은 일들이 발생한 독일을 생각해 보라.

메르켈은 10년 이상 권좌를 유지했다. 권불십년이라고 이 시점에 이른 서방 지도자들은 대부분 열렬한 지지를 유지하지 못했다.  마가렛 대처, 토미 블레어와 헬무트 콜은 모두 집권 10년차로 접어들면서 지지율 급강하를 목격했다. 메르켈의 최대 경쟁자는 출판업자 출신으로 그녀보다 더욱 강력한 유럽통합주의자이자 세계주의자인 마르틴 슐츠다.

랄라 교수는 “지금의 정치질서는 엉망”이라며 “자체적인 정리과정을 거쳐 세계화를 편안하게 느끼는 사람들과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축으로 새로운 구분이 생겨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세계화를 긍정적 힘으로 간주하는 중도파는 최근 수십년간 대규모 이민이 초래한 문화적 분리(dislocation)의 중요성을 이해해야 한다. 증도는 승리할 수 있다. 유럽은 유럽연합(EU)과 경제통합, 대서양동맹과 서구적 가치를 저버린 좌익 민족주의의 길로 가차 없이 내닫고 있다.

그러나 많은 것이 서구의 전략적, 이념??개념을 만들어낸 미국에 달려 있다. 지난 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유럽의 한 고위 지도자는 “미국 고위 관리들의 거듭된 무마 발언에도 불구하고 회의참석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백악관이 프랑스 대선에서 르 펜을 당선시키고 독일 총선에서 메르켈을 떨어뜨리려 시도 중인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게다가 유럽연합을 약화시키고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것과 관련한 스티븐 배넌의 현기증 나는 발언도 나온 상태다.  만약 미국이 핵심적 서방기구와 이상의 파괴를 독려한다면 서구는 와해될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외부 위협에 의한 문명쇠퇴 스토리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자해로 인한 치명적 상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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