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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만 칼럼] ‘무지의 벽’세우기〈Building a Wall of Ignorance〉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7-02-13 18:49:18

폴크루그만,칼럼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트럼프-푸틴 정권이 들어선 이후 얼마 안 지났지만 그동안 발생한 재앙은 일일이 기록하기 힘들 정도다.  취임식 군중이 당혹스러울 정도로 적은 데 대해 대통령이 분노발작을 일으킨 사실을 떠올려보라. 하지만 이젠 그마저 아득한 옛 일처럼 보인다.  난민 금지를 둘러싼 아우성에 곧바로 묻히긴 했지만 지난 1월 26일 국내외 언론매체를 뜨겁게 달구었던 뉴스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자. 

어처구니없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는 통에 기억을 할지 못할지 모르겠지만 그날 백악관은 멕시코에 대해 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다. 그러나 관세부과가 아니라 공화당 주도의 연방하원이 제안한 세제개혁안에 관해 거론한 것이었을 뿐이라는 입장을 취하더니 지금은 그 문제를 아예 내려놓았다.  관세를 둘러싼 백안관의 횡설수설은 그 심각성의 정도로 볼 때 난민들에게, 그것도 유대인 대학살 추모일에, 대문의 빗장을 걸어버린 악의적인 결정에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러나 관세논란은 난장판인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미 뚜렷이 드러나고 있는 기능장애와 신뢰배반이라는 패턴을 뚜렷이 보여준다. 관세 스토리는 요즘 들어 발생한 다른 많은 일들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불안정한 자아로부터 시작됐다. 

대통령의 선거공약과 달리 멕시코가 쓸모없는 국경장벽 건설비용을 스스로 부담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유권자들은 그를 조롱했다. 그러자 그의 대변인 숀 스파이서가 직접 나서 멕시코 상품에 국경세를 부과해 걷은 세수로 장벽건설 비용을 충당하겠다고 선언했다. 어떻게든 멕시코에게 설치비용을 부담시킬 터이니 더 이상 떠들지 말라는 얘기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이 재빨리 지적했듯 관세는 수출업자가 부담하지 않는다. 약간의 자격요건만 갖추면 관세는 기본적으로 수출업자가 아니라 바이어들의 몫이 된다. 말하자면 멕시코 상품에 대한 관세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다. 결과적으로 멕시코가 아니라 미국이 장벽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게 유일한 문제는 아니다. 미국은 무역정책의 핵심 룰을 정하는 숫한 협정체계의 일부분이다. 우리가 가입한 협정체계의 핵심 룰 가운데 하나는 이전 협상에서 인하한 관세를 일방적으로 인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미국이 아무렇지 않게 룰을 깬다면 혹독한 결과가 따를 수밖에 없다. 상대방의 보복 위험이 예상되는 결과의 전부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모방적 경쟁이다.  우리가 룰을 무시하면 다른 국가들도 그대로 따라서 할 것이다. 결국 전체 무역 시스템은 허물어지기 시작하고 미국의 제조업을 포함해 사방에서 문제가 터져 나올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백악관은 그 길을 갈 것인가? 멕시코산 수입품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스파이서 대변인은 그럴 것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그는 또 “포괄적 세제개혁”을 미국에 무역적자를 안겨주는 국가들의 수입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수단으로 언급했다. 아마도 가변적 국경세를 포함하는 기업세 개혁 발의안에 대한 얘기처럼 들린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세제개혁은 그가 제시하는 효과가 전혀 없다. 멕시코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이 적자를 보고 있는 무역상대국을 표적으로 삼는 것도 아니다. 세제개혁은 교역의 모든 부분에 적용되며 실질적으로 수입품에 대한 세금이 아니다.  공정하게 말해 이는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다. 당연히 그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할 사람들조차 상당수 국가들이 부과하는 부가가치세가 수입을 막고 수출을 지원한다고 믿는다.  스펜서 대변인도 동일한 오해를 반복했다. 사실 부가가치세는 기본적으로 연방판매세로 수입을 장려하거나 막지 않는다.(물론 수입품은 세금을 지불하지만 국내상품도 마찬가지다.)  기업세 수정안은 어떤 점에서 부가가치 과세제도와는 다르면서도 무역에 미치는 영향이 중립적이라는 유사한 측면을 지닌다. 무슨 말인고 하면 멕시코에게 장벽건설비를 지불하게 만들 방법이 전혀 없다는 뜻이다. (일부 기술적인 이야기라 이해가 잘되지 않는다면 내 블로그로 들어가 관련기사들을 세세히 읽어보라.)  그러나 미국 정부는 무역전쟁 선포처럼 들리는 구상을 내놓기에 앞서 올바른 근거를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닐까?

이제 요약을 해보자.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의 바보스런 허풍을 여론의 비웃음으로부터 보호하려 시도하다가 외교적 위기를 초래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트럼프 정권의 실력자들 가운데 경제학의 기본을 이해하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러다가 대변인은 이 모두를 없던 일로 되돌리려 했다.  이 모든 것은 미국의 신뢰성 붕괴라는 보다 큰 맥락 안에서 바라봐야 한다.  

물론 우리 정부가 늘 올바른 일을 해왔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국가건 개인이건 상대방에 대한 약속은 지켜왔다. 

현재는 이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러시아의 침공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약소국들로부터 미국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았다고 생각하는 멕시코 사업가들과 미국을 위한 서비스의 대가로 영주권을 보장받았다고 믿는 이라크 통역자들에 이르기까지 이젠 모두가 그들 역시 트럼프 호텔에서 홀대를 받는 도급업자 취급을 받는 게 아닐까 불안해 한다.  그것은 대단히 큰 손실이다. 그리고 아마도 만회할 수 없는 손실일 것이다.

■폴 크루그만 약력

-예일대 경제학부 졸업 

-MIT 경제학 박사 

-백악관 경제자문위원, 1882~1983년

-전 MIT·프린스턴 대학 경제학·국제학부 교수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

-현 뉴욕시립대 경제학 교수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1999년~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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