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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10년만 버티면 영주권’은 사실일까? 42B 제도의 진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6-08-05 10:03:28

법률칼럼,케빈 김 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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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김 법무사

 

 

미국 이민사회에는 오래전부터 반복되는 말이 있다. “미국에서 10년만 버티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단속이 강화될 때마다 이 이야기는 다시 퍼지고, 최근에는 ICE의 대대적인 단속과 추방재판 증가로 인해 42B라는 제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10년만 지나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말하는 ‘42B’는 정확히는 이민법상 비영주권자를 위한 추방취소(Cancellation of Removal for Certain Nonpermanent Residents) 제도다. 이 제도는 일반적인 영주권 신청 절차와는 전혀 다르다. USCIS에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추방재판을 담당하는 이민법원에서만 심리되는 매우 제한적인 구제 제도다.

가장 큰 오해는 10년 거주만 하면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미국에서 최소 10년 이상 계속 거주한 사실 외에도 여러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그 기간 동안 선량한 품행(Good Moral Character)을 유지해야 하고, 법에서 정한 결격 범죄가 없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인 배우자, 부모 또는 자녀가 신청인의 추방으로 인해 단순한 불편을 넘어 ’예외적이고 극심한 어려움(Exceptional and Extremely Unusual Hardship)’을 겪게 된다는 점까지 입증해야 한다.

이 마지막 요건이 가장 어렵다. 가족이 떨어져 사는 안타까움이나 경제적으로 힘들어진다는 정도만으로는 부족하다. 중대한 질병, 심각한 장애, 특별한 교육적·의학적 사정 등 일반적인 추방 사건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의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객관적인 자료와 증거로 증명해야 한다. 실제로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기각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또 하나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42B는 누구나 원한다고 신청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먼저 추방재판(Removal Proceedings)에 회부되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단순히 미국에서 오래 살았다고 해서 미리 신청하는 제도가 아니며,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판사에게 구제를 요청하는 절차다.

최근 단속이 강화되면서 일부에서는 “차라리 NTA를 받아 추방재판에 들어가면 42B를 신청할 수 있다”는 위험한 조언도 들린다. 하지만 이는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추방재판은 영주권을 받기 위한 지름길이 아니다. 오히려 신청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최종적으로 추방 명령을 받을 위험이 훨씬 커질 수 있다. 재판에 들어간 뒤에는 변호 전략과 증거 준비가 사건의 결과를 좌우하며, 단순히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또한 모든 조건을 충족했다고 해서 반드시 승인되는 것도 아니다. 이민판사는 제출된 증거와 진술, 신청인의 생활기록, 가족관계, 사회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재량으로 최종 결정을 내린다. 따라서 승인 여부는 개인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의 설득력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2026년 현재 미국의 이민정책은 불법체류에 대한 단속과 추방 절차를 지속해서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만큼 추방재판에 회부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으며, 42B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관심이 높아질수록 잘못된 정보도 함께 퍼지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10년만 버티면 영주권이 나온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42B는 장기 체류자 모두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아니라, 매우 엄격한 법적 요건을 충족한 일부 신청인에게만 허용되는 예외적인 구제 제도다.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지 않은 채 인터넷이나 주변의 소문만 믿고 기다리는 것은 오히려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민법은 희망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특히 추방재판과 관련된 사건일수록 정확한 법률 판단과 철저한 증거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근거 없는 기대가 아니라, 현재 자신의 체류 신분과 가족관계, 거주 기간, 범죄기록 여부 등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현실적인 전략을 세우는 일이다. 42B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영주권의 문이 아니라, 매우 좁고 엄격한 조건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구제 수단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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