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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칼럼] 용서의 힘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6-05-28 16:53:31

이용희 목사, 애틀랜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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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희 목사

 

“너의 원수로 인하여 난로의 불을 뜨겁게 지피지 말라. 오히려 그 불이 너 자신을 불태울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말입니다.

분노하는 사람은 그 분노로 인하여 자신을 잃을 것이라는 경고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태우는 분노와 증오, 이것은 용서로만 극복될 수 있습니다. “도둑을 맞거나 모욕을 당하더라도 그 사실을 잊을 수만 있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공자의 말씀입니다. 흔히들 화를 내지 못하는 사람을 바보라고 합니다.

반면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은 '현자'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는 곧 용서의 힘을 뜻합니다. 우리는 이런 현자들의 뜻을 완전히 따르지 못할지라도 생활에서 응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우리의 삶을 보다 가치 있게 바꾸어 나가기 쉬울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님의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까지는 따라가지 못하겠지만, 인생을 끝없는 고통으로 보았던 쇼펜하우어의 “될 수 있는 한 누구에게도 원한을 품지 마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우리의 적들이 우리가 그들에 대한 증오 때문에 위경련을 일으키고 심장마비로 생명까지 위태롭다는 사실을 알면 얼마나 기뻐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원수를 사랑하지는 못해도 우리 자신은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머릿속에서 증오나 고통을 떨쳐내야만 합니다. 그들 때문에 자신의 행복과 건강을 버린다는 것은 실로 어처구니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원수를 용서하고 그것을 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신의 확고부동한 주장과 방침을 세우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당한 모욕이나 그로부터 피어오르는 적개심 따위에 전혀 개의치 않을 것입니다. 이미 나의 확실한 주장과 방침이 있다면 주변의 어처구니없는 말이나 행동을 바람 곁에 떨어지는 낙엽처럼 하찮게 여길 수 있을 것입니다.

게로르규 로나는 비엔나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스웨덴의 웁살라로 피난을 갔습니다. 그는 급히 떠나오느라 돈이 별로 없어서 취직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는 몇 개 외국어에 능통했고 스웨덴어에도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무역 회사에 스웨덴어로 편지를 보내 취업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때가 때인지라 자리가 쉽게 나지 않았습니다. 안타까운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편지를 보낸 회사 중 한 곳에서 인사 담당자의 이름으로 다음과 같은 답장을 받았습니다. “저희 회사는 현재 통역이 필요 없을 뿐 아니라 앞으로 통역이 필요하더라도 당신을 채용할 생각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왜냐하면 당신의 스웨덴어 실력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능숙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당신의 편지를 보니 정말 오자투성이었습니다.” 로나는 다시 그 편지를 읽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습니다. ‘내 편지가 오자투성이라니, 무식한 놈. 자기들이 보낸 답장에도 오자투성이인데 말이야.’ 그는 즉시 그 회사의 인사 담당자에게 보복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스웨덴어 실력을 총동원해서 자신처럼 유능한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처사를 반박하고, 그 때문에 회사의 앞날도 밝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을 정신없이 써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문득 로나의 머릿속에 다음과 같은 자성의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어쩌면 그들의 판단이 옳을지도 몰라. 내 딴에는 스웨덴어에 자신이 있다고 하지만 스웨덴 사람보다 더 잘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 내 편지가 결점투성이였을 수도 있어. 그렇다면 취직을 위해 좀 더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내가 이렇게 화를 낸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는가? 오히려 나의 결점을 지적해준 그 담당자에게 감사하는 것이 예의일 것이다.’ 그리하여 로나는 걷잡을 수 없이 치밀어 오르던 분노를 잡고 용서와 감사의 마음으로 편지를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귀사에서 통역이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친절한 답장까지 보내주신 데 대하여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저의 잘못을 지적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이렇게 편지를 띄운 며칠 뒤, 그 회사에서 로나에게 한번 들러달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리하여 회사를 찾아간 로나는 그토록 원하던 직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의 예의 바른 편지가 인사 담당자를 감동시켰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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