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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부활의 빛둘레에 머물러 있기를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6-04-03 08: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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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정자(시인 수필가)  

 

시멘트 틈 사이를 비집고 꽃을 피운 민들레 한 포기에도 마음이 가는 부활절 절기다. 승용차가 지나가도 무거운 트레일러가 지나가도 노란 꽃은 봄 바람에 하늘거린다. 길 가에 핀  작은 풀잎 하나 마저도 예사로이 보이지 않는다. 고요한 새벽에 부활하신 주님은 부활의 성취를 우리네 인생들에게 보여주시기 위하여 이 땅에 오신 것이었다. 죽은 듯 했던 나무 등걸도 어느 새 피어 버린 눈부신 꽃잎의 변신 앞에 썩어지는 밀알이 되라 하신 말씀이 포개 진다. 밀알이 딱딱한 껍질을 벗고 썩어지는 과정에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과정을 역설적인 생명의 진리 선포를 이루신 것이다. 죽어진 나무 등걸 같은 세상에 꽃이 피어나는 기적을 보라 하신다. 위태로이 남아있는 꽃잎의 소중함이 순종과 소명으로 새삼 새기게 되는 시간 앞에 풀꽃의 위대함을 침묵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한마디 불평도 항거도 없이 스스로 낮아져 봄날이 오면 죽은 듯 누워있던 땅에서 살며시 다시 일어나는 것이 부활이요 거듭남인 것을. 

오랜 투병생활을 이겨 내시고 완치되신 분을 뵙게 때면 먼저 그 분의 절대적인 깊은 믿음과 인고의 시간을 보내신 시간들이 존경의 마음으로 우러르게 된다. 일상 가운데에서 발견되는  부활의 실체를 만난 것 같은 기쁨의 원천과 마주하게 되는 감명과 새로운 소망이 깃든 삶을 향해 힘찬 응원의 박수와 함께 새롭게 주어진 삶의 시간들을 위해 기도를 올려드리게 된다. 절망적 상황에서 삭풍을 견딘 결과의 보상을 받으시기에 충분한 삶을 살아오셨음을 입증하셨기 때문이다. 가녀린 들 꽃이며, 바람 흙, 공기를 통해서도 생명력과 부활의 기적을 확인하게 되는 살아있는 체험을 만들어 오셨음에 감동과 감사의 보은을 오롯이 전해드리고 싶어 진다. 창조주께서 허락하신 강력한 생명 에너지의 섭리 가운데 회복과 소망을 통해 부활의 핵심적 의미를 붙들고 다시 일어나신 신앙의 힘이 새로운 삶의 시작을 얻게 된 것이라 믿음 하게 된다. 

부활절 카톡 안부가 시작되었다. 신앙고백과 같은 글이 오르기도 하고 상투적 계절 인사처럼 오르는 글까지 다양하다. 우정과 신의로 가득한 글을 보내온 분도 계셨다. 이러한 작은 움직임이 시작되는 부활절이면 일상 속의 부활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를 만나게 된다. 거창한 기적보다 절망적인 현실로 나태해진 일상에서 다시금 하루들을 의미 있게 살아가는 자체가 부활임을 묵상 가운데 얻게 된다.   

옛날 한 성자가 있었다. 제자들에게 ‘새벽이 밝아 온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주었다. 제자 중 ‘동창이 밝아 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라는 대답에 아니라고 했다. 다시 다른 제자가 ‘창문을 열고 내다보면 사물의 형체와 나무와 꽃이 보이기 시작하면 알 수 있습니다’ 라는 대답에도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러면 스승께서는 어떻게 알 수 있으십니까’ 하고 물었다. 스승은 대답했다. ‘너희가 눈을 뜨고 밖을 내다보았을 때 모든 사람이  형제로 보이면 그 때 비로소 새 날이 밝아온 것이라는 대답을 들려주었다고 한다. 이 글을 대하면서 지금의 세상은 부활절의 깊은 뜻을 전하는 빛둘레에서 많이 벗어난 지경을 보게 된다. 스스로를 돌아보았을 때도, 주님의 뜻에 빗나간 시간을 보낸 적이 많았음을 고해드리게 된다. 

빛 되신 주님의 빛 둘레 반경 안에서, 오로지 은혜 안에서 비로소 참된 평안과 경배가 이루어짐을 고백드릴 수 밖에 없음이다. 세상의 빛으로 오시여 어둠을 밝히신 그 분의 빛둘레는 감히 함부로 범할 수 없는 영광의 영역이다. 부활의 영광과 임재를 묵상하며 주님 인도하심 따라 살아가는 믿음의 중심을 바로 세우며 가다듬는 계기로 삼아야 할 부활절 아침이 되어 지기를 간절한 엎드림으로 올려드린다. 이러함이 봉헌이요 예배가 아닐까. 하는 심정으로. 

주님의 자녀라는 믿음을 품고 세상을 살아가려 하지만  세상은 사막으로 만나지기도 하고 때로는 스스로 무덤을 만들기도 한다. 불안으로부터 격리되기를 기도하면서도 선과 진리의 길에는 소홀하고 미흡한 곁길을 걷기도 했었고 때로는 사람 냄새를 풍기기도 하고, 이기적죄인의 모습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이렇듯 나약한 모습이긴 했지만 부활의 소망마저 외면한다면 얼마나 어리석고 안타까운, 부질없는 생이 될 것인가. 작고 소박한 남은 삶의 쉼터에서 간곡한 바램을 올려 드린다. 부활하신 주님을 뵙기 위해 무덤으로, 엠마오로, 갈릴리로 달려갔던 그 길로 부디 남은 날들을 이끌어 주시기를, 주님 부르시는 그 날까지 부활의 빛둘레에 머물러 있기를 소망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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