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수필] 등 돌린 인연이 남겨준 것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6-02-02 10:48:11

수필,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등 돌린 인연이 남겨준 것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알고 보니 참 좋은 분이네요.” 

몇 달 전에 알게 된 지인이 어느 날 대화 중에 툭 던진 말이었다. 누군가에게서 들었던 말만 믿고서 그동안 나를 잘못 알고 있었다는 고백이었다. 그 ‘누군가’ 가 누구인지 굳이 묻지 않아도 언뜻 뇌리를 스치는 얼굴이 있었다. 

어느 날 카페에 들어서면서 여럿이 담소하는 자리를 지나친 적이 있다, 그 중에 잘 아는 얼굴이 있어 서로 반갑게 인사를 건넸는데, 순식간에 좌중의 표정이 차갑게 굳어버리는 것을 느꼈다. “왜들 저러지?” 그 상황이 하도 이상해서 한동안 의아했던 적이 있다. 예감은 적중했다. 그 ‘누군가’는 바로 그 사람이었다. 

내가 믿었던 사람이 내 뒤에서 험담한 것을 알고 나니 한동안 마음이 암울했다. 혹여 남에게 나의 진정성을 보이지 못한 것이 어쩌면 내 불찰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나름대로 그 까닭을 알아내고 싶었다. 인생지사에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 스스로 다독이려 했지만, 생각을 하면 할수록 기분이 언짢았다. 여전히 내 앞에서 보여주는 그 미소가 가면이라는 생각에 마주칠 때마다 생기는 불신감은 바늘처럼 가슴에 박혔고, 결국 그와의 인연을 더는 이어갈 수 없었다. 

인간관계에서 낭패감을 경험할 때면 늘 떠올리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오래전 TV 프로에서 보았던 어느 부부의 영화 같은 실화다. 평화롭던 외갓집, 잠자던 할머니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어둠 속에서 범인을 언뜻 보았다는 어린 손녀가 이모부 테드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테드는 결백을 주장했지만, 안타깝게도 그에게는 알리바이를 증명할 방도가 없었다. 세상 모두가 그를 살인자라 믿을 때, 유일하게 그의 무고함을 믿어준 사람은 아내 메리뿐이었다.

메리는 진범을 밝히기 위해 사립탐정 공부를 시작했다. 자격증을 따고 사건 현장을 샅샅이 뒤진 끝에, 사건 당시 근처에 살았던 아동 성범죄 전과자를 진범으로 의심하게 된다. 추적 끝에 그가 현재는 다른 죄로 교도소에 수감 중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는데, 기묘하게도 그곳은 남편 테드가 복역 중인 곳이었다. 메리는 남편을 통해 그 남자의 담배꽁초를 입수했고, DNA 검사 결과 그것은 8년 전 사건 현장의 증거물과 정확히 일치했다. 한 사람의 굳건한 믿음이 8년 만에 진실을 건져 올린 기적이었다. 

심리학자 브레네이 브라운은 “완전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누군가를 완전히 믿는 것은 가능하다.”고 했다. 맞다. 누군가를 향한 나의 믿음은 상대가 완벽한 사람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서 비롯되는 나의 결정이다. 남의 마음 속 믿음을 내가 어찌할 도리는 없겠다는 마음에서 그에게서 등을 돌리기로 했다.

등 돌린 인연에서 얻은 교훈 덕분에 오히려 내 곁을 지키는 소중한 사람들의 마음이 선명하게 보인다. 내 믿음 안에 머물러준 그들 덕분에 나는 외롭지 않았고 고단한 일상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내 곁에서 소리 없는 믿음을 주는 이들, 내 삶에 든든한 바람벽이 되어주는 가족과 어려운 일을 제 일처럼 걱정해 주는 오랜 벗들, 그들은 내가 외로움에 함몰되지 않게 붙잡아주는 닻 같은 존재들이다. 

살다 보면 오해나 차가운 시선을 마주할 때가 있다. 하지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로 스스로를 괴롭히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는 그들의 몫이고, 내가 누구를 믿고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는 온전히 나의 선택이다. 억울한 누명을 쓴 남편을 끝까지 지켜낸 메리의 믿음처럼, 나 또한 내 곁의 소중한 이들에게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되고 싶다. 

훗날 누군가 나를 떠올렸을 때 '참 믿음직한 뿌리 같은 사람'이었다고 기억될 수 있도록 오늘 하루도 내 마음의 결을 정성껏 다듬어 본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GA 400 맥기니스 페리 로드 인터체인지 개통
GA 400 맥기니스 페리 로드 인터체인지 개통

고질적 교통체증 해소 전망 포사이스 카운티의 고질적인 교통 체증이 해소될 전망이다. 수차례의 지연 끝에 조지아 400번 도로(GA 400)의 새로운 맥기니스 페리 로드의 인터체인지

귀넷 한인학생 2명 사관학교 진학
귀넷 한인학생 2명 사관학교 진학

알렉산더 리, 육군사관학교제니 리, 해군사관학교 입학 귀넷 카운티 출신의 한인 고등학생 2명이 미 연방 사관학교에 최종 합격하며 군 장교의 길을 걷게 됐다. 앤드류 클라이드(공화·

허드슨테일러대 동문회 '모교에 장학금' 전달
허드슨테일러대 동문회 '모교에 장학금' 전달

26일 동문회 장석민 총장에 전달3개 석사과정 승인, 가을부터 교육   허드슨테일러대학교(윤석준 이사장, 장석민 총장) 동문들이 모교에 장학금을 전달했다. 6월 26일, 허드슨테일

한국전쟁 76주년 행사 "잊지않겠습니다"
한국전쟁 76주년 행사 "잊지않겠습니다"

한미 양국 참전용사 다수 참석참전용사 희생과 헌신에 감사 6.25 한국전쟁 76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미남부지회(회장 장경섭)는 25일 오후 5시 로렌스빌 라루체 시어터에

[행복한 아침] 바램과 포기 미학

김 정자(시인 수필가)   AI 분야의 석학 므리난크는 미국에서 최대 화제의 기업중 하나인 엔트로픽의 AI 안전 책임자였다. 그러던 그가 최근 영국으로 시 공부를 하기 위해 회사를

귀넷 쓰레기 처리 13개 도시와 통합관리
귀넷 쓰레기 처리 13개 도시와 통합관리

향후 10년 내다보는 관리계획 수립 귀넷 카운티와 관내 13개 도시가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대규모 쓰레기 및 고형 폐기물 관리 계획 수립에 나섰다. 이번 계획은 급증하는 인구와

PCB Bank 제 9 회 장학생 시상식 개최
PCB Bank 제 9 회 장학생 시상식 개최

41명에게 3000달러씩 지급 PCB Bank(행장 헨리 김)가 6 월 25 일(목요일) 제 9 회 장학금 수여식을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총 41 명의 대학 진학 예정 고등학생들에

“멋진 단풍놀이 다녀오세요” 한인회에 성금
“멋진 단풍놀이 다녀오세요” 한인회에 성금

큐사랑 케이 김 대표 5천 달러 기부 큐사랑의 케이 김(Kay Kim) 대표는 지난 24일 애틀랜타한인회(회장 박은석)에 다가오는 가을, 한인 동포들이 즐거운 단풍놀이를 다녀올 수

〈한인마트정보〉무더위엔 ‘신토불이’…한국산 과일∙야채 ‘풍성’
〈한인마트정보〉무더위엔 ‘신토불이’…한국산 과일∙야채 ‘풍성’

남대문마켓정육코너에서는 뼈없는 아롱사태 WHOLE LB 5.49, 소꼬리 LB 10.99, 소통갈비 LB 3.99, 자른 닭날개 (SMALL), FAMILY LB 1.99, 돼지갈

그레이스 오 한인회 이사, 김정환씨에 연대 후원
그레이스 오 한인회 이사, 김정환씨에 연대 후원

생필품, 건강식품, 베이글 후원 지난 6월 13일 애틀랜타 한인회(회장 박은석, 이사장 강신범)가 화재 피해를 입은 김정환 씨 지원 소식을 전한 이후 한인사회의 따뜻한 연대 후원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