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시와 수필] 93세 친정 어머니, 92세 시어머니를 모시고 산 73세 며느리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11-03 10:30:10

박경자, 시와 수필,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박경자 (전 숙명여대 미주총회장)

 

휴스턴에 사는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선배님, 우리 집에 경사 났어요!" "응? 무슨 일인데?"

후배는 설레는 목소리로 "시어머니, 친정 어머니를 우리 집으로 모시기로 했어요"라고 말했다. 노인 한 분 모시기도 힘든 세상에, 두 분을 모시게 되었다는 말에 놀라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더니, 후배는 생각보다 재미있다며 웃었다.

"어머니들이 마치 유치원생들 같아 귀여워요. 병원에 가는 게 좀 힘들뿐, 멀리서 걱정하는 것보다 한결 맘이 가벼워요."

시어머니의 '시'자가 싫어서 시금치도 안 먹는다는 농담이 나오는 세상에, 이 얼마나 아름다운 경사인가.

 

이 아름다운 후배는 나의 숙명여대 영문과 후배인 심지수다. 몇 년 전 휴스턴 폭풍으로 집을 송두리째 잃었던 아픔을 겪었지만, 그녀에게서는 삶에 시달린 흔적도, 가난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가끔 전화를 걸어 예쁜 목소리로 노래도 불러주고 영시도 읽어주는 그녀는 마치 도인과 같다. 도를 통한 사람이 도인이 아니라, 험한 인생길에서 길을 찾아 걸어가는 사람은 누구나 도인이다.

그녀는 물질에 매여 헤매이지도 않고 지나친 행복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하루하루를 하늘로부터 내려받아 먹으며 살아가면 무엇을 더 바라겠느냐며 맑게 웃는다.

스스로 길이 되는 사람

청파동 숙명여대 뒷골목 찻집에서 데이트하던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녀는, 그 흔한 명품 백 하나 갖추지 못했어도 그 자체가 빛난다. 사랑, 그 자체가 되어 걸어가는 사람. 그녀야말로 진정한 하늘 사람이 아닌가.

자신이 사랑 그 자체가 되어 걸어가는 후배의 따뜻한 마음이 뜨겁게 느껴진다. 후배의 전화를 끊고 나는 생각했다. '선배님, 해바라기를 갖고 싶다'는 후배를 위해 오늘은 노오란 물감을 푼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길이 되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 모든 꽃들은 시들어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정호승 시인의 시, 중에서)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GA 400 맥기니스 페리 로드 인터체인지 개통
GA 400 맥기니스 페리 로드 인터체인지 개통

고질적 교통체증 해소 전망 포사이스 카운티의 고질적인 교통 체증이 해소될 전망이다. 수차례의 지연 끝에 조지아 400번 도로(GA 400)의 새로운 맥기니스 페리 로드의 인터체인지

귀넷 한인학생 2명 사관학교 진학
귀넷 한인학생 2명 사관학교 진학

알렉산더 리, 육군사관학교제니 리, 해군사관학교 입학 귀넷 카운티 출신의 한인 고등학생 2명이 미 연방 사관학교에 최종 합격하며 군 장교의 길을 걷게 됐다. 앤드류 클라이드(공화·

허드슨테일러대 동문회 '모교에 장학금' 전달
허드슨테일러대 동문회 '모교에 장학금' 전달

26일 동문회 장석민 총장에 전달3개 석사과정 승인, 가을부터 교육   허드슨테일러대학교(윤석준 이사장, 장석민 총장) 동문들이 모교에 장학금을 전달했다. 6월 26일, 허드슨테일

한국전쟁 76주년 행사 "잊지않겠습니다"
한국전쟁 76주년 행사 "잊지않겠습니다"

한미 양국 참전용사 다수 참석참전용사 희생과 헌신에 감사 6.25 한국전쟁 76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미남부지회(회장 장경섭)는 25일 오후 5시 로렌스빌 라루체 시어터에

[행복한 아침] 바램과 포기 미학

김 정자(시인 수필가)   AI 분야의 석학 므리난크는 미국에서 최대 화제의 기업중 하나인 엔트로픽의 AI 안전 책임자였다. 그러던 그가 최근 영국으로 시 공부를 하기 위해 회사를

귀넷 쓰레기 처리 13개 도시와 통합관리
귀넷 쓰레기 처리 13개 도시와 통합관리

향후 10년 내다보는 관리계획 수립 귀넷 카운티와 관내 13개 도시가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대규모 쓰레기 및 고형 폐기물 관리 계획 수립에 나섰다. 이번 계획은 급증하는 인구와

PCB Bank 제 9 회 장학생 시상식 개최
PCB Bank 제 9 회 장학생 시상식 개최

41명에게 3000달러씩 지급 PCB Bank(행장 헨리 김)가 6 월 25 일(목요일) 제 9 회 장학금 수여식을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총 41 명의 대학 진학 예정 고등학생들에

“멋진 단풍놀이 다녀오세요” 한인회에 성금
“멋진 단풍놀이 다녀오세요” 한인회에 성금

큐사랑 케이 김 대표 5천 달러 기부 큐사랑의 케이 김(Kay Kim) 대표는 지난 24일 애틀랜타한인회(회장 박은석)에 다가오는 가을, 한인 동포들이 즐거운 단풍놀이를 다녀올 수

〈한인마트정보〉무더위엔 ‘신토불이’…한국산 과일∙야채 ‘풍성’
〈한인마트정보〉무더위엔 ‘신토불이’…한국산 과일∙야채 ‘풍성’

남대문마켓정육코너에서는 뼈없는 아롱사태 WHOLE LB 5.49, 소꼬리 LB 10.99, 소통갈비 LB 3.99, 자른 닭날개 (SMALL), FAMILY LB 1.99, 돼지갈

그레이스 오 한인회 이사, 김정환씨에 연대 후원
그레이스 오 한인회 이사, 김정환씨에 연대 후원

생필품, 건강식품, 베이글 후원 지난 6월 13일 애틀랜타 한인회(회장 박은석, 이사장 강신범)가 화재 피해를 입은 김정환 씨 지원 소식을 전한 이후 한인사회의 따뜻한 연대 후원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