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에 앞서
이승하 /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명예교수
1902년 하와이 정책이민으로 시작된 미국 이민이 120년을 넘어선 지금, 현재 200만명이 넘는 한국인이 미국에 살고 있다. 1세기를 넘긴재미교포이민사에서 이들의 예술적역량은 문학에서 두드러진다.
특히 소설분야에서는 여러 뛰어난 작가들이 배출되었다. 강용흘ㆍ김은국(리처드김)ㆍ김용익ㆍ차학경ㆍ김난영ㆍ노라옥자 켈러ㆍ하인즈인 수펜클ㆍ이창래ㆍ이민진 등 훌륭한 작가들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시문학의 경우, 한글로 시를 쓴 시인 중 한국문단에서 언급되는 시인은 고원, 박남수, 마종기 정도에 불과하다. 고원시인은 미주문단에시의 씨를 뿌린 분이지만 한국문단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1952년 등단 이후 다수의 시집을 출판했고, 뉴욕시립대학교의 브루클린대학과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에서 문학을 강의했으며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장직을 맡았다. 1970년 『한국현대시Contemporary Korean Poetry』를 영역해 간행했으며 2006년 『고원문학전집』5권이 한국에서 발간되었다. 박남수 시인은1975년 이민 이후 『서쪽, 그실은 동쪽』(1992),『그리고 그 이후』(1993), 『소로』(1994)등의 시집을 냈지만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마종기 시인은 미주생활의 애환을 많이 노래하다가 영구 귀국을 했다. 이들 세 시인 외에 한글로 시를 써 국내문단에 알려진 시인이 몇이나 될까?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재능과 실력을 갖춘 시인이 많은 만큼, 오늘 발표에서는 개성이 뚜렷한 10명의시인을 골라 이들 시세계의 특성을 짚어본다. 앞으로 한국시 문학사를 기술할 이가 있다면 이들 시인의 역량을 잘 살펴, 한국 시문학에 반드시 편입시켜야 할 것이다.
강화식
태어난 날 혼자 보낸 이는 외로움을 안다
그래서 차창을 마구 두드리는 냉정한 폭우도 반가운 날
갈아탄 검정치마의 ‘기다린 만큼 더’ 노래가 하루 종일 작은 공간을 서성인다
어제 버리고 난 카더가든의 ‘명동콜링’을 다시 꺼내 유혹을 하지만
빗물에 씻겨 여지없이 밀어내고 흘러내린다
죽어도 억울하지 않아서 한 달 내내 귀를 훈련시킨 노래
일생에 못 바꾸는 3가지, 남편, 교회, 헤어스타일
부셔서라도 바꾸고 싶었지만 끝내 바꾸지 못했는데
유난히 소리에만 예민한 소리의 바람둥이일까?
정체성이 흔들릴까 봐 음악도 접고 시도 접고 나를 찾으려 몸부림쳤다
음악이 없었다면 생존 본능을 뒤로한 채 시커먼 세상에서 허우적거리겠지
시가 없었다면 벌써 차가운 땅속에서 박제되어 무한함을 누리고 있겠지
절망의 늪에서 겨우 나와서 우울에 잠금장치를 달던 날
쏟아지는 비가 빗장을 풀려고 한다
몸부림쳐서 걸어 잠가 버리려고 해도 자꾸 풀어진다
할 수 없이 우울과 타협을 해야 한다
우선, 우선 멈춤을 달자고 주문할까?

강화식
서울출생
1985년미국LA이민
2017년조지아주애틀랜타로이주
2007년<미주중앙일보>중앙신인문학상시당선
《문학세계》신인상(수필)
《한국미래문학》신인상(시)
제3회해외풀꽃시인상수상
재미시인협회,미주한국문인협회,고원기념사업회이사
글마루동인,애틀랜타순수문학회회장
애틀랜타연합장로교회부설행복대학문예반(글여울)강사
시집『텔로미어(꿈꾸는시앓이)』
공동시집『물건너에도시인이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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