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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목화야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06-16 08:18:20

박경자, 시와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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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 (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어둔 밤에  따뜻한 하얀 마음  그 신기한 빛을 따라가면

늦가을 씨받이 목화밭이 될것이다.

한개의  초승달이  천 개 만 개로 늘어나는

비구상 구도의 밝은 얼굴 목화야

부드럽고 연한  촉감이  큰 빛을 만드는구나.

 

나는 솜 하나 속옷하나 만들지 못하는

평생을 분주하고 눈치 빠른 짐승이었나

젖은 빗소리  한번에 움츠러드는 살

이악스런  핑계의 식솔은  항상 울어서

드넓은 네 곁에는  갈 시간도 없었구나.

 

이제 나이 좀 들어 생각 해보니

세상의  제일은 따뜻한  마음 하나

그 보드라운 한 것이었네.

내가 항상 기대고 사는 편안한 당신이여

나는 어디서나 욕심 부리기만 했던가

 

 

그보드라운 하얀 불빛이 시든  목화밭이라니!

당신 이름 부르면  부끄럽기만  하구나

목화야 너를 만난 인연의 축복으로 여기 살수 있겠냐

나는 왜이리도 춥고 어둡기만 했느냐--

전설처럼 이제는 두다리  뻗어 내리고 

오늘은 구수한 네 밑거름 되어

시린 어깨 감싸쥐고 느슨해 지고 싶다

어린 날의 부드러운 몸 다시 가지고 싶다.

 

모든 감싸안음과 연민의 따뜻함이여 --

한 세월 목화되어  따뜻해 지고 싶다.    (시, 마종기 시인 1939년  도쿄 출생 , 현대문학 등단 , 한국 문학 작가상 수여)

 

마종기 시인의 시에는 언제나 따뜻한 가슴이 느껴진다.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 하면 둘사이에 물길이 튼다'

얼음 처럼 찬 따스한  심장을 잃은  사람들 사람이  아닌 짐승으로 변질된 인간이 잃어버린  따뜻한 정을 그리워한다.

하늘 날르는 기러기 떼들도 서로가 길을 잃을 까봐  맨 앞장 기러기는 목숨을 다해  바람을 먼져  받는다.

목화밭  거긴 아직도 따뜻한 어머니 가슴이 살아 있다.  목화 실을 짜내어 어린 시절 옷을 해 입히시던  그 따뜻한  어머니 심장이 꽃이 되었다.

자신은  죽어가는 막대기같은  심장에서 어디서 그따뜻한 마음이 타고 있었나 ---

나는 이민의 삶이 너무 힘든 날엔 목화밭엘 찿아 가  어머니를 부르며 수없이 울었다.

멀리 하늘가 흰구름 사이로  어머니가 날 찿아 오시고  내 삶의 고달픔을  고자질하며  울고, 또울었다.

가장 슬픈 사실은  사람이 살아 오면서 그 따뜻한 가슴을 잃은 것이다. 너를 팔아서  나를 사고, 너를 없애야  내가 성공한다.

누구하나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냥 행복한 목화밭에는  따뜻한  가슴들이  서로를 껴안고 산다.

 우리 집에는 목화가  방마다  꽃꽂이 장식이다. 목화를 만나면  내 마음이 먼저 따뜻해 지고 싶다.

지구 별 사람들  네나라 , 내나라  땅 뺏기에  전쟁을 일삼는  차거운 냉혈동물들의 전쟁터 --- 지구 별 수명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눈으로 본다.

나는  마종기  시인을 좋아한다. 우선 그 따뜻한 인간 냄새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 의사 이면서  그토록  따뜻한 심장으로 시를 쓰신 

마종기 시인의 시는 물이 얼음이기도 하고, 해체되어  보드라운  심장이기도 한 넘나드는 그 지혜가  따뜻한 가슴으로 전해온다.

인간 동물 처럼  지상에 처절한 냉혈 동물은 없다. 자신의 처지에  따라 수없이 둔갑하는  지구 별 가장 차거운 냉혈 동물 ---

마종기 시인님 그 따뜻한  몸으로 고백하는 시, 그 사랑의 따스함에  오늘도  몸을  덮혀요. 사랑합니다.  마종기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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