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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웃음 예찬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01-31 11:05:15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웃음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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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자(시인·수필가)    

 

우리 마을 공원을 걸을 때면 마음이 한껏 부푼다. 낯익지 않은 분들 까지도 웃으며 인사하는 일에 인색하지 않다. 유모차에 앉은 어린 아이들 까지도 서슴없이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눈다. 아침 산책길에서 얻은 에너지로 하루를 갈무리하며 다스리기에 충분하다. 어느 날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터라 약속 장소에서 가까운 공원을 찾게 되었다. 우리 마을 공원에서 늘 상 해오던 습관으로 스치는 분들 마다 웃음으로 목례 정도로 인사를 하다가 한국 분 같다는 생각에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넸더니 돌아오는 반응이 의외였다. 무반응은 그런대로 괜찮은 편인데, 마치 ‘왜 그래, 어쩌라고, 별일 일세 ‘하는 표정들이다. 대체적으로 우리 민족은 표정들이 근엄하신 편이다. 여러 모임에 참석하다 보면 웃음 유발자가 있는 모임은 분위기가 따스하고 밝은데 비해 만나면서부터 헤어질 때 까지 의무적인 만남처럼 인사치레만 나누고는 묵묵히 앉았다가 식사를 나누고는 헤어지곤 하는 사례가 이어지기도 한다.   

 

정확하게 집어낼 수 없는 무언가 세태를 변하게 한 것은 틀림없다. 코로나 이후로 어쩐지 

일상의 변화 뿐 아니라 사람 대하는 일에까지 이전 같지 않다는 아쉬운 탄식에 실려 주변에서도 웃을 일이 없다며 이구동성이다. 황량하고 답답함만 신재 될 뿐 침울한 분위기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이어지고 있다. 주변을 기웃거려 보아도, 고국 소식도, 이 땅의 흐름도 그리 통쾌한 소식도, 신나는 일이 별로 없다. 미간에 주름이 늘어가는 것에 보탬이 될지 언정 활짝 웃을 일을 찾아 보기가 어렵다는 하소연에 다들 그러고 살아간다는 메아리만 들릴 뿐이다. 눈물 날 만큼 웃고 싶은, 웃음을 부추겨줄 웃음거리 소재가 절실한데 무표정만 읽어질 뿐 웃음거리 찾을 길이 묘연하다. 어휘적 이든 상습적 이든 분위기 전환을 유도해 줄 유머감각이 뛰어난 재원 발굴이 시급하다. 어떤 명분이든 반전을 둘러댈 능력자가 나서 주었으면 싶은데. 도심 나무가 잘려 나가고 끝없이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고 신형 전기차 모델 오픈 쇼가 화려하게 열리고 도심의 밤을 장식하는 휘황한 전광 광고판들이며 스포츠 시승기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각종 행사들이 개최되고 있지만 열광은 있어도 웃음은 메말라 있다.

 

웃음이란 인류 역사적 고찰에서도 흔하지 않았던 것 같다. 흔했던 것으로 착각이 들기도 하지만 ‘웃으면 복이 온다’ 거나 ‘한 번 웃으면 젊어 지고 한 번 화를 내면 그 만큼 늙는다’ 했

을 까 싶다. 결론은 웃음이 일상에서 그리 흔하지 않을 뿐더러 노력해서라도 웃음 유발을 유

도해내며 억지로라도 웃어 보자는 것이다. 웃음의 뿌리는 마음이다. 정작 웃음이란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마음이 여유롭고 평안한데서 우러나는 웃음이 자연스럽게 얼굴에 실리게 되는 것이다. 사랑과 진심이 담겨있는 마음에서 저절로 피어나는 웃음이 미소다. 미소는 마음 중심에 담겨있는 온화함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라서 살며시 번지는 미소는 아름다운 이슬 같은 은은한 웃음이 표정에 깃들게 된다. 얼굴 가득 머금은 웃음은 주변에까지 평화를 방출하게 된다. 웃음으로 위안을 베풀고 활기를 북돋우어 주는 덕담에 버금가는 격조 있는 삶의 윤활유가 되어 준다. 웃음은 우리네 인생에 아무런 해악이나 불편을 끼치지 않지만 예외가 있다. 환심을 사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선웃음을 흘리는 것은 진심이 실리지 않은 이중적인 태도에서 빚어진 불의한 웃음이다. 이유 없이 실실 헤프게 웃어대는 웃음 또한 경계 대상이 된다. 이용 가치에 따라 교묘하게 표현되는 웃음을 분별할 줄 알아서 이유 없는 피해를 입는 일은 지양되어야 할 일이다. 웃음 형태도 가지가지다. 파안대소, 수줍은 웃음, 히죽히죽 김빠진 웃음, 헛웃음도 있고 폭소에 냉소, 너털웃음, 억지 웃음, 거짓 웃음, 실실 거리는 웃음도 있다. 

다변적 감정이 눈 웃음에, 마음에도 없는 억지 웃음을 입에 물고 헤죽거리는 몰염치한 웃음도 있다. 함부로 깔보고 비웃는 냉소, 대상을 유혹하기 위한 눈꼬리에 간사가 흐르는 교묘한 웃음에, 객쩍은 뜻 없는 웃음도 있다. 웃음 중 으뜸은 빙그레 웃음짓는 미소일 것이다. 따스함과 훈훈한 마음이 그 웃음 속에 고여 있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불평 비난 원망 공격을 멈추고 이제 그만 가볍게 웃어가며 살아가는 세상과 만나고 싶다. 웃음에 인색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인간은 웃을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을 가진 만물의 영장이다. 빙그레 웃음을 띠고 하루를 열어보자. 웃음은 하나님이 허락해주신 아름다운 선물이다. 

 

웃음은 그리 큰 노력이나 대가를 치르지 않고서도 웃음 유발과 함께 소망과 기쁨을 나눌 수 있다. 인생 노정에 만나 안식을 얻을 수 있는 정연하고 고즈넉한 정원에 비견될 수 있겠다. 사막 같은 세상에 오아시스를 가꾸어 갈 수 있도록 웃음 예찬을 정성껏 가꾸어 갔으면 한다.  

웃음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같은 추억을 가졌고 같은 윤리관, 같은 웃음 코드를 지녔기에 같이 웃을 수 있음이요 더불어 소통할 수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같이 웃는 것 만큼 행복한 일이 어디 또 있을까. 까르르 숨 넘어갈 듯 웃어대는 웃음 소리가 적막한 세상의 꽃으로 만발하기를 소망 드린다. 웃음이 가득한 집에 만복이 깃든다는 우리네 조상들의 말처럼 설날을 기해 을사년 한해에도 모든 가정에 박장대소하며 행복이 가득한 복된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노라면 아름다운 세상이 도래할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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