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화요 칼럼] 망망대해에서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01-28 14:01:38

화요칼럼,박영실,수필가,시인,망망대해에서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오래전에 관람한 영화 한 편이 잔잔한 감동으로 남아 있다. 캐나다의 소설가 얀 마텔의 원작 소설 『파이 이야기』를 이안 감독이 제작한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다. 책으로 먼저 읽고 영화는 나중에 보았다. 주인공 파이가 가족과 함께 항해 중에 폭풍우를 만나 가족을 잃고 망망대해에서 생존하는 이야기다. 인도에서 캐나다로 가던 중 화물선이 침몰한다. 한순간에 가족을 잃은 16세 소년은 간신히 보트에 오른다. 파이가 호랑이와 표류하며 겪는 227일간의 생존 여정을 담았다. 파이는 한치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바다에서 온갖 폭풍을 만나 위험한 고비를 수차례 넘긴다. 생존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보호하려는 인간의 생존 본능과 심리가 잘 드러난 영화다.

소년이 탄 보트에 호랑이, 얼룩말, 하이에나, 오랑우탄이 있었다. 소년은 보트에 타고 있던 짐승들과 동행한다. 리처드 파커라는 이름의 벵골호랑이를 제외하고 나머지 동물들은 하이에나에 의해 죽음을 맞는다. 결국, 하이에나도 호랑이에 의해 죽고 파이와 호랑이만 남는다. 파이는 거친 바다에서 배고픔과 추위, 외로움과 두려움, 죽음의 공포와 싸워야 했다. 그것을 견딜 수 있게 해 준 것은 자기 곁에 있는 호랑이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거였다. 적이 있었기에 항상 긴장하고 외로울 틈이 없었다. 파이 곁에 벵골호랑이가 없었다면 항해 중에 폭풍우 속에서 이미 죽었을 거였다. 우리 몸에 세균이 침입하면 병균과 싸우기 위해 저항력이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다. 파이는 긴 표류 중에 자신과 함께한 호랑이 때문에 생존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파이가 어느 섬에 도착해서 사람의 치아를 발견한다. 그 섬은 밤이 되면 산성화가 되어 모든 것이 녹아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상한 섬을 벗어난 소년은 멕시코의 어느 섬에서 인명 구조단에 의해 구조된다. 호랑이는 정글을 발견하고 뒤를 돌아보지 않고 숲속으로 향한다. 파이가 호랑이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오랫동안 서 있는 장면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영화는 열린 결말로 끝나는데 읽는 독자에 따라 다각도에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같은 책을 읽어도 독자마다 밑줄 긋는 문장이 다르다. 인생의 거친 바다에서 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파이의 모습을 통해 우리 자신과 직면하게 된다. 

삶의 변곡점 지날 때마다 종종 복병과 변수를 만난다. 우리 의지나 선택과 무관하게 불가항력적 환경이나 상황을 마주할 때가 있다. 파이가 표류하며 동행했던 호랑이 같은 존재가 있다. 인생의 바다를 항해하는 동안 다양한 폭풍우를 만난다. 망망대해에서 거대한 파도를 대면하는 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가 아닐까. 새해에도 우리 앞에 펼쳐질 미지의 문을 연다. 어떠한 바람과 파도가 엄습해도 요동하지 않고 너끈히 서핑하며 순항하길 소망한다. 

<박영실 수필가ㆍ시인>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데스크 단상〉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
〈데스크 단상〉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

부끄러움을 못느끼는 한인회 인사들 성경 창세기 3장은 에덴동산에서 최초의 인간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이 금지한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먹은 범죄한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모기지 금리 10월 이후 최저, 대출신청 증가
모기지 금리 10월 이후 최저, 대출신청 증가

4월 9일 6.61%, 대출신청 20% 증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택 담보 대출 금리가 이번주 6.61%로 하락하며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봄날 가족과 함께 화려한 독우드 즐기세요
봄날 가족과 함께 화려한 독우드 즐기세요

애틀랜타 독우드 축제 개막 일요일까지 피드몬트 공원서  애틀랜타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독우드 축제가 개막됐다.올해로 89번째를 맞는 애틀랜타 독우드 축제는 11일 정오에

뱅크오브호프, 조지아에 한국기업 금융지원센터 설치
뱅크오브호프, 조지아에 한국기업 금융지원센터 설치

한국기업 미국진출 및 정착 돕기 위해원스톱 금융서비스는 물론 법률지원도애틀랜타·LA·뉴욕·뉴저지·휴스턴 설치  뱅크오브호프(BOH, 행장 케빈 김)는 11일 조지아주 둘루스 지점에

조지아 남부서 소형 비행기 전복
조지아 남부서 소형 비행기 전복

착륙 도중 사고…4명 부상  조지아 남부 찰턴 카운티에서 소형 비행기가 착륙 중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찰턴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10일 오후 4시30분께 폭스턴시 소재 데이

애틀랜타 도심서 다시 사자 포효 소리
애틀랜타 도심서 다시 사자 포효 소리

애틀랜타 동물원 사자 전시관 재개장반년간 600만달러 들여 리모델 마쳐  애틀랜타 동물원이 6개월간의 리노베이션 공사를 마친  아프리카 사자 전시관을 일반에게 재공개했다.동물원 측

우미노시즈쿠 후코이단 창사 24주년 '무료 선물 증정'
우미노시즈쿠 후코이단 창사 24주년 '무료 선물 증정'

4월 15일-5월 31일, 빅 이벤트 실시 후코이단 업계의 선두주자 우미노시즈쿠 후코이단이 창사 24주년을 맞아 제품 구입시 최대 1900불 할인과 최대 400불상당 선물을 무료증

한국 멸종위기 조류 밀매 조지아 의사에 거액 벌금
한국 멸종위기 조류 밀매 조지아 의사에 거액 벌금

희귀 조류∙알 등 대량 불법 반입 혐의법원, 90만달러 벌금 보호관찰 선고한국 서식 청다리도요사촌 알도 발견 국제적인 희귀새를 포함해 보호종으로 지정된 조류와 알을 밀매한 혐의로

수업 중 흑인비하 단어 쓴 교사 해고
수업 중 흑인비하 단어 쓴 교사 해고

로간빌 월넛 그로브 고교 교사칠판에 단어 적고 웃는 영상 논란 수업 중 인종차별적 비하 단어를 사용한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 고교 교사가 해고됐다.최근 다수의 소셜 미디어에는 한 교

조지아 대학가 유학생 비자취소 확산
조지아 대학가 유학생 비자취소 확산

UGA 이어 에모리대서도 확인재학생 1명∙ OPT 과정 3명 등  전국적으로 유학생 비자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조지아에서도 같은 사례가 연이어 확인됐다.에모리대학교는 10일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