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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소멸의 미학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11-11 08:31:50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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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한국의 50년이 넘은 지인 장 0 0로부터 받은 해 저물녘의 아름다운 영상에 환호하고 있다. 

석양에 붉게 타오르는 노을의 장관은 참으로 경이롭다. 

일몰의 강렬한 영상에 이끌리어 저녘 노을이 사라져가는 것이 못내 아쉬워 지난날의 삶을 반추(反芻:)한다.

자연의 현상을 담은 영상에서 지인의 삶에 대한 진지한 통찰이 이루어지는 겸허한 순간을 맞고 있음을 느낀다. 

그와 노년의 삶에서 인간관계의 지향점이 영속성을 지닌 진지한 소통의 시간이 될 것인가.

인생의 봄인 청년기에 그와의 순수한 만남이 있었고 서로가 삶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분주하게 살았던 중년기를 거쳐 여유로웠던 장년기에 원활한 만남이 이루어졌다.

그는 옛 시절부터 5명의 선후배인 우리들 부부가 함께하는 친목회에 맏형격인 리더이었다.

그는 온화한 인품과 덕망을 쌓은 합리적인 유연한 사고의 체계를 갖추어 소통할 때 회원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안경 속의 선하고 부드러운 눈빛과 맑은 미소는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는 따뜻한 성품을 지녔다. 지성과 교양을 겸비한 부드러운 화술과 이지적인 낭랑한 목소리는 매력적이었다. 

그는 대화 중에도 자연스럽게 품위 있는 언어를 구사해 세련미가 넘쳤다.

항상 쾌활한 성격은 매사에 자신감이 넘쳤으며 맑은 미성으로 부르는 노래는 언제나 감미로웠다. 친화력과 설득력이 뛰어난 그는 전공과는 달리 보험회사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정상에 오른 전문 경영인이 되었다. 

그러나 오래전 애석하게 부인과 사별했으며 코로나도 극복하고 지금은 노년의 삶을 관조하며 자연을 대상으로 한 사진 촬영을 하면서 만년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의 강인하고 새로운 가치 추구의 도전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

이십 년 전 어느 날 한국의 그로부터 플로리다를 향해 크루즈여행을 떠난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틀 후 애틀랜타 환승 공항으로 달려가 선배 부부와 감격스러운 재회를 했다.

이민 오기 전 가을에 다섯 부부가 서울에서 출발해 경주 불국사, 포항 동해안 도로를 경유, 속초, 설악산 단풍 관광을 하였던 추억이 새로워 밤잠을 설쳤었다.

우리 부부는 반가움과 기쁨에 서로 얼싸안고 그동안 쌓인 회포를 풀었다.

선배 부부는 언제나 다정다감한 사람들이라 정감 있는 음성으로 친우들의 소식을 알려 주었다. 그때의 형님 부부와 가슴 뛰는 만남과 아쉬운 이별이 마지막이었다. 

크루즈 여행을 끝나고 귀국한 후, 얼마 되지 않아 형수님이 암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허망해 인간 삶이 초로(草露: 풀에 맺힌 이슬)와 같다는 말을 실감했다.

선배가 사랑하는 사람과 애석한 사별의 고통은 감당하기가 무척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60년대 젊은 날의 우리는 휴학하고 입대했으나 선배는 대학 졸업 후 입대를 했었다.

우리가 군 복무를 했었던 육군 병원은 경기도 북쪽 지금의 서울 00구 끝쪽에 있었다. 

선배는 주말에 연인인 형수께서 면회를 오면 외박증을 받아 외출했었다. 

그들의 낭만적인 데이트를 부러워해 가슴까지 부풀게 했던 연인들이 아니었던가. 

제대 후 결혼해 일남일녀를 두고 부러움이 없었던 행복한 부부이었다.

그의 인생의 여정에서 삶의 성취는 빛이 났으며 행복의 절정에 있었다.

그가 평생 추구했던 삶의 원칙과 열정, 헌신은 세속에서 흔들림 없이 자유로웠다. 

더욱이 성숙한 인간관계에서도 영혼의 고결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제 선배가 삶의 참된 의미를 부여하려는 노년의 탐구 정신은 소멸하지 않고 새로움을 더하고 있다. 

노년기 삶의 법칙은 자신이 쌓아온 연륜이 더욱 빛을 발하게 하는 아름다운 마무리 단계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인간존재도 자연의 세계의 질서에서 벗어나 초월성을 지닐 수 있는가? 

Carpe Diem(현실을 즐겨라) 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 라는 경구는 자신의 한계상황에서 삶의 가치와 슬기로움을 발견하는 소멸의 미학을 말함이 아닌가? 

선배는 자연의 현상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자신의 직관에 의한 초월주의 사상에 매료된 것은 아닐는지. 초월주의 창시자 에머슨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는 붉게 물들이며 스러져가는 아름다운 저녁노을 바라보며 자연의 경이로움에 삶을 관조하고 있지 싶다. 

그의 순수한 영상의 예술 세계에는 고결한 영혼의 숨결과 삶의 체관이 오롯이 담겨있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청초한 꽃에서 생명력의 찬가를 듣고자 하는 그의 간절함이 배어 있는 것 같다. 그는 자연의 오묘한 신비를 체험하며 영혼의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다.

마치 차이콥스키의 무용조곡 <호두까기 인형> 중에서 화려하게 울려 퍼지는 “꽃의 왈츠”를 듣고 있는 듯하다. 

자연의 변화무쌍한 풍경에 포커스를 맞추어 촬영한 뛰어난 영상에 그의 영혼의 짙은 울림이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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