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오랫만에 세비야 마타역에서 마드리드행 기차를 탔다. 볼 것이 너무나 많은 세비야를 떠나는 아쉬움과 미련을 알 리가 없는 기차는 잘도 달린다. 창밖은 산이 없고 광활한 농지만 펼쳐진다. 농업 국가인 스페인은 올리브 나무가 계속 이어지고 각가지 농작물들이 줄을 잇고 있다. 쏜살같이 빠르게 지나가는 창밖에 하얗게 핀 목화밭이 끝없이 펼쳐져 그 위에 조국 내 고향 목화밭이 떠오르고 1974년 볼티모어에서 이삿짐 싸들고 노스 캐롤라이나를 지날 때 하얗게 펼쳐졌던 목화밭도 아른거린다. 2시간 30분을 달린 후 마드리드에 도착한 우리는 정해진 숙소에 짐을 풀고 휴식을 취한 후 툭툭 오픈카를 타고 시내관광을 했다. 마드리드는 만사나레스 강을 끼고 있는 스페인의 수도이며 정치, 경제, 문화예술이 아로새겨진 특이한 고대 석조 건물들이 잘 보전 돼 있는 이름다운 도시다. 영국과 프랑스와 이태리보다 더욱 훌륭하게 설계되고 조각된 예술적인 도시인 것 같다.
넓은 차도 중앙 긴 분리지대에는 4-5층 빌딩보다 높이 치솟은 나무들이 멋지게 어우러져 미에 파노라마를 펼치고있다. 수박 겉핧듯 돌아보며 삼남매가 예약한 식당에서 이름모를 스페인 요리들을 포식했다. 왕궁을 비롯 마요르 광장, 프라도 미술관과 소피아 왕비 예술센터와 역사 문화예술 등 고귀한 유적들이 너무나 많다. 마드리드 왕궁은 3천개의 방이 있는데 관람할 수 있는 방은 50개 정도다. 그리고 2천8백개가 되는 작품들 중 유명 작가인 태피스트리, 피스트리, 고야, 보슈, 벨라스케 등 거장들의 회화와 금은 세공품들이 총 망라돼 있다. 미술관 파세오델 프라도( Paseo Del Prado)는 스페인 대표 화가 벨라스케, 쇼피아 왕비 미술센타에는 내츄럴 파크와 피카소의 게르니카롤 등 유럽의 미술사를 한 눈에 볼 수가 있다. 5천점 이상의 그림과 2천점 이상의 판화들이 전시돼 있다. 그리고 미드리드 시 가운데 있는 프에르타 델 솔 광장에는 유명한 곰동상이 있고 태양의 문이라고도 하는 솔광장은 도시전체가 연결 된 길이 있고 1808년 나폴레옹이 침략해 대처하고 싸웠던 곳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마드리드 스페인 광장에는 대표적 작가 사르반테스 동상과 동기호테 작품 프랑코 산초 판자 동상이 있고 거리 예술가들의 공연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관광객들이 차고 넘친다. 광장 주위에는 수많은 상점들과 음식점들이 많이 있다. 만사나레스강을 끼고 있는 마드리드에는 왕립극장과 투우 박물관과 경기장이 있고 레알 마드리드 축구 경기장이 있는데 관객석이 8만1천개나 되는 거대한 경기장이다.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고 볼 수가 없는 것이 너무나 아쉽다. 스페인의 마드리드와 바로셀로나, 세비야 등 각 도시를 골고루 돌아 볼려면 최소한 1개월 이상은 체류해야 된다. 어느정도 중요하고 유명한 곳만 보게 된 것을 감사하면서 욕심을 자제하고 아쉬움을 남긴 채 마드리드에 대한 미련과 꿈같은 추억들을 간직하고 떠나며 다시 찾을 야무진 꿈을 아로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