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김준기씨 살해 경비원 영장 기록
변장하고 아파트 들어가 김씨 살해해
범행 아직 부인 중, 살해 동기 불분명
지난 9월 24일 자신이 거주하던 벅헤드 노인아파트에서 무참하게 살해된 90세 한인 노인 김준기씨 사건의 자세한 수사보고서가 공개됐다.
경찰이 공개한 범인인 메리안 아파트 경비원 자넷 윌리엄스(65)의 구속영장에 의하면 범인이 김씨의 머리와 몸통을 50차례 이상 칼로 찌른 것으로 나타났다.
9월 25일 아침 7시 40분경 간병인에 의해 아파트 주방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김씨는 현장에서 의료진에 의해 사망이 선고됐다.
경찰은 아파트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분석을 통해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자넷 윌리엄스를 범인으로 특정하고 중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아파트 입구에는 보안카메라가 설치돼 있지만 김씨가 거주하던 5층에는 아파트 출입을 감시하는 보안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다.
당일 카메라에 의하면 김씨는 24일 정오경 아파트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이어 오후 3시 15분경 어두운 색깔의 경비원 유니폼, 카고바지, 크록스 신발, 마스크, 안경, 신분증을 걸 수 있는 끈, 빨간색 Xfinity 식료품 가방 등을 착용한 윌리엄스는 남쪽 엘리베이커를 타고 5층으로 올라갔다.
경찰은 6분 후 윌리엄스가 안경과 마스크 없이 엘리베이터를 다시 타고 로비로 내려왔다고 영장에 적었다. 그녀의 바지 다리 부분이 찢겨져 있었고, 바지는 젖어 진한 붉은 얼룩져 있었다고 명시했다. 그녀는 왼손 등을 살펴보고 바지를 내려다 보았으며,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처럼 보였다고 영장을 적었다.
영장은 “그녀가 들고 있던 Xfinity 가방은 무언가를 넣은 것처럼 부풀어 있었고, 눈에 띄게 다리를 절룩이면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고 적시했다. 윌리엄스는 로비 화장실을 이용한 후 경비실로 돌아왔고, 이후 5층을 가방을 들지않고 두 번 더 다녀왔다.
경찰은 아직 윌리엄스가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그녀가 김씨를 죽인 것이 분명하다고 영장에 적었다. 윌리엄스는 이후 수사 중인 경찰에 다가와 수사관들에게 수시로 질문했으며, 증거에 대해 묻기도 했다. 경찰은 살해 동기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김씨 소지품 중 없어진 것은 32달러가 들어있던 지갑과 브레이브스 야구 모자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월 3일 경찰은 윌리엄스의 디캡카운티 자택에 대한 수색영장을 집행해 살해 당시 입었던 물품들을 확보했다. 찢어졌던 바지는 꿰매져 있었고, 윌리엄스는 주말 동안 수리했다고 진술했지만 어떻게 찢어졌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그녀는 오른쪽 허벅지에 큰 상처를 입었는데 차고를 여는 동안 다쳤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윌리엄스는 김씨의 가족들이 슬퍼하고 있을 때 다가와 그들에게 허그를 하기도 했고, 가족에게 “당신의 아버지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었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느지 모르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윌리엄스는 보안회사 프로텍션 시큐리티에 고용된 직원이다. 240가구의 아파트는 애틀랜타시 주택청 소속 건물이며, 부동산 관리회사인 인테그럴 그룹이 관리하며, 보안회사는 인테그럴 그룹과 계약했다.
김준기씨는 충남 부여 출신으로 1980년대에 이민와 다리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부상을 입고, 이후 구두수선 가게를 운영했다. 지난 2014년에는 8순을 기념해 자식들이 모아준 1,000달러를 애틀랜타 한인회관 건립기금으로 기탁하기도 했다.
보석금 책정 없이 풀턴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된 윌리엄스는 11월 4일 법정에 처음으로 출두할 예정이다. 박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