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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미-중 학술교류의 ‘현주소’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9-11 14:11:22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미-중 학술교류의 현주소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국가 안전 기관이 당신에게 ‘차 마시자’며 부르지 않도록 하라.”

지난해 7월 1일이었나. 시진핑의 중국 당국이 2024년 제정한 방첩법을 개정해  통계 자료 검색이나 사진 촬영까지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는 고강도 ‘반(反)간첩법(징역 3년 이상, 무기징역·사형도 가능)’을 발효시켰던 게. 

그리고 얼마 후, 미국으로 치면 CIA와 FBI가 합쳐진 꼴이라고 할까, 그런 중국의 국가 안전부가 위하(威?)성의 안내문을 공고했다. 서투른 짓하다가 반 간첩법 저촉 혐의로 연행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당부였다.    

‘차 마시자’라는 표현은 중국에서 대개 당국이 시간과 장소를 지정해 개인이나 기업 책임자를 소환해 조사하는 걸 의미한다. 그러니까 알아서 처신하라는 경고를 만천하에 날린 것이다.

이 중국의 반 간첩법이라는 게 그렇다. 간첩행위의 대상으로 기존의 ‘국가기밀’에 ‘국가안보와 이익’을 추가해 처벌할 수 있게 했다. 그런데 그 기준이 모호하기 짝이 없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공안 마음대로 단속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 반 간첩법에 연루되기 쉬운 사람은 기업가나 주재원, 유학생 등 중국 내 외국인들이다. 그리고 외국인과 자주 교류하는 중국인도 외국에 비밀을 넘기려는 의도가 없더라도 중국 내 정보, 통계 등을 검색·저장하거나 주고받을 때 혐의를 받게 될 소지가 크다. 

이 법은 외국인이 중국 입국 시 스마트 폰을 검열하는 등 더 더욱 ‘중국스럽게’ 진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한마디로 점입가경이다. 안보 망상증이라도 걸린 것 같은 시진핑 체제가 이룬 업적(?)이 바로 이 반 간첩법과 중국 대외관계법으로 이로써 중국은 대내외적으로 중국과 관련된 모든 개체에 대한 방첩화에 성공했다고 할까.

가상공간을 포함해 정보통신 체계에서도 간첩 행위 의심을 받는 모든 국내외 주체를 처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법이 실효 된지 1년 여. 벌써부터 혁혁한 성과(?)를 내고 있다. 불분명한 이유로 구금되는 외국인들이 속출하고 있고, 반비례해 중국 유학 외국인 학생 수는 격감하고 있다. 

중국에 유학 중인 미국인 학생의 경우를 보자.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5%도 안 될 수준으로 격감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 내 미국인 유학생 수는 고작 350여명으로 이전의 1만1000여명에 비해 97%나 줄었다. 

미국인 유학생뿐이 아니다. 한국을 비롯한 다른 서방국가 유학생도 급감하고 있다. 반중감정이 확산되면서 중국유학 기피는 서방국가들의 공통된 현상이 됐다. 그런데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반 간첩법이 발효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가고 있다. 

‘중국이 전 세계를 향해 근육자랑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방 전문가들의 중국 연구가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보도다.  

시진핑 집권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 전문가들의 중국 연구에는 제약이 따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외국인과 자주 교류하는 중국인들도 자칫 수사타깃이 될 가능성이 큰  반 간첩법이 발효된 이후 서방전문가들의 중국연구는 질식 상황을 맞게 됐다는 것.

한 마디로 외국학자들의 중국에서의 학술조사는 점차 불가능해 지고 있다는 것이 월 스트리트지의 설명으로 그 결과 미국에서 중국전문가는 점차 희귀종이 되어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구도는 날로 첨예화되고 있다. 그런데 전문가 부족으로 서로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는 낮아지고 있다. 이는 과연 바람직한 현상일까. 월 스트리트 저널이 던지고 있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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