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주년에 새 정규음반…정신건강 케어 앱으로 타임지 수상도
"신체처럼 정신건강도 신경 써야…'비교'보단 '과정'서 행복 찾아요"
"'집'이란 제게 어떤 의미였을까요? 집을 가지면 우린 행복해질까요? 우린 뭘 이루려는 걸까요? 우리가 인간으로서 자주 갖는 이러한 고민을 노래로 풀어봤어요."
가수 에릭남은 24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새 정규음반 '하우스 온 어 힐'(House on a Hill)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 '온리 포 어 모먼트'(Only for a Moment)를 비롯해 '하우스 온 어 힐', '돈트 리브 옛'(Don't Leave Yet) 등 총 8곡으로 구성됐다.
에릭남은 새 앨범 작업 과정에서 영국 기반 아티스트 혼네·오 원더와 프로듀서 래빗·케빈 개럿과 협업했다.
앨범에 등장하는 '집'은 단순히 거주의 장소 혹은 투자 대상에 머무르지 않는다. 인간을 쉴 새 없이 달리게 하는 원동력, 목표, 혹은 성공 그 자체와 이에 따르는 여러 고민의 집약체다.
에릭남은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난 언제 가장 행복할까?' 혹은 '어떤 상황에서 우울하고 공허할까?' 또는 '나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을까?' 같은 고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창문이 많고 천장이 조금 높은 집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화목하게 사는 게 꿈"이라고 덧붙였다.
앨범은 주로 밝거나 따뜻하고, 듣기 편한 세련된 곡들로 채워졌다. 타이틀곡 '온리 포 어 모먼트'는 아무런 예고 없이 찾아온 운명적인 사랑을 만난 순간을 묘사한 노래다.
에릭남은 "아티스트로서 장르를 따지지 않고 곡 작업 시 그날의 분위기와 그때그때의 감정과 심정을 표현하려 하는 편"이라며 "팝을 기반으로 록, 재즈,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발라드 등을 자유로이 오간다"고 말했다.
타이틀곡과 관련해 어떤 종류의 사랑을 꿈꾸느냐고 묻자 "나는 둘 다 좋다. 우연히 만나든, 오래 알다가 (연인으로) 만나게 되든 둘 다 좋다"고 했다.
물론 인생사 고민을 녹인 앨범인 만큼 밝은 곡만 담긴 것은 아니다. '내가 차라리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읊조리는 '아이 위시 아이 워즌트 미'(I Wish I Wasn't Me) 같은 곡에서는 쓸쓸함이 진하게 배어 나온다.
에릭남은 이에 대해 "가수로서 투어 콘서트를 하면 큰 보람을 느끼지만, 무대에서 미친 듯이 노래하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엄청 공허하고 외로울 때가 있다"며 "이를 솔직하게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가수 에릭남[디 에릭남 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2017년 이래 올해까지 투어 규모를 꾸준히 늘려 현재는 무려 약 80개 도시를 도는 대규모 월드투어를 앞두고 있다.
에릭남은 "겉으로는 성공했고, 엄청 화려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비어있을 수 있다는 바로 그 심정을 노래했다"고 덧붙였다.
에릭남은 앨범과 인터뷰를 통해 '내면'과 '속'을 연신 강조했다.
에릭남은 2019년 콘텐츠 제작사 '다이브 스튜디오'를 형제들과 공동 설립해 셀프 정신건강 케어 앱 '마인드셋'(Mindset)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이러한 활동을 높이 평가 받아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분야 외에서 노력한 이들을 선정하는 '제2회 타임 100 임팩트 어워즈'를 수상했다.
에릭남은 "모든 사람이 불안, 우울, 외로움 등 다양한 정신적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많이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며 "친구들 혹은 주변 사람에게 정신건강에 관련된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이것을 두려워하거나 부끄러워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신체 건강을 다루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신건강을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가치와 목표를 자신 안에서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주변 사람과 비교하기보다는 과정에서 행복을 찾고, 스스로 만족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릭남은 지난 2013년 '천국의 문'으로 데뷔한 이래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그는 그 소감으로 "가수라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팬과 지인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그리고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가수가 되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