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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억짜리 목숨 건 도박에 전 세계가 빠졌다

한국뉴스 | | 2021-09-24 08:28:46

오징어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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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화제

미국 포함 세계 20여 개국서 시청 순위 1위

영화‘기생충’이후 또 하나의 K-콘텐츠‘대박’

다양한 인물 통해 현대 계급사회 꼬집어 호평

 

455명을 이기고 최종 승자가 되면 1인당 1억 원씩 456억 원을 차지할 수 있다. 게임은 단순하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나 줄다리기, 구슬치기… 단 게임에서 지면 목숨을 포기해야 한다. 당신은 게임에 참여할 것인가.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에 전 세계가 빠져들었다.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20여 개 나라에서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23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21, 22일 이틀 연속 미국 넷플릭스 전체 콘텐츠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오징어 게임’에서는 벼랑 끝에 몰린 참가자들이 456억원의 상금을 놓고 목숨을 건 서바이벌 게임을 펼친다. 드라마는 잔인한 설정과 강렬한 미술로 눈길을 사로잡는 한편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비판한다. 			           <넷플릭스 제공>
‘오징어 게임’에서는 벼랑 끝에 몰린 참가자들이 456억원의 상금을 놓고 목숨을 건 서바이벌 게임을 펼친다. 드라마는 잔인한 설정과 강렬한 미술로 눈길을 사로잡는 한편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비판한다. <넷플릭스 제공>

 

 

한국 드라마가 미국 넷플릭스 1위에 오른 건 처음이다. 이전까지 최고 순위는 ‘스위트홈’이 기록한 3위였다.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선 2위에 올라 있다. 18일부터 1위를 지키고 있는 영국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와는 근소한 차이여서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해외 평론가와 시청자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의 영화·드라마 평점 전문 사이트 로튼토마토닷컴에선 23일 현재 7개 매체 평론가 100%, 191명의 관객 89%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영화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의 황동혁 감독이 연출한 ‘오징어 게임’은 영화로도 제작된 일본 소설 ‘배틀로얄’, 일본 만화 ‘신이 말하는 대로’ ‘도박묵시록 카이지’처럼 생존 게임을 소재로 한다. 주인공은 정리해고, 자영업 실패, 이혼, 사채, 도박으로 벼랑 끝에 몰린 기훈(이정재). 경마장에서 모처럼 딴 돈을 소매치기 당한 그는 낯선 남자에게 의문의 게임 참가 제안을 받는다. 실낱 같은 희망을 잡기 위해 모험에 나선 기훈은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에 도착하고 서울대 출신인 동네 후배 상우(박해수)를 비롯해 온갖 사연을 안고 모인 455명과 목숨을 건 게임을 시작한다.

‘오징어 게임’은 복권 당첨과도 같은 요행을 바라며 목숨을 건 생존 게임에 뛰어든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사회를 꼬집는다. 드라마 속 게임 진행자는 “바깥 세상에서 불평등과 차별에 시달려온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대체로 여성과 노인 같은 약자에게 불리한 게임이 많고 운이 절대적인 경우도 많다. 때론 힘의 논리에 밀린 이들이 탈락하기도 한다. 평등과 공정을 외치지만 바깥 세상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다.

황동혁 감독은 지난 15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2008년 만화 가게를 다니며 서바이벌 소재 만화를 보다가 한국식으로 하면 어떨지 구상하기 시작해 2009년에 대본을 완성했다”면서 “당시엔 투자도 캐스팅도 안 돼서 서랍에 넣어뒀는데 10년이 지나 다시 꺼내보니 코인열풍이나 일확천금을 노리는 세태 등 이런 게임물과 어울리는 세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오래전 어린이들이 하던 놀이를 무시무시한 생존 게임으로 바꿔놓는 ‘동심 파괴’로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하지만 비현실적인 설정에 시체 훼손 같은 잔인하고 폭력적인 묘사, 신파적 요소, 일부 예상 가능한 전개 등으로 시청자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데스 게임 장르물인 데다 몰입도가 높다”는 호평과 “데스 게임 장르의 뻔한 클리셰가 많고 전개가 느려 지루했다”는 비판이 공존한다. 여성 캐릭터가 생존을 위해 자신의 육체를 도구로 활용하는 등 일부 설정에 대해선 여성혐오 비판도 있다.

‘오징어 게임’은 일본의 데스 게임물에 익숙한 시청자에겐 그다지 새로울 게 없는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높은 관심만큼이나 표절 의혹 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게임의 시작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점, 해당 게임의 구체적인 설정이 비슷하다는 점 등을 들며 ‘오징어 게임’이 ‘신이 말하는 대로’와 닮았다고 주장한다. 황 감독은 이에 대해 “작품을 찍을 무렵 ‘신이 말하는 대로’와 일부 설정이 같다는 걸 들었지만 첫 게임만 같을 뿐 그다지 유사성이 없다“면서 ”2008년 구상할 때부터 첫 게임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여서 (‘신이 말하는 대로’ 연재가 시작한 2011년보다 앞서기에) 굳이 따지자면 ‘오징어 게임’이 원조“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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