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남가주 호남향우회(당시 회장 양학봉·이하 호남향우회)의 회장단과 일부 회원들 간 마스크 지원을 둘러싸고 발생한 내분이 법정 소송으로 이어진 가운데, 이 소송 당사자들 중 한쪽 편의 주장이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투서 형식으로 게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 사태는 호남향우회 및 LA 평통 관련 인사들 간 사소한 일로 불거진 내부 갈등을 가지고 감정싸움을 벌인 끝에 청와대 청원사이트에까지 이를 공개하면서 한인사회의 부끄러운 단면을 그대로 드러낸 꼴이 되고 있다.
LA 시간 지난 8일 저녁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민주평통 LA협의회(회장 에드워드구와 수석부회장 양학봉)를 고발한다’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남가주 호남향우회 회원 일동(17명의 영문 표기된 이름)을 청원인으로 게시된 이 청원의 골자는 “40년 역사와 전통의 남가주 호남향우회가 LA 평통에 의해 무너져버렸으니 당사자들을 엄벌해달라”는 것으로, 법정 소송으로 이어진 갈등에 대한 이른바 호남향우회 비대위 측 인사들의 일방적 주장을 담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내분은 코로나19 사태 속에 진행된 한국 돕기 사업과 관련해 불거진 갈등이 커지면서 당시 양학봉 회장이 이끄는 호남향우회 회장단이 일부 회원들을 제명하고 소송을 제기하자 이에 제명된 당사자들이 맞소송을 제기하면서 확대된 것이다.
특히 양학봉 회장과 에드워드 구 상임고문이 각각 LA 평통의 수석부회장과 회장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호남향우회에서 제명된 인사들이 “LA 평통의 공적 가로채기 시도가 갈등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소송전이 비화됐었다.
LA 카운티 수피리어코트 소송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호남향우회에서 제명된 이른바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구성원들인 김병호, 탁재동, 장인경, 조담환씨가 지난해 6월 LA 법원에 양학봉 회장과 에드워드 구 회장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었다.
이들은 소송에서 “호남향우회와 LA 평통이 포함된 LA한인단체연합이 올해 초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한국 대구지역에 8,000달러 상당의 마스크를 전달하기 위해 모금을 했는데 대구가 아닌 LA로 목적지가 변경돼 당초 의결된 바와 다르게 전용됐으며, 이를 양학봉 회장과 에드워드 구 평통회장이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또 “LA 평통이 이 사업과 관련해 한국 평통사무처에 보고를 하면서 이번 사업에 대해 허위보고를 해 자신들의 공적으로 만들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양학봉 회장 측은 비대위 측의 주장이 사실과 달리 왜곡됐다고 반박했다. 당시 양 회장은 “일단 마스크는 LA 총영사관의 권유에 의해 LA 한인사회에 전달할 것을 한때 고려했었으나 반대 의견을 수용해 결국 한국으로 보내졌다”며 “호남향우회 일부 회원들에 대한 영구 제명은 정식 이사회를 통해 승인된 사안으로 이 과정에서 LA 평통에 소속된 임원들이 주축이 됐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또 LA 평통이 한국 사무처 보고 과정에서 일부 단체 이름을 잘못 전달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사업 내용을 왜곡하지 않았기에 공적을 가로채려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었다.
또 양 회장은 반대편 측의 이번 청와대 청원과 관련해 8일 소셜미디어에 “(청원 내용은) 모두 거짓으로, 사실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