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 연합’이 주장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오히려 조 전 부사장의 연루의혹을 우회적으로 시사하며 반격을 가했다.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 회장 측과 3자 연합의 경영권 분쟁이 여론전으로 번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8일 “3자 연합은 프랑스 경제범죄 전담 검찰의 ‘수사종결합의서’를 고등법원의 판결문이라고 거짓 주장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3자 연합이 제시한 문서는 에어버스에 대한 기소 면제를 목적으로 한 양자 간의 사법적 공익 관련 합의서일 뿐 제3자와의 사실관계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채이배 민생당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하자 3자 연합은 6일 프랑스 고등법원 판결문이라며 영문으로 된 문서를 공개하고 조 회장 등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3자 연합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996년부터 2000년까지 세 차례 에어버스와 항공기 구매계약을 맺었고 이 과정에서 에어버스가 대한항공 전 임원에게 1,5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또 에어버스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총 1,450만달러를 대한항공 고위 임원에게 건넸다는 내용도 담겼다.
대한항공은 “합의서에는 금원 수령자도 명시돼 있지 않을뿐더러 중개인이 금원을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어떻게 사용했다는 구체적인 내용과 근거가 없다”며 “합의서에 언급된 중개인은 A320 기종 판매를 위해 고용된 인물이지만 대한항공이 구매한 기종은 A330으로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조 회장은 2003년 한진그룹에 입사했기 때문에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졌던 시기의 내용은 전혀 모른다”며 “A330 도입 계약 시기에는 조 전 부사장이 재직 중이었다”고 의혹의 화살을 조 전 부사장에게 돌렸다.
<김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