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필드 WP 베이징 지국장 본보 인터뷰
김정은 평전 ‘마지막 계승자’ 출간
"'김정남은 CIA 정보원' 살해 지시"
“김정은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과 미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평전 ‘마지막 계승자’(영어판 The Great Successor)을 출간한 안나 파이필드 워싱턴포스트 베이징 지국장은 최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단언했다.
파이낸셜 타임스 서울특파원과 워싱턴포스트 서울 특파원을 지내며 12차례 북한을 직접 방문해 북한의 다양한 인사들과 인터뷰를 하는 등 서방 언론의 최고 북한 전문기자인 파이일드 지국장은 지난 7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핵무기를 미국에 맞서 자신과 가족을 지켜줄 안전판으로 여기고 있다”며 “김정은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필드 지국장은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한 후 비참한 최후를 맞은) 리비아의 가다피의 사례를 떠올릴 것”이라며 “미국의 제재해제를 조건으로 핵무기 프로그램 일부를 중단할 수는 있지만 핵무기 프로그램 전체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후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미북 관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진단도 했다. 파이필드 지국장은 “‘화염과 분노’의 시기는 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에 다시 나서게 될 것”이라고 미북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파이필드 지국장은 달라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재의 북한 사회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김정은 집권 이후 ‘장마당’ 등 사기업이 성장하면서 중산층이 부상하고 있다”며 “‘평해탄’으로 불리는 소위 북한 상위 1%의 주민이라면 김정은 집권 이후 생활이 크게 나아졌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평양 시내의 달라진 모습과 달리 억압적이고 공포스러운 북한의 정치 제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파이필드 지국장은 “북한 정권은 김정은과 그 가족들만을 위한 1인 독재체제”라며 “북한 주민들의 김정은 정권의 첫 번째 피해자이자 가장 큰 희생자들”이라고 말했다.
파이필드 지국장은 이번 책에서 김정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정보원이었고, 이를 알게 된 김 위원장의 명령으로 살해됐다는 주장을 담았다.
파이필드는 저서에서 김정은의 형이라는 지위가 잠재적으로 위협이 됐고, 미국 스파이와의 만남으로 그런 위협은 더욱 부각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은은 (김정남과) 미국 스파이들의 대화를 배반 행위로 간주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파이필드 지국장은 오는 18일 본보와 라디오서울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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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파이필드 WP 베이징 지국장이 평양에서 취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본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