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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비 6%’ 세계 최고?… 부동산 수수료 ‘도마’ 위에

미국뉴스 | 부동산 | 2023-11-29 08:46:37

부동산 수수료, 주택 거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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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 시 에이전트가 5~6%, 영국 1.3%·한국 0.7%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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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거래 시 주택 판매자가 부동산 에이전트의 몫으로 부담해야 하는 속칭 ‘복비’라 불리는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미국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방법원이 주택 판매자와 구매자를 배제한 채 인위적으로 수수료를 높게 유지한 것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타라 미국의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턱없이 높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에이전트 수수료가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월스트릿저널(WSJ)은 주택 판매 금액의 5~6%를 주택 판매자가 부담하는 미국의 주택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미국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유럽 선진국에 비해 더 많은 수수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의 부동산 중개 수수료는 5~6% 수준으로 일본 6.2%와 아르헨티나의 6%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유럽 선진국 중 독일의 부동산 중개 수수료는 주택 판매 금액의 5%, 러시아는 3.5%, 네덜란드와 영국은 각각 2%와 1.3% 수준이다. 중국의 경우 오스트레일리아와 함께 2.5%로 미국의 부동산 중개 수수료와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공인중개업소는 매매나 전월세 거래 금액의 0.4~0.7%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수료로 받는다.

미국의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높은 수준과 함께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독특한 산정 방식에서 기인한다고 WSJ은 지적했다. 주택 판매자가 자신의 에이전트 수수료와 주택 구매자의 에이전트 수수료까지 부담하는 방식이다. 미국에서 주택 구매자가 에이전트를 고용하는 비율은 89%로 세계 평균인 33%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주택 구매자들이 에이전트를 고용하고 있어 다른 나라에 비해 중개 수수료 부담이 높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국의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높은 수준이다 보니 부동산 에이전트로 뛰어드는 수요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부동산 에이전트 라이센스를 갖고 영업 활동을 하고 있는 에이전트의 수는 250만명에서 300만명 사이다. 이중 160만명이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회원으로 등록해 활동하고 있다. 높은 수수료에 진입 장벽도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다른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부동산 중개업을 부업으로 하고 있는 에이전트들도 상당수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한인 부동산 업계도 중개 수수료가 높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부분의 한인 에이전트들은 현재 부과 방식으론 중개 수수료가 높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한인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부동산 중개 수수료는 판매 금액의 4~5%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낙 주택 가격이 높은 수준이다 보니 4%의 수수료라도 주택 판매자에겐 큰 부담이다. 한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는 “100만달러에 4% 수수료면 2~3건의 매매만 성사시켜도 웬만한 기업의 연봉 보다 높은 수입”이라며 “높은 주택 가격이다 보니 중개 수수료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주리주 연방법원의 수수료 부과 방식이 담합이라는 판결로 중개 수수료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또 다른 한인 에이전트는 “이번 판결이 1심이긴 하지만 중개 수수료 부과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건강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현재 수수료 비율도 하향 추세를 유지하면서 주택 판매자의 수수료 협상력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도 중개 수수료에 대한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 제이 장 회장은 “다른 주에서도 유사한 소송들이 잇따르면서 중개 수수료의 하향 조정과 지급 방식에 대한 다양한 선택권들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협회 차원에서 중개 수수료 변화에 대한 내부 토론과 교육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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