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과음·과식·흡연으로 위·식도·목 염증 유발
연말연시를 맞아 모임이 잦아지면서 과식ㆍ야식ㆍ술자리 등으로 위ㆍ식도ㆍ목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위염과 역류성 식도염, 인후두염 등으로 염증이 만성화되면 가슴이 타는 느낌ㆍ통증ㆍ삼킴 곤란 등으로 고생할 수 있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위염은 위 점막에 염증 세포의 침윤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위염은 심한 스트레스ㆍ과음ㆍ흡연ㆍ과식ㆍ음식을 빨리 먹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나 그 외 세균, 기생충 감염 등으로도 생길 수 있다. 알코올이나 아스피린, 소염진통제 복용도 원인이 된다.
만성 위염을 예방하려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됐다면 제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밖에 음식을 천천히, 적당히 먹고 자극적인 음식은 최대한 피하고 덜 짜게 먹는 등 식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위산 분비 억제제, 위장 점막 보호제 복용 등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담배를 피운다면 반드시 금연하고 커피도 삼가는 게 좋다.
위염은 통증 위치 및 양상만으로 급성 췌장염, 급성 담낭염 등 다른 질환과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기에 혈액검사, 위 내시경검사, 복부 초음파검사 등으로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나희경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잘못된 생활 습관을 한 번에 개선하는 것은 어렵지만, 만성화되면 반복적인 증상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므로 건강한 식습관을 익히고 증상이 없더라도 주기적인 내시경검사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연말연시에 하부 식도에 점막 손상이 관찰되는 역류성 식도염도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2017년 285만 명에서 2021년 315만 명으로 최근 4년간 11%가량 증가했다.
역류성 식도염이 지속되면 궤양이 생기고, 드물게 식도 협착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위 점막 조직 검사 결과, 식도 선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바렛식도로 진단되면 주기적으로 내시경검사 및 조직 검사를 해야 한다.
위식도 역류 질환의 가장 일반적인 증상은 위 속 음식물이나 위산 역류와 가슴뼈 뒤쪽이 타는 것 같은 통증으로 호전과 악화가 반복될 수 있다. 또 음식물을 삼킬 때 삼킴 곤란이나 음식이 가슴에 걸려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쉰 목소리ㆍ구토ㆍ구역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만성 기침이나 기관지 천식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충치와 잇몸 질환을 일으킬 수 있기에 유의해야 한다.
위식도 역류 질환은 야식이나 과식 후 바로 눕는 습관, 괄약근 압력을 낮추는 기름진 음식, 음주, 흡연, 커피, 초콜릿 등을 즐기면 악화하기 쉬워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기저 질환을 잘 관리해야 한다.
과체중이나 비만이라면 체중 감량만으로도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담배를 피운다면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커피ㆍ콜라ㆍ홍차ㆍ오렌지 주스ㆍ토마토 주스ㆍ초콜릿 등 위산 분비를 자극하거나 하부 괄약근 기능을 약화시키는 음식은 피해야 한다. 기름진 음식은 위 속에 오래 남아 있어 역류할 수 있기에 줄이는 것이 좋다.
잠잘 때는 상체 부위를 15도 정도로 약간 높이거나 왼쪽으로 눕는 자세가 좋다. 또 넉넉하고 편한 옷을 입고 식후 3시간 내에 눕지 말아야 한다. 식후 과격한 운동은 역류를 증가시킬 수 있기에 피해야 한다.
약물 치료는 주로 위산 분비를 억제해 역류에 의한 증상 및 염증 변화를 호전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최소 1~2개월 약물을 투여하고 반응을 보면서 유지하거나 감량한다. 약물 요법과 식생활 병행으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으면 약물 요법이 효과적이지만, 약물을 중단하면 증상이 반복돼 약물을 끊을 수 없으면 내시경 치료 또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숨 쉴 때 공기가 지나다니는 통로인 기도의 입구에 위치한 인두와 후두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인후두염도 연말연시에 경계 대상이다. 인두 부위에 주로 염증이 있으면 초기에는 이물감이나 가벼운 기침 증상이 있다가 심해지면 통증으로 음식을 삼키기도 어려울 정도로 불편감과 이물감이 발생한다.
발성과 호흡에 관여하는 후두에 주로 염증이 발생하면 자주 기침하고 목소리까지 변할 수 있다. 인두와 후두에 염증이 동시에 발생하면 이런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이윤세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런 증상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돼 일상생활에서도 큰 불편을 초래한다”며 “만성화되면 치료가 쉽게 되지 않아 조기 치료ㆍ관리가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