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밤하늘에 불빛, 나뭇잎엔 메시지 미얀마 시민들 평화시위로 저항

글로벌 | | 2021-04-13 10:10:33

미얀마,평화시위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군부 쿠데타 이후 일상이 된 정전으로 칠흑같이 어둡던 미얀마 밤하늘에 11일 수많은 불빛이 넘실댔다. 동네 어귀에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이 각자 준비한 손전등과 휴대폰 불빛을 일제히 어둠 속으로 쏘아 올린 것이다. 군부의 잔혹한 유혈진압이 계속되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평화를 원하며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이른바 ‘불빛 시위’다.

 

빛은 최대 도시 양곤을 시작으로, 샨ㆍ친ㆍ몬ㆍ사가잉주(州) 등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동시에 켜졌다. 불빛 시위 개최 소식을 들은 대만의 민주세력 역시 비슷한 시간 타이페이 광장에서 미얀마를 향해 불빛을 비췄다. “지금은 어둡지만 우리는 곧 평화로 다시 빛날 것이다.” 양곤 탐웨 지역에서 불빛 시위에 참여한 카웅(30ㆍ가명)은 담담히 희망을 말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의 발포와 폭력에도 평화 시위의 끈을 놓치 않고 있다. 12일 미얀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평화 시위 중심에는 양곤과 만달레이가 있다. 2월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대규모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두 지역은 군부가 대놓고 중화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지난달 중순 이후 대규모 거리시위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

 

고심하던 시위대는 최근 대규모 군집을 피하고 개별 가정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저항 방식을 개발했다. 실제로 전날 낮에는 나뭇잎에 각자 원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담아 공유하는 ‘그린데이(green day) 시위’가 전국에서 진행됐다. 봄을 맞아 푸른 싹이 돋아난 것처럼 미얀마에도 평화가 다시 피어나길 바란다는 취지다.

 

남부 농촌 지역 여성들은 봄꽃과 싱싱한 묘목들을 안고 거리를 걸었다. 그린데이 시위 피켓을 앞세운 이들은 침묵 속에서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만 이어갔다. 대학생들은 지금까지 사망한 시위대의 이름을 빼곡히 담은 대형 현수막을 고가도로에 걸었다. 각자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으로 평화로운 방식의 저항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군부는 더 악랄한 방식으로 시민들을 찍어누르고 있다. 9일과 10일 최소 82명의 시민이 학살된 남부 바고 지역은 사흘째 외부 출입이 통제된 준(準)전시 상황에 놓여 있다. 일부 시민은 “군경이 수많은 시체들을 도심 중앙의 사원에 쌓아뒀다”며 “사망자가 현 집계의 배는 될 것”이라고 고발했다. 바고대 학생회는 “군부가 사망자들의 시신을 돌려주는 대가로 85달러씩 요구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미얀마 상황은 13일부터 약 일주일간 이어질 최대 연휴 ‘띤잔’을 기점으로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군부는 고향을 찾은 수많은 시민이 친지들과 함께 시위를 벌일 가능성을 고려, 지역별로 군병력 운용 계획을 다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밤하늘에 불빛, 나뭇잎엔 메시지 미얀마 시민들 평화시위로 저항
11일 미얀마 만달레이의 한 시민이 잎사귀에‘봄 혁명’이라는 단어를 담는 방식으로‘그린데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세계 매력적인 여행지' 서울 10위에…1위는 파리
'세계 매력적인 여행지' 서울 10위에…1위는 파리

유로모니터 분석…런던은 18위로 추락서울 경복궁이 시민과 외국인들로 붐비고 있다. 2025.10.9 cityboy@yna.co.kr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리나라 서울이 세계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 D-3] 한국 축구 대표팀 LA 경기 성사?… ‘관심 증폭’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 D-3] 한국 축구 대표팀 LA 경기 성사?… ‘관심 증폭’

미국과 같은 조 땐 LA 매치 가능성↑“소파이 스테디엄서 직접 응원 기대”5일 오전 9시 추첨행사 ‘폭스’ 생중계 2026 월드컵 조 추첨이 이번주 5일 열린다. 사진은 지난 20

은값 사상 최고… 올해 94% 폭등
은값 사상 최고… 올해 94% 폭등

금 대체 투자로 급부상‘앞으로 더 뛴다’전망 은이 금보다 더 오르고 있다. 지난달 28일 현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은 선물은 6.67% 급등한 온스당 56.446달러를 기

‘연 9000만원’ 연금 받으려고…3년 전 죽은 어머니로 분장한 50대 아들
‘연 9000만원’ 연금 받으려고…3년 전 죽은 어머니로 분장한 50대 아들

이탈리아에서 돌아가신 어머니의 시신을 집 안에 숨긴 채 어머니로 위장해 연금을 타내려던 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27일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꼬리에레 델라 세라’ 등 외신에 따

전기차 톱 8에 중국기업 5곳… “한국차 상품성 높여야”
전기차 톱 8에 중국기업 5곳… “한국차 상품성 높여야”

1·2위 BYD와 지리 차지중하위권에도 중국 기업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8위에서 중국 완성차 기업이 5개나 자리 잡았다. 특히 비야디(BYD)와 지리(Geely)가 1

영국 학교, 케데헌 ‘금지령’… “기독교와 맞지 않아”

영국의 한 학교가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케데헌)’의 노래를 금지했다. 학교 측은 케데헌의 수록곡들이 “기독교 정신

“갤럭시 워치 덕분에 살았다” 화제
“갤럭시 워치 덕분에 살았다” 화제

브라질 남성 운동중 흉통  브라질에서 삼성전자 스마트 기기의 도움을 받아 신체 이상을 확인하고 응급 수술을 받은 남성 사례가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5일(현지시간) 삼성전자 중남

[화제] “세계 최초로 이걸 만든다고?”… 350m 상공에 ‘고공 축구장’
[화제] “세계 최초로 이걸 만든다고?”… 350m 상공에 ‘고공 축구장’

‘사우디 월드컵 경기장’초고층 빌딩위 건설 추진 네옴시티 고공 월드컵 스테디엄 이미지. <홈페이지 캡처>  사우디아라비아가 오는 2034년 FIFA 월드컵 때 사용할 세

“첫눈에 반해 85년 함께한 사랑”

세계 ‘최장 결혼 부부’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결혼 생활을 이어온 부부 중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 최근 기네스 월드 레코드는 “브라질에 사는 마누엘 안젤림이 지난 20일 향

[이런 일도] 무일푼 인생 산 60세 트럭기사… 병원 실수로 뒤바뀐 ‘금수저 아기’였다

60세 트럭기사가 무일푼 인생을 살아온 가운데, 1953년 도쿄 산이쿠가이 병원에서 생후 직후 다른 아기와 실수로 뒤바뀐 사실이 60년 후에 밝혀졌다. 2009년 DNA 검사와 2013년 일본 법원 판결로 3,800만엔 배상금을 확보했다.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