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7년 ‘인생은 아름다워’ 데자뷔… “수상한다면 기념비적인 기록”
9일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을 앞두고 이탈리아 유력 언론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 가능성을 점쳐 관심을 끈다.
진보 성향의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8일 관련 기사를 통해 샘 멘데스 감독이 제작한 '1917'을 가장 유력한 작품상 후보로 꼽으면서 동시에 기생충을 강력한 경쟁작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레이스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를 빗대어 마지막 순간까지 두 작품이 숨 막히는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7일 개표가 완료된 아이오와 코커스에선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0.1% 포인트 차로 누르고 의외의 첫 승리를 따냈다.
신문은 1917과 기생충 외에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마지막 승자가 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쳤다.
신문은 특히 기생충이 작품상 후보 중 유일한 비영어권 작품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1997년 제71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소환하기도 했다.
당시 이탈리아 출신인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La vita e bella)가 비영어권 작품으론 유일하게 작품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대신 외국어영화상과 남우주연상, 음악상 등을 거머쥐며 3관왕을 차지했다.
기생충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외에 감독·각본·편집·미술·국제영화상 등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다.
신문은 "전통적으로 작품상과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동시 지명될 경우 작품상 수상 가능성이 다소 낮아진다"고 분석하면서도 "전통이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라며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는다면 비영어권 영화로는 역사상 첫 수상이라는, 정말로 기념비적인 기록을 남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