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엘리트 학원
경동나비

복통을 견디며 우유를 마신 고인류

글로벌 | | 2024-11-27 08:55:33

우유를 마신 고인류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인종과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 동물은 모유를 떼고 난 뒤부터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Lactase) 분비가 점차 줄어든다. 그래서 유당불내증, 즉 우유를 다량 마시면 분해되지 않은 유당이 대장에서 박테리아를 만나 발효하면서 구역감과 복통, 잦은 방귀, 설사 등 증상을 겪게 된다.

 

고고학계는 화석연구 등을 통해 청동기시대 이후에야 서유럽 일부 유목민족에게 일종의 돌연변이로 성인이 된 뒤에도 락타아제를 지속적으로 분비하는 ‘유당 분해효소 지속증’이 나타났으며 그 경우에도 일반적이진 않아 유럽 청동기인 가운데 저 인자를 획득한 것은 5~10%에 불과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영국 요크대 고고학 연구팀은 약 6000년~4400년 전 유럽 신석기 초중기 고인류 화석 7구의 치아에서 베타-락토글로불린(BLG)이라 불리는 우유 단백질 성분을 검출했다고, 2019년 9월9일 ‘고고학-인류학 저널’ 논문을 통해 밝혔다. 즉 고인류는 유당을 분해할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불편을 감수하며 우유를 섭취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신석기 인류가 우유를 소량만 섭취했거나 치즈나 요거트 등 발효식품 형태로 가공해 섭취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화석인류와 함께 발굴된 유물에서 우유를 가열-가공한 흔적도 함께 발견됐다.

 

고인류가 유당불내증을 견디며 우유를 먹은 까닭에는 여러 설이 있다. 영양을 섭취하기 위해서라는 게 일반적인 설명이지만, 사실 인류는 7200년 전 구석기시대부터 치즈를 만드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증상을 덜 느끼며 영양을 섭취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우유에 포함된 면역인자를 섭취하기 위해서라는 설,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서라는 설도 있다. 영국 브리스틀대가 이끈 국제공동연구팀은 2022년 연구에서 약 6500만 년 전 출현한 극소수 유당내성 유전자는 약 3000년 전 닥친 극심한 기근과 전염병 등을 거치며 저 인자를 지닌 이들의 생존율이 높아져 유전자도 크게 확산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최윤필 기자>

 

전 세계 대륙 지역별 유당불내증 유병률 현황.<위키피디아>
전 세계 대륙 지역별 유당불내증 유병률 현황.<위키피디아>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끊긴 다리로 안내한 구글지도…인도서 차량 추락 3명 사망
끊긴 다리로 안내한 구글지도…인도서 차량 추락 3명 사망

'공사 중' 안내판·차단기도 없어…공사업체·구글 관계자 체포인도에서 구글 지도가 안내해 주는 길을 따라가던 차량이 공사 중인 다리로 진입해 15m 아래로 추락, 3명이 사망하는 일

이-헤즈볼라, 60일간 휴전 전격합의… 발발 13개월만
이-헤즈볼라, 60일간 휴전 전격합의… 발발 13개월만

27일 발효… 양측 병력 철수·레바논군 투입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간 일시 휴전안이 26일 전격 타결됐다. 이로써 오는 27일 오전 4시부터 60일간 양측

국제이주기구 첫 한국인 총회 의장
국제이주기구 첫 한국인 총회 의장

윤성덕 제네바대사 선출 국제이주기구(IOM) 총회 의장직에 오른 윤성덕 주제네바 한국대사가 26일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윤성덕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대사가 올해부터 내

복통을 견디며 우유를 마신 고인류
복통을 견디며 우유를 마신 고인류

인종과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 동물은 모유를 떼고 난 뒤부터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Lactase) 분비가 점차 줄어든다. 그래서 유당불내증, 즉 우유를 다

“올 거면 돈 내”… 관광객에 ‘방문세’ 도입
“올 거면 돈 내”… 관광객에 ‘방문세’ 도입

스코틀랜드·웨일스 중심 ‘오버 투어리즘’에 몸살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의 모습. 내년 7월부터 관광을 오는 모든 숙박객에게 5%의 관광세를 물릴 계획이다. [로이터] 유럽의 여

트럼프 관세에 일본 자동차 업계 ‘긴장’

‘영업이익 최고 35% 감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공언한 대로 중국 이외 국가에서 수입하는 물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일본 자동차 업계의 이익이 크게 줄어들 수

‘단돈 1유로에 집 구할 수 있다’ 이탈리아 섬마을, 미국인들 유혹
‘단돈 1유로에 집 구할 수 있다’ 이탈리아 섬마을, 미국인들 유혹

“트럼프 피해 탈출하라”3만8천여 건 문의 쇄도 인구 감소로 고민하는 이탈리아의 한 시골 마을이 올해 대통령 선거 결과에 실망한 미국 유권자들을 향해 ‘이민 세일즈’에 나섰다. 도

"바이든, 우크라에 대인지뢰 공급승인"…'한반도밖 사용 금지' 뒤집기
"바이든, 우크라에 대인지뢰 공급승인"…'한반도밖 사용 금지' 뒤집기

WP, 美 당국자 인용 보도…"트럼프 2기 직전에 우크라 지원 긴급 조치"美, 민간인 위험 작은 '비지속성 지뢰' 주장…인권단체 "충격적" 비난 쇄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교황, 이스라엘 가자전쟁 ‘제노사이드’인지 조사해야
교황, 이스라엘 가자전쟁 ‘제노사이드’인지 조사해야

교황 출간 예정 새책 발췌   프란치스코 교황이 곧 출간될 새 책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가자전쟁이‘집단학살’인지 조사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프

러 “3차대전 일어날 수 있다” 경고

우크라이나전 새 국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 내부를 타격하는 것을 허용했다는 보도로 북한군 파병에 이어 사태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