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 2.1% 성장했다고 연방 상무부가 30일 밝혔다.
전분기인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동일한 수준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치에도 부합하는 수치다.
이날 발표된 성장률은 속보치로 향후 집계되는 잠정치와 확정치에서 수정될 수 있다.
분기별로는 1분기 3.1%에서 2분기 2.0%로 급격히 둔화했다가 3~4분기 2.1%로 제자리걸음을 이어간 흐름이다.
미국이 2%대 성장률을 가까스로 지켜낸 것은 ‘관세 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4분기 수출은 1.4% 늘었고, 수입은 8.7% 급감했다. 대중국 관세를 잇달아 부과하면서 무역지표가 개선된 결과다.
순수출의 GDP 기여도는 1.48%포인트로 집계됐다. 순수출의 기여도는 지난 2009년 2분기 이후로 최고 수치다.
반면 투자와 소비 지표는 부진했다. 투자 활동을 보여주는 기업 투자는 4분기에 1.5% 줄면서 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 지출은 4분기 1.8% 증가했다. 2분기 4.6%, 3분기 3.2% 증가세에서 크게 둔화한 수치다.
4분기에 2%대 성장률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성장의 질은 그다지 좋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의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3%로 집계됐다. 지난 2016년 1.6% 이후로 가장 낮은 수치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로는 최저 성장률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말 대대적인 감세를 단행했고, 이듬해인 2018년에는 2.9%로 3%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