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여름날. 차타후치 강 상류의 댐 아래쪽에 있는 낚시터는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이다. 댐에서 방류 되는 거센 물줄기가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눈부시게 부서지는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P씨는 낚싯대를 드리우고 강물이 흘러내리는 유속의 웅장한 울림을 희망의 전주곡으로 듣고 있다.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삶의 모순들이 얼마나 많은가.
P씨는 흘러가는 강물위에 잊고 싶은 고통스런 감정을 띄워 보내고 있다.
‘시간은 강물. 인생은 어부. 인간이 시간의 강물 위에서 낚는 것은 한줌의 허황한 꿈뿐이라고’ 어느 시인은 노래했지만, P씨는 시간의 강물 위에서 인생의 흐름을 관망하며 희망을 낚고 있다.
P씨는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결코 영원한 것이 아니라 생각하며 흘러가는 물결위에 소망의 숨결을 수놓고 있다.
P씨는 삶의 한 복판에서 오는 긴장감과는 다른 정신(영혼)을 풍요롭게 할 자신의 단호한 의지력을 낚시를 통해 키우고 있다.
그는 자신의 때를 기다리면서 미래에 새롭게 다가 올 환희에 전율하고 있음이 아닌가.
맑은 강물 위에 “슈베르트”의 피아노 5중주 제 4악장 “송어” 변주곡이 허밍으로 흐르고 있다. P씨는 깊은 물 한 가운데로 낚시 줄을 던진다.
낚싯대를 드리운 P씨는 신선하고 부드러운 자극이 황홀하게 전해 오는 것을 감지할 수가 있다. 그것은 자연과의 교감에서 오는 경이요 선율 같은 환희이다.
일순간, 송어가 낚시 미끼를 덥석 무는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P씨는 수면위로 뛰어 오른 송어의 힘찬 생명력을 낚싯대를 통해 느낀다.
신선하고 짜릿한 쾌감으로 희열에 빠져드는 순간이다.
P씨는 애써 낚아 올린 송어를 강물 속으로 놓아 주며 자신을 정화하는 시간이 될 세월을 낚고 있다. P씨는 희망으로 다가오는 열린 미래를 꿈꾸며 내면에서 용솟음치는 열정의 함성을 강물위에 띄워 보내고 있다.
검푸른 물결을 응시하는 P씨의 눈빛은 결연한 의지로 빛나고 밝은 햇살 쏟아지는 차타후치 강가에는 바람 소리와 어우러진 자연의 교향악이 강물의 파고를 높이고 있다.
가곡의 왕. “슈베르트”의 음악은 아름다운 선율이 로맨틱 하고 서정적인 곡들이다.
그의 실내악 피아노 5중주. 제4악장 “송어” 변주곡 테마의 아름다운 멜로디는 누구에게나 쉽게 어필하는 친밀한 곡이다.
1819년 여름. “슈베르트”(22세)는 친구인 성악가 “미첼 휘글”과 함께 북 오스트리아의 풍광 수려한 알프스 지방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곳 대 자연 속에서 알프스의 절경과 그림 같은 호반의 풍취를 스케치한 곡이 피아노 5중주이다. “슈베르트”의 ‘현악기를 위한 피아노 5중주’ ‘송어’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현악기의 싱싱한 생명력이 넘치는 곡이다.
맑은 물속에서 뛰노는 ‘송어’의 이미지를 생동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전원의 시정이 넘치는 생기발랄한 이곡은 귀에 익은 가곡 ‘송어’의 멜로디를 먼저 현으로 연주하고 뒤이어 계속 악기를 바꿔가며 피아노 비올라 첼로 콘드라 베이스가 주제를 부각 시키는 변주로 이어간다.
낭만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송어’의 멜로디는 아름답고 흥겨운 노랫가락이 누구나 따라 부르기가 쉬운 곡이다. “슈베르트” 그에게도 청춘의 화창한 봄이 있었다.
많은 친구들이 주위에 있었고 샘솟는 열정적인 작곡 활동으로 그는 매우 행복 했었다.
기쁨과 희망찬 미래에 대한 가능성이 마냥 꿈결처럼 감미로운 날들이었다.
우리가 사랑하고 즐겨 부르는 주옥 같이 아름다운 가곡들은 이 무렵에 작곡된 것이다.
‘슈베르트‘의 피아노 5중주곡 명반은 1976년에 독일 그라모폰 음반 제작사에서 녹음한 피아노의 에밀 길레스와 아마데우스 현악 4중주단의 명연주가 있다.
물 흐르는 듯이 피아노의 맑고 투명한 음색과 유려하기 그지없는 현악 사중주단의 연주가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