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행복한 아침] 손을 손 되게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11-10 08:00:48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정자(시인·수필가)  

 

따스한 가을 햇살을 받으면서 시니어 몇 분과 공원 파빌리온에서 커피 타임을 갖게 되었다. 가끔씩 아침 산책 끝에 헤어지기가 아쉬워 벤치에 앉게 되면서 점심까지 해결하고 헤어지기가 일수였다. 오늘도 할아버지 끼리, 할머니들 끼리 옹기종기 모여 앉게 되었다. 문득 한 분이 ‘신체부위 중 하나를 고른다면 어디를 가장 높이 평가하겠느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손을 택할 것 같아 테이블 위에 손을 올려 놓다 보니 너도나도 손을 올려다 놓으신다. 기도의 손으로 살아지고 싶다는 마음을 헤아리기라도 한 것 마냥 눈부신 가을 햇살이 할머니들의 주름진 손들 위에 환한 빛으로 눈부신 조명이 되어준다. 

햇살아래 내 놓은 내 손을 가만히 들여다 본다. 선뜻 내놓을 수 없는 손으로 울퉁불퉁 돋아난 핏줄이며 변형된 모양새에 손가락 마디까지 굵어져버려 반지조차 끼워지지 않는 초라한 손이다. 손가락은 야무지지 못한 주인을 만나 생채기 투성이에 데인 자국에 칼날이 스쳐간 곳들이 가히 가관이다. 손등에 멍든 자국이 생겼는데 어디서 무엇에 부딪힌 것인지 모를 때가 다반사다. 잠자리에 들 때에야 그제야 아리고 욱신거린다. 남사스런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 인체 가운데 가장 크게 뇌의 지배를 받는 감각기관이 손이다. 사람을 만나게 되면 손을 마주 잡고 맞잡은 손의 감촉으로 마음을 전달하기도 하고 상대를 간파하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손은 가장 요긴한 심부름꾼이다. 충직한 심복이다. 주어진 소임을 궂은 일이라 밀어내지 않으며 생색내기 좋은 일만 하려고 들지도 않는다. 손의 주인이 손을 혹사해야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람을 만나도 묵묵히 사명으로 받아들인다. 인술을 베푸는 손이 있는가 하면 겸허와 지혜를 손을 통해 널리 펴나가는 아름다운 손들도 지척에 가는 곳마다 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세상을 파괴하고 사회를 붕괴시키는 불합리한 양심의 지배를 받는 손도 있기 마련이다. 화려하고 보들보들하고 손 끝에 물을 묻히지 않는 손보다 사회와 가정과 공동체를 위한 소중한 손이 되어 집안 대소사는 물론 일상 모든 것을 관리하는 손으로 그렇게 남은 날을 살아지고 싶다.

인류의 선조들은 먹이를 사냥하고 사냥해온 것을 먹거리로 만들었고 몸을 가릴 옷을 만들고 집을 짓고, 가재도구를 만들어 집을 매만지는 과정에서도 여러 의미를 지닌 감정 표현들을 장식으로 발전시키는 등의 모든 일들을 손으로 감당해 왔다. 누군가의 손을 보게 되면 생의 궤적을 추적하게 되고 살아온 내력이 보이기도 한다. 손은 예술을 일구는 원천이다. 문학이 그러 하고, 조각도 그림도, 악기를 다루는 일들도 단순한 기술을 뛰어 넘는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일을 하고있다. 일상을 지휘하고 일구고 다스리고 마무리 지경까지 예술혼의 문맹을 가려내고 북돋아 주고 양성해내는 진면목을 지니고 있다. 

살아있는 자의 두 손 안에는 광대무변한 우주가 담겨있고 영원까지 수용되어 있다. 인체 어디에 비해 결코 두드러짐이 없는 손인데 시공을 뛰어넘기도 하고 창작의 영안을 열어 주기도 하면서 생동하고 있다. 날마다 사랑과 정성으로 식탁을 준비하고 좋은 영향을 끼치는 손으로, 가정과 가족에게 필요한 손으로 살아가자고 다짐하게 된다.

삶이 만만치 않음은 물론이려니와 옳지 않음이 활보하는 세상 소용돌이에 맞닥뜨릴 즈음이면 나도 모르게 쌓여있는 죄업을 발견하게 되고, 나 때문에 생긴 예수님 손의 못 자국이 클로즈업 되면서 회개의 눈물을 흘린 일이 얼마나 많았던지. 부디 남은 날 동안에도 기도하는 손이 되어 손을 손 되게 하는 보람의 손으로 살아지고 싶다. 볼품없지만 부끄러운 손이 아닌 수고와 사랑의 손으로 살게 해주신 창조주께 깊은 감사를 올려드리게 된다.

참으로 아름다운 손은 성녀 테레사 수녀의 손이다. 한센 병 환자 환부를 어루만져주며 저들의 고통에 동참하시려 평화의 마을을 개설하고 ‘사랑의 선물’ 이란 장기 요양소도 만들었다. 마지막까지 나병과 결핵, 에이즈 환자를 위한 요양원과 거처, 무료 급식소, 상담소, 고아원 학교 등 610개의 선교 단체를 설립한 거룩한 손이었다. 아름다운 손으로 끝없이 봉사해온 성별된 손이었다.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기쁨을 간직했기 때문이리라.

고뇌의 기적을 촛불로 밝혀 내신 손으로 손을 가장 손 되게 살아오신 분이시다. 하릴없이 핸드폰이 쥐어져 있는 손 보다 성경이 놓여있는 손으로 쉼 없이 성경 필사를 하는 손으로 쓰임 받으며 손을 손 되게 해주시기를 낮은 마음으로 조아려 간구 드리게 된다. 손은 마음의 비롯이요 소중한 감정이 담겨져 있어 생을 이어가게 해주는 힘으로 존재한다.

 

 

댓글 0개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투표 안내문이 왔다고 투표 자격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케빈 김 법무사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조지아에서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선거철이면 우편함에는 각종 안내문이 쌓이고, 휴대전화에는 참여를 권하는 문자가 이어진다. 그러

[행복한 아침] 노을 곁에서

김 정자(시인 수필가)    시월로 접어들자 일조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산뜻한 가을 기온이 옷깃을 여미게 하더니 노을을 만나는 시간도 앞당겨졌다. 얼마만인가 땅거미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사랑의 마음과 따뜻한 배려가 싹틀 무렵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사랑의 마음과 따뜻한 배려가 싹틀 무렵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자유와 평등과 행복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 나라에서도 스스로 고립과 소외를 선택한 노숙자의 삶의 현실에서 많은 것을 생각한다. 사회 복지정책에 의

[신앙칼럼] 하나님 나라의 서막: 〈형상〉과 〈영광〉 (Kingdom Prologue: Image and Glory)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신명기Deuteronomy 6:4-5 1. 태고(太古)와 현하(現下), 그리고 영원불변의 현상인류의 역사는 시공간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29)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29)

연방 보조금(SSI) 수급 자격을 지키는 변동 사항 신고와 오지급 방지 가이드· 부제: 소득·자산·주거 변경의 '익월 10일' 신고 원칙과 과다지급 환수·페널티 예방법·공식 발표일

[추억의 아름다운 시] 행복

유치환 시인 사랑하는 것은사랑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나니라오늘도 나는에메랄드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제각기

[삶과 생각]  처참하고 비참한 천재와 인재
[삶과 생각] 처참하고 비참한 천재와 인재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성경의 기록과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천재(天災)와 인재(人災)는 정도의 차이만 다를 뿐 계속되어 왔고 현재도 이어지며 미래에도 계속될

[삶이 머무는 뜰] 당신은 끝내 행복한 나그네

조연혜 수필가 어떤 활기찬 것들은 치열함 속에서 비로소 생기를 얻는다. 관광객과 시민 모두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 ‘시애틀의 영혼’이라 불리는 파이크플레이스마켓. 미국에서 가장 오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으로 하수 역류까지 보상될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으로 하수 역류까지 보상될까?

최선호 보험전문인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우리는 이 단순한 원리를 이용해 집 안의 수도와 배수시설을 설계한다. 싱크대에서 사용한 물도, 샤워실의 물도, 세탁기의 물

[애틀랜타 칼럼] 건전한 불만은 세상을 이끄는 힘

이용희 목사 우리는 어떤 직업에 종사하든 그 일에서 만족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자연스럽게 일에 적응하고 자신의 인생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만족이란 자신이 원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