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김 법무사
우편함에 법원에서 보낸 배심원 소환장이 도착하면 당황하는 한인들이 적지 않다. “영어가 서툰데 꼭 가야 하나”, “가게를 비울 수 없는데 어떻게 하나”, “영주권자인 나에게 왜 왔을까” 하는 질문이 뒤따른다. 조지아주 배심원 의무는 단순한 참여 요청이 아니다. 그러나 소환장을 받았다고 누구나 재판에 참여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자격과 사정을 법원에 정확히 알리는 일이다.
배심원은 재판에서 제시된 증거를 살피고, 판사가 설명한 법에 따라 사실관계를 판단하는 시민이다. 조지아주에서는 기본적으로 만 18세 이상의 미국 시민권자로서 해당 카운티에 거주하고, 사건을 이해하고 토론할 수 있는 영어 능력 등이 요구된다. 소환은 후보자를 부르는 단계이며, 실제 배심원 선정은 법원에서 별도로 이루어진다.
한인들이 특히 혼동하는 부분은 영주권자의 의무다. 영주권자는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므로 배심원 자격이 없다. 그렇다고 소환장을 버려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담당 부서에 비시민권자임을 알리고 법원이 요구하는 증빙을 제출해야 한다. 풀턴카운티는 영주권 카드나 외국 국적을 확인할 수 있는 여권 등을 안내한다. 서류를 받았다는 사실과 배심원 자격이 있다는 사실은 구별해야 한다.
영어가 부족한 경우에도 스스로 불출석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귀넷카운티는 영어가 유창하지 않은 사람에게 관련 선서진술서를 통한 면제 요청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 일상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증언과 법률 설명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그 사정을 사실대로 밝혀야 한다. 다만 면제를 받기 위해 언어 능력을 과장하거나 허위로 답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나이와 건강, 돌봄 사정에 따른 예외도 있다. 70세 이상은 면제를 요청할 수 있고, 영구적인 신체·정신 장애가 있는 사람도 의사의 증빙 등을 통해 면제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일정 요건을 갖춘 학생이나 대체 돌봄 수단이 없는 주된 보호자에게도 면제 또는 연기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 해당 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 자동 처리되는 것은 아니므로 신청과 확인이 필요하다.
사업 일정이나 여행 등으로 날짜를 맞추기 어렵다면 조기에 연기를 요청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귀넷카운티는 원래 출석일에서 90일 이내로 한 차례 연기를 요청할 수 있도록 안내하며, 요청은 출석일 최소 7일 전에 해야 한다. 승인 여부는 법원이 결정한다. 이 기준을 다른 카운티나 연방법원에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자신에게 소환장을 보낸 법원의 안내가 우선이다.
직장인 역시 소환장을 받으면 고용주에게 미리 알려야 한다. 조지아주에서는 고용주가 배심원 의무를 위한 시간을 허용해야 한다. 다만 법원에 출석하는 날과 실제 재판에 참여하는 기간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일정을 단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귀넷처럼 지정된 웹사이트나 전화로 실제 출석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는 곳도 있어 소환장의 지시를 끝까지 읽어야 한다.
또 하나 경계할 것은 배심원 불출석을 빌미로 한 사기다. “오늘 돈을 보내지 않으면 체포한다”며 송금을 요구하는 전화나 이메일은 의심해야 한다. 조지아 북부 연방법원도 이런 사기를 경고하고 있다. 발신 번호와 실제 공무원의 이름까지 도용할 수 있으므로, 상대가 알려준 연락처 대신 법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접 찾은 번호로 확인해야 한다.
정당한 소환에 응답하지 않으면 벌금 등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두려워할 필요보다 정확히 대응할 필요가 크다. 소환장을 읽고, 자격을 확인하고, 어려운 사정은 기한 안에 알리고, 처리 결과를 확인하면 된다. 배심원석은 누군가의 권리와 자유를 시민이 함께 지키는 자리다. 그 책임은 법원에서 온 봉투를 무시하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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