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 보험전문인
집은 사람이 살아야 비로소 제 역할을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여러 이유로 집을 오랫동안 비워 두는 일이 생긴다. 새집을 먼저 구입한 뒤 기존 집이 팔리지 않는 경우도 있고, 장기간 해외여행이나 한국 방문으로 몇 달씩 집을 비우기도 한다. 최근에는 투자 목적으로 집을 구입한 뒤 공실 상태로 두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걱정하는 것은 도난이나 화재다. 그러나 보험 전문가들이 더 먼저 떠올리는 것은 따로 있다. "이 집의 주택보험은 계속 유효할까?" 하는 문제다.
'신주택' 씨는 얼마 전 마음에 드는 새집을 발견해 기존 집이 팔리기 전에 먼저 이사했다. 이전 집은 곧 팔릴 것으로 생각해 매물로 내놓았지만, 예상과 달리 두 달이 지나도록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집이 비어 있는 동안에도 잔디를 깎고 우편물을 정리하는 등 나름대로 관리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경찰로부터 연락이 왔다. 빈집에 도둑이 들어 전선과 배관 일부를 뜯어가고 냉난방 설비까지 훼손했다는 것이다. 피해 금액도 상당했다.
신주택 씨는 당연히 주택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보험회사에 클레임을 접수했다. 그런데 보험회사에서는 먼저 집이 언제부터 비어 있었는지를 물었다. 두 달 정도 비어 있었다고 답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치 못한 답변을 받았다. 공실 상태와 관련된 약관 때문에 보상이 제한되거나 거절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보험회사가 빈집을 민감하게 보는 이유는 위험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은 작은 누수도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아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철에는 수도관이 얼어 터질 수도 있고, 전기 이상이나 화재도 초기에 발견하기 어렵다. 또한 빈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절도와 기물 파손의 표적이 되기 쉽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보험회사는 일정 기간 이상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집에 대해 일반 주택보험과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 보험회사마다 규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30일 또는 60일 이상 장기간 비어 있는 경우에는 일부 보장이 제한되거나 별도의 심사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절도, 기물 파손, 동파와 같은 손해는 일반 거주 주택보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집을 오래 비울 예정이라면 먼저 보험회사나 보험 에이전트에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필요한 경우에는 빈집(Vacant Home)이나 공실 주택을 위한 별도의 보험이나 특약(Endorsement)을 추가해야 할 수도 있다. 보험료는 일반 주택보다 다소 비싸지만, 사고가 발생한 뒤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보다는 훨씬 안전한 선택이다.
장기간 해외에 나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한국을 두세 달 방문하거나 장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단순히 문만 잠그고 떠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족이나 이웃에게 정기적으로 집을 확인해 달라고 부탁하거나, 전문 하우스시터(House Sitter) 또는 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편물이 계속 쌓이지 않도록 하고, 조명을 타이머로 켜 두거나 보안카메라를 설치하는 것도 빈집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요즘에는 스마트홈 기술을 활용해 휴대전화로 실시간 영상을 확인하거나 누수 감지기와 온도 센서를 설치해 이상이 생기면 즉시 알림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장치들은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보험회사에 집을 적절히 관리하고 있었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도 유리할 수 있다.
한편 새집으로 이사한 뒤 기존 집을 매물로 내놓은 경우에는 보험 자체를 다시 점검하는 것이 좋다. 거주용 주택보험이 계속 적합한지, 공실 상태에 맞는 보장이 필요한지 보험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많은 사람들은 보험료를 절약하려고 별다른 조치 없이 그대로 두는 경우가 있지만, 공실 기간이 길어질수록 예상하지 못한 위험도 함께 커진다. 빈집은 단순히 사람이 없는 집이 아니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위험이 크게 증가한 주택으로 평가될 수 있다.
몇 달 동안 집을 비울 계획이 있다면 출국 준비만큼이나 보험도 함께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험회사에 미리 알리고 필요한 보장을 준비하며, 정기적으로 집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까지 마련해 둔다면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훨씬 안심할 수 있다. 집을 비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보험까지 비워 두어서는 안 된다. 사소한 확인 한 번이 수만 달러의 손실을 막아 주는 가장 현명한 대비가 될 수 있다.
(최선호 보험 제공 770-23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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