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 보험전문인
미국에서는 집값과 생활비가 오르면서 집의 일부를 임대하는 가정이 크게 늘고 있다. 자녀가 독립한 후 남는 방을 세놓기도 하고, 지하(Basement)를 개조해 임대하기도 하며, 최근에는 ADU(Accessory Dwelling Unit)나 별채를 만들어 임대하는 사례도 흔하다. 매달 안정적인 임대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많은 집주인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바로 주택보험이다.
집을 세놓는 순간 보험의 성격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인집' 씨는 자녀들이 모두 독립한 뒤 방이 남게 되자 집 일부를 임대하기로 했다. 지하층을 손질해 독립된 출입문과 간단한 주방을 만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입자가 들어왔다. 매달 들어오는 임대료 덕분에 재산세와 관리비 부담도 한결 줄어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1년쯤 지난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세입자가 키우던 대형견이 산책 중 이웃 주민을 물어 크게 다치게 한 것이다. 며칠 뒤 피해자 측 변호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사고와 관련해 집주인의 주택보험 정보를 알려 달라는 요청이었다.
'개를 키운 사람은 세입자인데 왜 내 보험을 요구하는 걸까?' 주인집 씨는 몹시 당황했다. 이처럼 집을 일부 임대하면 집주인이 예상하지 못했던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세입자가 일으킨 사고라도 피해자가 집주인의 관리 책임을 주장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위험한 개를 알고도 방치했다거나, 안전시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거나, 건물 관리 소홀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면 집주인도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보험이다. 많은 사람들은 일반 주택보험(Homeowners Insurance)만 있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보험회사는 집의 사용 형태를 매우 중요하게 본다. 본인이 거주하면서 방 하나를 임대하는 것과, 집 대부분을 임대하는 경우는 위험도가 다르게 평가된다. 따라서 일부 보험회사는 임대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 사고 발생 시 보상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집 일부를 임대하기 시작했다면 보험회사나 보험 에이전트에게 반드시 알리는 것이 좋다. 필요하면 적절한 보장 항목을 추가하거나 보험 종류 자체를 변경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세입자의 Renters Insurance이다. 렌터스 보험은 세입자의 개인 물건을 보호하는 것뿐 아니라 개인 책임보험(Personal Liability)도 포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입자가 실수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사고를 냈을 때 우선적으로 세입자의 보험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세입자가 보험이 전혀 없다면 피해자는 보상받을 수 있는 대상을 더 넓게 찾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집주인도 소송 대상에 포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집을 임대할 때는 세입자에게 렌터스 보험 가입을 요구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많은 임대계약서가 일정 금액 이상의 책임보험을 포함한 렌터스 보험 가입을 의무사항으로 명시하고 있다. 가입 사실을 증명하는 보험증서(Certificate of Insurance)를 받아 두고 매년 갱신 여부도 확인하면 더욱 안전하다.
반대로 집주인도 자신의 책임보험 한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요즘처럼 소송 규모가 커지는 시대에는 기본 책임보험만으로 부족할 수도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사람이라면 우산보험(Umbrella Insurance)을 함께 검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하나 자주 발생하는 사례가 있다. 세입자의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해 건물과 다른 세입자의 재산까지 피해를 입는 경우이다. 이때 건물 자체는 집주인의 보험이 적용될 수 있지만, 세입자의 개인 물건은 원칙적으로 집주인의 보험 대상이 아니다. 렌터스 보험이 있어야 세입자의 가재도구와 의류, 전자제품 등을 보상받을 수 있다. 반대로 집주인의 관리 소홀 때문에 세입자가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되면 집주인이 법적 책임을 질 수도 있다.
결국 집을 일부 임대하는 것은 단순히 방을 빌려주는 일이 아니라 동시에 새로운 책임을 맡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매달 임대료를 받는 기쁨도 중요하지만,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는 준비도 그만큼 중요하다. 집 일부를 세놓을 계획이라면 먼저 보험회사에 임대 사실을 알리고 현재 보험이 적절한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세입자에게는 렌터스 보험 가입을 요구해 관련 서류를 받아 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험은 사고가 난 뒤에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집을 임대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미리 대비해 두어야 불필요한 분쟁과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작은 준비 하나가 훗날 큰 재산을 지켜주는 가장 든든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최선호 보험 제공 770-23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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