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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미국 중앙 은행과 금리 변동의 역사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9-25 12:5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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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미국은 유럽과는 달리 상당 기간 중앙 은행을 두지 않았다. 특권층이 이를 장악해 금권 정치를 펴면 민주주의의 기초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8세기 말과 19세기 초 제1차와 제2차 연방 은행이 생겨났지만 이런 불신과 반감 때문에 곧 사라졌다.

그러나 중앙 은행이 없어서 생기는 부작용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예금주들이 한꺼번에 몰려가 돈을 찾는 소위 ‘뱅크 런’(bank run) 현상이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간 기업이 부도가 날 위험에 처하면 불안해진 예금주들이 돈을 모두 찾으려 하고 그러면 이 돈을 이미 빌려준 은행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이런 금융 위기는 1873년부터 10년마다 주기적으로 일어났는데 이 중 1907년의 패닉은 정도가 극심했다. 그 때는 JP 모건 등 개인 구제 금융을 통해 겨우 위기를 넘겼지만 더 이상 사태를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마련됐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1913년의 연방 준비 은행(FRB) 체제다.

연방 정부는 이 은행을 창설하면서 세가지 임무를 맡겼다. 물가 안정과 고용 증진, 그리고 장기 금리의 안정이 그것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물가와 고용인데 문제는 이 둘이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실업률이 낮아져 사람 구하기가 힘들어지면 인건비와 함께 물가는 오르기 쉽고 실업률이 올라 인건비가 싸지면 불황이 오기 쉽다. 그래서 FRB의 역할은 “파티가 너무 뜨거워지기 전에 펀치볼을 치우는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런데 이게 사실은 말 같이 쉽지 않다. FRB는 1999년 6월부터 2000년 5월까지 단기 금리를 6차례 올렸다. 1995년부터 하이텍 붐이 불며 2000년까지 나스닥은 4배가 올랐는데 더 이상 버블이 부푸는 것을 방치했다가는 미국 경제가 위험하다고 보고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그 결과 2000년 거품이 터졌고 나스닥은 80% 추락하며 버블 이전 상태로 돌아갔다.

그러나 버블이 붕괴하면서 불황이 찾아왔고 이번에는 이것이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FRB는 2001년 11차례, 2002년과 2003년 각 한 차례 등 13차례나 금리를 내려 1% 대로 끌어내렸다. 이로 인해 침체는 벗어났으나 이번에는 저금리에 힘입어 부동산 버블이 피어올랐다.

서류를 허위로 조작해 융자를 받아내는 ‘거짓말 론’이 판을 치면서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거품을 잡기 위해 2004년부터 2006년까지 FRB는 다시 금리를 17 차례 올렸다. 그러나 이로 인해 부동산 버블이 터지면서 전세계가 금융 위기에 빠진 것은 익히 아는 바다.

그러자 FRB는 다시 금리를 2007년부터 2008년까지 10차례나 낮춰야 했다. 사실상 0%인 연방 금리는 장장 2015년까지 계속됐는데 이는 2008년 금융 위기의 여파가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준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점진적으로 인상돼 안정을 찾는 것 같던 금리는 2020년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다시 0%로 떨어진다. 그러나 이처럼 낮은 금리는 70년대 말 이후 최악인 인플레를 불러 오고 FRB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다시 12차례 금리를 인상하고 만다.

그 FRB가 지난 주 4년만에 처음으로 단기 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했다. 물가가 목표치인 2%에 근접했고 크레딧카드 연체율이 급증하고 실업률이 상승세를 타는 등 경기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단 시장은 예상 밖으로 큰 폭의 인하를 환영하며 상승하는 분위기다. 금리 인하는 기업 금융, 크레딧 카드나 자동차 론 이자율 등에 영향을 미쳐 융자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에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금리 인하가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2000년 하이텍 버블이나 2008년 부동산 버블 붕괴로 인한 금융 위기 때 본 것처럼 금리 인상은 거품이 한없이 부푸는 것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이로 인해 불황이 올 가능성을 동반한다. 실제로 금리를 올린 후 침체를 막기 위해 급속히 내렸지만 결국 불경기를 피할 수 없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의 금리 인상도 연 9% 대에 달하던 인플레를 잡기 위해 어쩔 수 없었지만 이것이 경기 침체를 가져올 가능성은 여전하다. 물가는 잡으면서 침체는 막는 소위 ‘소프트 랜딩’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FRB가 큰 폭으로 금리를 내린 것 자체가 침체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다 경기 침체의 유력한 바로미터인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를 추월하는 장단기 역전 현상도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과연 FRB가 모두가 원하는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 지 두고 볼 일이다.

<민경훈 LA미주본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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