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쉰 상태가 2주 이상 지속되면 성대에 무엇이 생겼는지 의심해야 한다. 성대에 결절이나 용종(폴립)이 생기는 음성 질환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가수·교사 등 목을 많이 쓰는 직업군에서 흔히 나타나는 음성 질환은 대부분 음성의 오남용으로 발생한다. 성대결절·성대폴립 등 질환마다 치료법이 다르기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목 굳은살' 성대결절, 며칠 간 목 쉬어야
■고음을 계속 내려고 힘 주면 성대결절 위험
성대결절은 목에 생긴 ‘굳은살’이다. 지속적으로 고음을 내기 위해 목에 과다한 힘을 주면 성대에 굳은살이 생긴다. 성대의 굳은살을 없애기 위해서는 며칠 간 음성을 쉬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대결절이 진행돼 쉰 목소리가 점점 심해지게 된다.
성대결절은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많은 게 특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대결절(질병코드 J382, 성대의 소결절) 성별별 환자는 최근 5년간(2018~2022년) 동안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80% 이상 더 많았다.
성대폴립은 잘못된 발성으로 생긴 ‘용종(혹)’이다. 과격한 발성으로 성대의 작은 혈관이나 조직이 손상돼 물혹이 생기고 성대결절과 같이 쉰 목소리가 나오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대폴립(질병코드 J381, 성대 및 후두 폴립)은 남녀 환자별 차이가 별로 없고, 전체 환자도 성대결절 환자보다 적다.
김수일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성대폴립은 목을 자주 사용하지 않더라도 소리를 크게 지르거나 지속적인 기침 후에 성대가 자극을 받아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반면 성대결절은 지속적으로 목을 사용하면 발생하기 쉬운 질환이고 여러 직업이 목소리 사용 빈도가 높기에 환자가 더 많다”고 했다.
■쉰 목소리 2주 이상 지속하면 음성 질환 의심
쉰 목소리는 갑자기 목소리를 많이 쓰거나, 감기에 걸려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1주일 정도면 호전된다. 하지만 2주가 지나도 쉰 목소리가 호전되지 않으면 음성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성대결절은 쉰 목소리 외에도 지연 발성, 고음에서 분열되거나 부드럽지 못한 소리가 나오거나 중복음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성대폴립은 쉰 목소리와 후두 이물감으로 인한 잦은 기침, 용종이 커지면 호흡이 어려운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입이나 코를 통해 내시경 진단
성대는 눈으로 관찰하기 어려운 부위다. 음성 질환을 자세히 진단할 때는 입 또는 코를 통해 후두 내시경을 이용한다. 성대결절을 더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 성대의 연속적인 움직임을 볼 수 있는 스트로보스코프(Stroboscope) 같은 장치를 사용해 성대 점막 운동을 자세히 관찰한다. 보통 성대결절은 양쪽 성대에 발생하고, 성대폴립은 한쪽 성대에 발생할 때가 많다.
성대결절이나 성대폴립은 잘못된 발성법 때문일 때가 많아 치료에서 발성 교정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먼저 언어치료사와 상담해 발성 습관을 교정하는 등 음성 치료를 시행한다. 김수일 교수는 “어린이는 성대가 계속 성장하고 있으므로 성대 점막에 수술을 시행하여 손상을 가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하며, 음성 치료와 음성 휴식을 통해 대부분 호전된다”며 “음성 치료로 호전될 수 없는 병변에 한해서만 후두 미세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고 했다.
후두 미세 수술은 전신마취 후 입 속으로 후두경을 넣어 성대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한 후 현미경으로 병변을 확대해 보면서 병변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수술 시간은 원인 질환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30분도 걸리지 않는다.
수술이 짧은 시간 안에 가능하기에 아침에 입원해 수술을 받고 다음날 오후에 퇴원을 할 수 있다. 수술 후에는 가능하면 1주 정도 음성 사용을 자제하고 술·담배·커피를 삼가고 수술 부위가 깨끗이 치유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후에도 1~2주간은 발성에 주의해야 한다.
■자주 목 쉰다면 헛기침 등 잘못된 발성 습관 점검
음성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은 성대 점막이 지속적으로 큰 자극을 받는지에 있다. 가장 흔한 이유는 음성 오남용이다. 따라서 성대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습관은 되도록 삼가는 게 좋다.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하다가 목소리가 쉬는 느낌이 들면 바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김수일 교수는 “자주 목이 쉰다면 발성 습관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며 “헛기침 하는 습관, 큰소리나 비명을 지르는 것, 극단적인 고음이나 저음을 내는 등의 습관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